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규직 철폐 투쟁, 결사 투쟁” 외치며 단식 투쟁

[일요서울 | 박재성 기자] LG헬로비전 비정규 노동자들이 원청에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2020년 LG헬로비전과 희망연대본부 LG헬로비전비정규직 지부는 원청의 ‘직접고용’이라는 사안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당시 지부는 한강 다리에 까지 올라가 자신들의 의지를 보였고, 사측과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는 것으로 문제가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사측이 직접 고용 기한을 미루고 있는 상황. 이에 12일부터 단식투쟁에 들어간다. 

- 지부, "LG헬로비전 약속 지켜라"

본지는 추위로 옷깃을 메워야하는 12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LG헬로비전 본사 앞에 설치된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지부장 유희원)의 농성장을 찾았다. 

이날 모인 비정규 노동자들은 두꺼운 패딩을 입고 마스크를 한 채 본사 앞 마당에서 "비정규직 철폐 투쟁, 결사 투쟁”을 외쳤다. 일부 노동자들은 울분을 참지 못하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들 노동자들이 입은 조끼에는 '직접고용 쟁취!'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이 글로 비정규 노동자의 애타는 속마음을 전했다. 

이날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3차 총파업 결의 대회를 개최하고 대규모 집단단식 투쟁을 예고한 날이다. 

지부는 지난 9월부터 1차 총파업 투쟁결의대회를 시작해 현재까지 LG헬로비전을 상대로 고용구조 개선하기 위한 '직접고용' 쟁취를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다. 10월 27일부터는 본사 앞에서 노숙 농성과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김진억 민주노총서울본부 본부장은 “열악한 노동환경을 벗어나기 위해 투쟁을 전개했고, 한강대교 위에 까지 올라간 투쟁의 결과로 현재의 결과까지 만들어 낼 수 있었다"며 "하지만 2020년 3월 직접고용을 위한 노사협의체를 꾸리고 2년간 논의하며 올해 9월까지 논의를 완료하고 실행하기로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매년 흑자를 내면서도 어렵다고 하면 도대체 회사 언제 좋아진다는 것이냐”고 비판하며 “LG헬로비전은 하청업체 뒤에 숨지 말고, 당신을 위해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과의 약속을 지키라”고 했다. 

- "직접고용 대체 언제"

농성장에서 만난 조합원 A씨는 "오늘까지 3차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했다"며 “2022년까지로 약속한 직접고용을 이뤄내려고 나왔다”고 했다. 이어 “더 이상의 미룰 수 없고, 여기서 우리가 물러서면 직접고용이 계속 밀릴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조합원 B씨는 "오늘의 투쟁은 기한의 확정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 3월에 있었던 노사협의과정에서 올해 3·4분기에 해당 사안을 알려주겠다고 하더니, 다시 1년 뒤에 얘기하자, 내년 6월에 얘기하자”고 한다며 사측을 비판했다. 

B씨는 “직접고용 기한 확정 시기를 논의하고 추후에 노사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하며 사측의 직접고용 기한 확정을 촉구했다.

- 사측 “대화를 이어가겠다”

2020년 3월 LG헬로비전은 희망연대노조와 홈서비스센터 조합원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 합의서를 작성했었다. 합의서에는 협력사 조합원 처우개선, 고용안정 지원, 직접고용을 논의하고 고용구조 개선 협의체를 조성해 운영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지부는 사측이 지난해 11월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고용구조 개선 협의체에서 올해 9월까지 협력업체 운영모델 검토를 완료하고 입장을 제출하기로 약속했지만, 내년 6월까지 논의해 연말에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통보해 다시금 투쟁을 시작했다.

오늘 총파업에서 지부는 20년에 약속한 고용구조 개선을 약속하고도 약속을 미루는 원청에 전원 일시 직고용 전환이라는 목표를 명확히 하며, 더욱 강고한 연대와 투쟁으로 이를 쟁취하겠다고 했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이번 농성과 관련해 “협력사에서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이나 처우개선은 적극 지원하고 지속해서 노조와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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