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수장비 있지만 부족한 실정...배터리 더 연구·개발해야...

[일요서울 | 박재성 기자]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관련 화재도 잇따르고 있지만 안전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전기차 화재는 진압이 어려운 만큼 특수 장비가 필수적이지만 현실은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사용 중인 전기차용 배터리는 100%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배터리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현재 배터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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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다. 파란색 번호판을 단 전기차가 이제는 도로에서 심심치 않게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전기차 등록 대수는 34만 대다. 2016년도 말과 비교하면 34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초기 구매비용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적은 소음, 뛰어난 유지 보수성, 친환경성 등 다양한 방면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다. 또한 현재 전기차 구매 시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원한다.

-  ‘열폭주’현상 화재진압 힘들게 해

그러나 전기차에는 아직 극복하지 못한 약점이 있다. ‘화재’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 건수는 2017년 1건이었지만, 전기차 수가 늘어남에 따라 2021년에는 23건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전기차 사고는 화재와 인명사고까지 번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 5일 경북 영주시에서는 건물을 들이받은 전기차 택시에서 불이나 이 사고로 70대 운전자가 사망했다.

지난 6월에도 부산 강서구 남해고속도로 서부산톨게이트에서 주행하던 전기차가 요금소 인근 충격 흡수대를 정면으로 들이받고 탑승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공=소방청]
[제공=소방청]

전기차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는 ‘배터리’가 꼽힌다.  현재 대부분의 전기차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데 리튬이온 배터리는 화재시 ‘열폭주현상'이 발생해 물을 이용한 화재진압에 어려움이 따른다.

열주현상은 온도 변화가 그 온도 변화를 더욱 가속하는 방향으로 환경을 변화시키는 상태를 말한다. 즉, 어떤 역학적 과정의 원인이 온도 증가인데, 그 과정의 결과 방출된 에너지가 온도를 증가시켜 그 과정이 가속되는 것이다. 리튬이온은 물과 반응을 잘해 물을 뿌리게 되면 불이 더욱 커지므로 리튬 전극들 자체가 다 소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 특수 장비 이용하면 화재 진압에 효과적

이에 소방당국은 2020년 ‘전기차 사고대응 매뉴얼’을 개발했다.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내연차와 다른 전기차 고유의 특징들을 이해하고 문제 발생 시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매뉴얼보급과 훈련으로 소방대원들의 전기차 화재 대응 능력은 최근 화재 진압사례로 봤을 때 높은 수준인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전기차 화재 진화를 위해 질식소화덮개와 이동식 냉각 수조 등 특수 장비가 필수적이고 이를 활용해야 비교적 효율적으로 진압할 수 있다. 질식소화덮개는 화재 차량에 시트를 감싸 산소를 차단하여 화재를 진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화재로부터 발생하는 유독가스가 감소하고, 소방용수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차랑 파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동식 냉각 수조는 화재 차량 주변에 조립식 수조를 만들고 그 안에 물을 채워 차체 바닥의 배터리팩을 식히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졌다. 

다만 장비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 문제라 지적된다. 현재 소방본부가 보유한 질식소화덮개는 총 342점이 있고 이동식 냉각 수조는 전국의 소방본부 18곳 가운데 총 15점(부산 11점, 세종 2점, 경기 2점)을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가 경기 다음으로 많은 서울과 제주에도 이동식 수조는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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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차산업협회 관계자는 본지에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성으로부터 기인하며, 현재로서 화재진압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 질식소화덮개와, 이동식냉각수조가 전부다”라고 답했다.

이어 “현재 사용 중인 배터리는 100% 안정성·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배터리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현재 배터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 문제는 배터리 제조회사에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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