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 녹색물질은 독소와 무관한 “녹조류”

김정섭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이 대구 가정집 수돗물필터 조사 결과를 지난 5일 발표했다.
김정섭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이 대구 가정집 수돗물필터 조사 결과를 지난 5일 발표했다.

[일요서울 l 대구 김을규 기자]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본부장 김정섭)와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김동진)은 대구MBC와 공동으로 실시한 대구 가정집 수돗물필터 조사 결과를 지난 5일 발표했다.

이번 공동조사는 대구시와 대구MBC가 수돗물필터의 남세균 검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10월 26일 수돗물필터에서 녹색물질이 발견된 대구시 달성군 현풍읍 소재 아파트 가정집에서 필터와 수돗물을 공동으로 수집하여 대구시, 국립환경과학원, 경북대학교에서 정밀 분석을 수행했다.

분석방법은 수돗물필터에서 발견된 녹색물질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현미경 분석법과 유전자 분석법을 활용하였고, 수돗물에서 조류독소가 검출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LC-MS/MS법과 ELISA법을 활용해 분석했다.

공동조사 결과, 현미경을 활용한 형태학적 분석과 유전자 분석인 염기서열 분석 결과가 코코믹사로 일치했고, 수돗물에서 조류독소가 검출되지 않았던 점으로 볼 때 수돗물필터의 녹색물질은 남세균이 아닌 인체에 무해한 녹조류인 코코믹사로 판명됐다.

세부적인 조사결과의 주요 내용은 현미경을 이용한 형태학적 분석은 대구시와 국립환경과학원에서 국립환경과학원 고시인 수질오염공정시험기준에 따라 실시했다.

녹색물질 분석 결과, 전체적인 모양이 타원형 또는 구형으로 길이는 4~8㎛ 내외, 폭은 2~4 ㎛ 내외로 측정됐고, 세포 내부에 엽록체가 관찰되는 등 형태학적으로 녹조류인 코코믹사와 매우 유사했다.

한편, 수돗물필터와 수돗물 시료에 대한 현미경 분석에서 마이크로시스티스, 아나베나 등 유해남세균은 발견되지 않았다.

유전자 분석의 경우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녹색물질의 염기서열 분석과 필터의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실시했고, 경북대학교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석만 실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18S rRNA 염기서열 분석 결과, 코코믹사 속인 Coccomyxa simplex 외 2종 이상과 99.66% 일치했다.

마이크로바이옴 분석법을 이용해 미생물 군집(진핵생물, 세균)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녹조류 DNA가 68.4%~99.4%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남세균 DNA는 소량 검출(0.1~5.3%) 되었으나, 분석법의 한계로 마이크로바이옴 분석결과만으로는 검출된 DNA의 활성도를 확인할 수 없었다.

또한, 수돗물필터를 수거한 가정집의 아파트 저수조와 수돗물필터 부착 전·후의 수돗물 등 시료 3개를 채취해 국립환경과학원과 대구시에서 조류독소 분석을 실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LC-MS/MS법과 ELISA법을 활용해 남세균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 6종과 총 마이크로시스틴을 분석한 결과 모두 검출되지 않았고, 대구시가 LC-MS/MS법을 활용하여 마이크로시스틴 6종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조류독소는 검출되지 않았다.

한편, 수돗물필터에서 녹조류인 코코믹사가 발생한 이유로는 가정 내 수돗물 필터에서 조류 생장 요건이 갖춰지면서 자체 발생·생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녹조류 씨앗(포자)은 모든 환경에서 존재하며 가정에서 햇빛, 온도 등 녹조류 생장에 적합한 요건이 형성될 때 발생할 수 있으며, 녹조류 자체는 무해하지만 미관상 거부감을 줄 수 있으므로 가정에서 수돗물 필터 사용 시 세심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시료를 채취한 가정으로 유입되는 아파트 저수조와 수돗물에서 녹조류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으며, 가정 내에서도 화장실 필터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햇빛이 잘 들어 녹조류 생장요건이 잘 갖춰진 주방 필터에서만 발생했다.

