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판결과 관계없이 업무상 배임ㆍ부패범죄 검찰 수사는 진행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이하 스카이 72)' 운영권과 입찰 특혜 의혹을 둘러싼 분쟁이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일 대법원이 인천공항 토지를 무단 점유하고 영업하는 스카이72에 골프장을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에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스카이72 전경 [제공 : 김선교 의원실]

이에 따라 후속사업자로 선정된 KMH신라레저컨소시엄에 골프장시설을 인계해야 하지만 스카이72는 영업권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다고 해 반발이 예상된다. 아울러 KMH신라레저컨소시엄의 선정 과정에 전 정권 인사 개입 의혹이 불거지는 만큼 검찰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친노·친문 당대 권력 실세들 등장 의혹, 개연성 주목
- 영업권은 여전히 스카이72가 보유...대립 불가피할 듯


대법원 특별2부(주심 대법관 조재연)는 지난 1일 스카이72가 상고한 ‘부동산 인도’ 소송에서 스카이72는 인국공에 토지와 건물을 인도하고 시기부소유권등기절차를 이행하라고 선고했다. 스카이72가 토지사용기간 연장을 위한 협의의무확인이나 지상물매수청구권, 유익비 상환청구권은 모두 기각했다. 

인국공이 스카이72를 상대로 청구한 부지반환과 부동산 소유권 소송은 2021년 7월 1심, 지난 4월 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모두 승소한 것이다.

인국공은 이날 대법원 판결에 따라 법원에서 집행이 중지된 가집행에 대해 곧바로 속행을 신청, 후속사업자로 선정된 KMH신라레저컨소시엄에 골프장시설을 인계시킬 예정이다.

- 대법, 시기부소유권등기절차 이행 선고

하지만 스카이72 측은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나 바다를 메워 1조 원대 시장 가치를 지닌 최고의 골프장을 만들어 낸 스카이72의 성과에 대해 인정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입장이다.

이어 "이번 판결은 대검 재기수사 명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인국공이 선정한 후속 사업자의 영업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판결과 관계없이 검찰의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대검찰청 공공수사부는 사업자 입찰 과정에 대해 인천지검에 재기 수사 명령을 내린 상태다. 스카이72는 "대검의 재기수사 명령으로 '인국공의 업무상 배임', '입찰비리' 등의 수사가 인천지검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입찰비리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이상직 녹취록이 밝혀지면서 그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인천지검의 수사에 의해 범죄 혐의가 밝혀지면 후속 사업자 선정은 원천 무효가 되며 모든 입찰행위는 원점에서 재검토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스카이72측이 밝힌 범죄 혐의는 무엇일까. 정치권은 검찰이 전 정권 관련 인사들을 향한 수사에 나설 수 있다고 관측한다. 

친노·친문 인사 연루설에 이어 '이상직 전 의원'과 구본환 전 공사 사장 등을 둘러싼 '전북 출신·전주고' 인맥 로비 의혹 등이 여당을 중심으로 지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지난 10월 17일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인국공에 대한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골프장을 새로 낙찰받은) KMH(현 KX레저)가 100억 원을 벌면 116억 원을 임차료로 내게 되고, 이익이 없으면 임차료가 0원이 되는 이상한 영업 요율로 낙찰됐다"며 "배경에 문재인 정부의 핵심 실세가 개입한 의혹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골프장 입찰을 인국공이 KMH에 무리하게 몰아준 배경에는 핵심 권력을 등에 업은 정권 실세가 있다는 의혹이 새롭게 확인됐다"며 "사실이라면 '인국공 게이트'로 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 매년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의혹 제기

이날 국토위 소속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도 "정부가 바뀌면서 스카이72 분쟁 관련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2020년 국감에서도 관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월간조선에 따르면 당시 정 의원은 "공사(公社)가 선정한 KMH에는 양재원 씨가 계열사 사장인데 이 분은 1996년에서 1999년까지 이종찬 대선 기획단장, 이강래 간사와 함께 일했다. 이후 이강래 정무수석 보좌관이었다"고 했다.

이어 "KMH그룹 회장인 최상주 씨는 이종찬 국정원장 보좌관이었고, KMH의 계열사 사장인 이강봉 씨는 이강래 씨 친동생이며 노무현 정부에서 왕 수석 문재인 민정수석과 어깨를 같이했던 왕 특보 이강철 전 시민사회수석이 KMH 계열사 사외이사다. 여기까지만 봐도 합리적 의심이 충분하다"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양재원 씨는 이상직 씨, 구본환 씨와 모두 전주고 동문이다. 또한, 양재원씨는 이상직씨와는 함께 전주 완산구 갑·을에서 국회의원 선거 출마 예상자로 자주 거론됐다. 또한 손명수 차관은 전북 익산국토관리청장을 했고, 전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 앞에 언급한 사람들 다 알고 있다”라고 했다.

이 신문은 “낙찰받은 업체는 과거 정부에서 실세에 있던 분들 최측근, 보좌관, 친인척이 가득하다”며 “현 정부의 고위층에도 학연과 정치적 경험을 나눈 사람들이 퍼져 있어 로비 의혹, 합리적 의심이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당시 국감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근거 없는 의혹"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도 지난 10월 SKY72 골프장 입찰비리 의혹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고, 국토교통부 차원의 조사를 실시해 분쟁을 신속히 매듭지을 것을 촉구했다.

[뉴시스]
[뉴시스]

노동조합은 성명에서 “2001년 인천공항 골프장 건설을 위한 사업자 선정 당시 제기된 특혜 의혹으로 본부장은 구속되고, 처장은 해임됐으며, 다수 조합원이 검찰 조사를 받는 등 혹독한 고초를 겪은 바 있다”며 “구본환 전 사장이 추진한 골프장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에 대한 대검찰청의 입찰비리 재기수사 명령, 고등검찰청의 업무방해 재기수사 명령, 감사원의 재감사가 이어지면서 20년 전 악몽을 다시금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토교통부는 책임을 가지고 구본환 전 사장이 추진했던 골프장 입찰비리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수년 동안 이어진 혼란을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카이72는 2002년부터 공항공사와 제5활주로 예정 용지에 대한 민간투자개발사업 시행 협약을 맺고 골프장과 클럽하우스를 건립한 뒤 2005년부터 운영했다. 당시 계약 만료기간은 인천공항이 제5활주로 건설을 시작하기로 한 2020년 12월 31일까지였다. 계약기간은 종료됐지만, 공사가 제5활주로 착공을 연기하고 골프장 영업권을 입찰에 부치면서 영업 계속 여부를 두고 인국공과 스카이72의 갈등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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