[월드컵 기획] "이번에는 카타르 월드컵이다"

[일요서울 | 박재성 기자] 유통가의 영원한 라이벌 롯데(회장 신동빈)와 신세계(부회장 정용진)가 또다시 맞붙는다. 두 회사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마케팅 혈투'를 벌일 전망이다.

앞서도 양 사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맞붙었지만, 승기는 신세계가 잡았다. 자존심에 상처가 난 신동빈 회장의 반격과 두 번째 수성을 노리는 정용진 부회장의 아성에 대해 짚어본다. 

카타르 월드컵은 한국시각으로 지난 21일 새벽 1시에 개막했다. 한국은 월드컵 H조에 속해 우루과이·가나·포르투갈과 경기에 나선다. 한국과 맞붙는 나라들이 축구 강국으로 불리는 만큼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들의 실력 발휘와 우리 국민의 응원은 필수적이다.

국민의 응원을 격려하기 위해 기업들 또한 노력 중이다. 유통업계 영원한 라이벌인 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은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마케팅 대전을 펼칠 전망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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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롯데마트는 대한민국의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응원하며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있는 24일부터 먹거리 행사를 진행 중이다. 카타르와 한국과의 시차 때문에 경기가 오후 10시와 자정에 예정돼 있는 만큼 야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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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롯데마트는 우리 대표팀의 16강을 진출을 기원하며, 숫자 '16'을 콘셉트로 '7분 두 마리 치킨(16조각)'과 '16 새우초밥(16입)'을 출시하고, 사전 물량이 소진되면 판매를 종료한다. 우루과이와 시합이 있던 24일에는 ‘갱엿 순살 닭강정(대)’, 28일은 ‘한통 가득 탕수육’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다. 현장에서 만난 롯데마트 관계자는 “월드컵을 기념해 나온 상품인 만큼 준비된 물량이 빨리 소진됐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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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24는 카타르 월드컵 ‘집관족’을 겨냥해 맥주 120종을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고 25종의 와인과 맥주를 첫 경기날인 24일부터 이달 30일까지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주류와 함께 먹을 수 있는 핫바, 냉동만두 등에 대해 1+1, 2+1행사도 진행한다.

카타르 월드컵을 기념한 신세계백화점의 미디어 파사드와 롯데백화점의 화려한 외관 장식에도 이목이 쏠린다. 카타르 월드컵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대목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외관 장식은 더욱 높은 광고 효과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제공 = 롯데백화점 본점]
[제공 =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은 매년 본관을 중심으로 점포 외관과 주변을 크리스마스 테마로 장식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본점을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올해는 본점 외벽에 100m 이상의 파사드를 새로 구축하고, 파사드 전체를 크리스마스트리와 조명으로 멋을 냈다. 본점 앞에 있는 구둣방 등 소상공인 부스에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 롯데백화점 인근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물들였다.

롯데백화점 홍보팀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멀리서 지켜보는 것보다 실제로 ‘걸으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이번 롯데백화점 본점의 장식은 디지털적인 요소를 통해 느끼는 즐거움도 있지만, 옛날부터 꿈꿔오던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설치된 미디어 파사드는 입소문과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SNS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굳이 쇼핑하지 않더라도 연인과 함께 가족과 함께 방문해 좋은 시간을 보내는 명소가 됐다.

올해 신세계 백화점은 지난 19일 'Magical Winter Fantasy'라는 주제로 본점 미디어 파사드를 비롯한 전 점포의 외관을 공개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보다 210만 개 늘어간 350만 개 의 LED 칩을 사용했다. 작은 스크린을 여러 개를 사용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에는 하나의 스크린을 크게 펼치고 크기 또한 1.5배 늘려 몰입감을 더했다.

또한 신세계 본점 미디어 파사드가 연말에 방문하기 좋은 명소로 떠오른 만큼, 안전사고 예방에도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 본점 본관 주변과 맞은편 건물 등에 340m 규모의 펜스를 설치하고, 50여 명의 안전·교통요원을 배치해 안전사고 예방과 원활한 차량 흐름에 적극 힘쓴다.

- 자존심 내건 오너 대결

이번 양사의 대결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오너간 자존심 때문이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롯데 자이언츠 구단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하지만 결과는 2022 한국시리즈 신세계의 우승. 신세계는 우승컵을 안았고 정용진 부회장은 그 감동의 순간을 함께했다. 

이에 이번 월드컵 마케팅 대전을 통해 이를 갈고 있다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 이번 대결이 누구의 승리로 그 막을 내릴지 예측하기 힘들다. 하지만 영원히 끝나지 않을 유통업계의 두 라이벌의 대결은 엎치락뒤치락하며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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