또한, 공동조사에 참여한 경북대학교 연구팀도 12월 1일 대구시, 대구MBC,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가 가진 조사결과 검토회의에 참석해 ‘수돗물필터에서 검출된 녹조류 등 미생물군집은 수돗물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고 가정용 필터 위생관리에서 기인된 문제로 추정된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 김동진 원장은 “마이크로시스틴-LR을 먹는물 감시 항목으로 지정한 이후 2014년부터 대구 등 전국의 정수장 수돗물 마이크로시스틴-LR을 4900여건 조사한 결과 모두 불검출됐고, 현재 규제하지 않는 마이크로시스틴-RR 등 8종의 조류독소도 2017년부터 422건 조사한 결과에서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지자체는 과학적 조사 연구와 정수장 적정 운영·관리를 통해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정섭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수돗물은 증류수가 아니기 때문 에 정화는 하지만 일정 부분에 녹조가 포함돼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인체에 유해한 마이크로시스틴 같은 조류독소 부분은 정수 과정에서 완벽하게 걸러진다"고 말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 안동댐 상류지역 중금속 불검출···수질 안전성 확인

수질연구소, 안동댐 상류지역 서부선착장 등 3곳 원수 38항목 정밀분석 실시

김정섭 대구상수도사업본부장이 안동댐 상류지역 수질을 정밀분석해 지난 5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김정섭 대구상수도사업본부장이 안동댐 상류지역 수질을 정밀분석해 지난 5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는 ‘안동댐 상류지역 수은 메기 검출’ 보도와 관련해 지난 11월 23일 안동댐 상류지역 원수를 채수하고 수질을 정밀분석해 지난 5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지점은 안동댐 상류지역 3곳인 도산서원, 서부선착장, 주진교로, 수질검사 항목은 수도법과 상수원관리규칙에 따라 총 38항목을 분석했으며, 분석방법은 수질오염공정시험기준에 따라 실시했다.

수질검사 결과, 유기물질의 수질지표인 총유기탄소(TOC)*는 도산서원이 2.7 mg/L로 생활환경기준 Ⅰb등급인 ‘좋음’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부선착장과 주진교는 3.7 mg/L와 3.5 mg/L로 생활환경기준 Ⅱ등급으로 지난 8월경에 조사된 안동댐 수질(3.4 mg/L)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매곡원수(Ⅳ등급, 5.2 mg/L)에 비해 매우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메기에서 검출된 수은(Hg)을 포함한 카드뮴(Cd), 비소(As), 납(Pb) 등 중금속류 6항목은 모든 지점에서 검출되지 않았으며 철(Fe)과 망간(Mn)은 미량 검출됐다. 안동댐 상류 도산서원과 서부선착장의 합류지점인 주진교에서 검출된 철과 망간의 농도는 매곡원수의 6%와 14%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다.

다만, 안동댐 퇴적물의 경우 환경부가 2021년에 실시한 중금속 검사 결과 수은(Hg) 0.133 ~ 0.188 mg/kg, 카드뮴(Cd) 5.21 ~ 8.30 mg/kg, 비소(As) 48.0 ~ 78.8 mg/kg, 납(Pb) 62.1 ~ 71.1 mg/kg 등으로 검출된 바 있다.

최근 안동댐 상류에서 메기 등 일부 어류에서 수은(Hg)이 검출됐다고 일부 언론보도 됐다.

이의 원인으로, 우선 메기, 붕어, 잉어, 누치 등의 담수어류는 하천이나 호소의 진흙 바닥을 유영하면서 바닥 흙을 통째로 삼켰다 뱉으면서 물고기를 잡아먹는 포식(捕食) 특성과 관련이 있다고 보여진다.

특히, 메기의 경우 가물치와 함께 담수어류 중 최상위 포식자임으로 타어류보다 상대적으로 중금속을 많이 섭취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메기의 체내 수은이 높게 나타난 것은 위에서 언급한 포식특성과 중금속 함유 퇴적물을 먹은 물고기를 포식함으로써 높게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유기인, 카바릴, 헥사클로로벤젠 등 농약류와 벤젠, 디클로로메탄, 트리클로로에틸렌 등 휘발성유기화합물, 그리고 클로로포름, 포름알데히드, 1,4-다이옥산 등 20항목의 미량오염물질 모두 불검출로 나타나 안동댐 상류지역 원수 수질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지난 8월에 조사한 안동댐 중심부에서도 수은(Hg)을 포함한 카드뮴(Cd), 비소(As) 등 중금속류 6항목은 검출되지 않았으며 안티몬, 벤젠, 디클로로메탄 등 20항목의 미량오염물질 모두 불검출로 확인된 바 있다.

김정섭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수질에는 문제가 없지만 퇴적층의 오염에 대해서 수자원공사에서 용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퇴적층이 수질오염의 선결요건은 아니지만 민감한 부분이라 용역결과에 대해 잘 살펴볼 것"이라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8월 안동댐 중심부 조사에 이어 이번 상류지역 조사에서도 모두 수질 안전성이 확인되었다”며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을 통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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