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극단적인 좌우 양극 대결 속에 갇혀 있다. 국민들은 좌우 대결과 갈등으로 반대편을 증오하며 인간의 기본 윤리마저 상실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의석 300석 중 169의 절대 과반수를 믿고 타협과 협치를 거부하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 법치보다는 힘의 논리에 의존한다. 약육강식의 동물 정글을 연상케 하며 그걸 개탄하는 국민들은 정치적 허무주의에 빠져든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느끼는 정치적 갈등 수준은 주요국들 중 1위로 드러났다. 극단적인 좌우 대결과 갈등에 기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

대한성공회 김규돈 신부는 동남아시아로 떠난 윤석열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기를 바란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썼다. 또 천주교 대전교구 박주환 신부는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부부가 비행기에서 추락하는 합성 그림과 함께 ‘비나이다 비나이다’ 등의 문구를 올렸다. 김 신부는 성직을 박탈당했고 박 신부는 성무 집행 정지 처분을 받았다. 성직자는 누구보다 도 인간의 생명을 존중해야 할 신앙 사제이다. 그런데도 그들이 대통령 참변을 염원했다는 것은 성직자임은 물론 인간이기를 스스로 포기했음을 반영한다. 두 신부들은 한국의 극단적인 좌우 대결 구조에서 좌편에 서면서 우편 대통령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했다. 좌우 대결로 인해 인간으로서 기본 윤리와 이성마저 상실한 탓이다.  

민주당의 장경태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의 캄보디아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의 심장병 어린이 방문 사진이 공개되자, “빈곤 포르노 촬영”이라고 했다. 가난에 찌든 14세 심장질환 소년의 집을 찾아가 그 소년을 무릎 위에 앉혀놓고 위로하는 김 여사의 사진을 보고 토해낸 음담패설이었다. 장경태의 포르노 망발에 대한 항의는 빗발칠 수밖에 없었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윤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장관 및 변호사 등과 서울 청담동 술집에서 새벽까지 술 마시며 가무를 즐기지 않았느냐고 국회에서 질의했다. 이 사실을 폭로한 사람은 후에 “다 거짓말”이었다고 실토했다. 김의겸이 인용한 가짜 술자리 얘기는 인터넷 언론 ‘더 탐사’에 의해 보도되었다. ‘더 탐사’는 채용 공고를 내면서 ‘윤·한이 때려 죽어도 싫은 분’을 뽑겠다고 할 정도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을 혐오한다. 저와 같이 민주당 사람들이 생사람 집듯이 막간 것은 극단적 여야 좌우 양극 대결이 몰고 온 인격 파탄에 연유했다. 

양극 대치 양상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여러 의혹들에 대한 민주당의 엄호에서도 드러난다. 이 대표가 성남 시장 때 일어난 대장동 의혹들은 개인 문제이다. 민주당과는 무관한 것들이고 이 대표를 비호할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민주당 정무조종실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수사 칼끝이 이재명 쪽으로 향하자, “야당 말살”이라고 벌떼처럼 들고일어나 항의했다. 민주당의 이재명 감싸기는 정치권의 양극 대결 속에선 비리 의혹을 받는 자라도 당의 비호 하에 정치기반을 유지할 수 있음을 반영한다. 극단적 대결 속에선 범법 의혹자도 “야당 말살”의 희생양으로 포장된다. 좌우 대결이 빚어낸 준법정신과 법치 파괴 현상이다.

정치권의 양극 대치 속에선 집권당 법안들은 통과되지 못하고 봉쇄되고 만다. 상대편을 파멸의 대상으로 적대시하는 대결 구조에선 정치적 타협이란 기대할 수 없다. 국가보다 정파가 앞선다. 국민의힘이 정기국회에서 처리코자 했던 10대 법안들은 민주당의 방해로 하나도 상임위원회 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또한 윤석열 행정부가 제출한 법안 77건들도 모두 막혀버렸다. 의회정치의 기본인 타협과 협치가 민주당의 국회 169석과 좌우 극단 대결 속에 압사당하고 말았다. 국가적 재앙이다. 하루속히 이 재앙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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