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침울·영양 공급 저하·무절제한 성생활 원인 ‘조루’ 증상

 

# 다음 달 결혼을 앞둔 30대 김 씨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한숨을 쉬며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신체적으로나 외모적으로 너무나도 건장하고 훤칠한 남성 김 씨는 남들에게는 말 못 할 고민이 있다. 바로 남성성을 증명하는 ‘열정의 시간’에 임할 때 사랑하는 마음을 증명해낼 길이 없게 고개를 숙이게 되는 일이다. 그런 일을 겪을 때마다 매일 밤 혼자만의 심연의 눈물을 흘린다. 

최근 김 씨와 같이 이러한 발기부전 증상으로 고민하는 젊은 성 기능장애 남성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증상은 성 트라우마로 이어져 성중독, 이상 성욕 등의 성 심리 장애 현상까지 동반한다. 

발기란 성적 충동을 느끼면 음경 해면체 내의 동맥으로부터 혈액이 충만되고 평활근의 이완과 정맥의 압박으로 혈류가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해면체 내압이 상승되는 현상으로 정상적인 성관계를 하기 위해서 남성의 성기가 준비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발기부전이란 성관계를 가질 수 있을 정도로 남자의 성기가 단단해지지 않거나 단단해졌다 하더라도 유지를 하지 못하는 것을 말하며 여러 원인에 의해서 음경에 혈류의 공급이 안되거나 충분하지 못한 상황을 말한다.

혹은 혈류의 공급이 되더라도 정맥으로 혈류 차단이 되지 않고 유출이 되어서 해면체 내압이 상승되지 않아서 발기가 일어나지 않거나 만족할만한 성관계를 할 만큼의 충분한 발기의 시간이 유지되지 못하는 증상이다. 한의학에서는 음위(陰萎), 음기불용(陰器不用), 종근이종(宗筋弛從), 양사불거(陽事不擧) 등의 증상으로 설명한다. 

발기부전의 원인은 크게 기질적, 기능적(정신적)으로 나눌 수 있다. 기질적으로는 비뇨기계 질환에 근거한 경우와 그 외의 내과적 질환(당뇨병, 고혈압, 동맥 경화, 약물중독, 신경계 질환 등)에 근거한 경우가 있다. 기능적(정신적) 원인으로는 스트레스, 긴장감, 초조, 성 능력에 대한 열등의식, 자신감의 상실 등이 있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 2030 세대의 젊은 발기부전 환자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데는 스트레스로 인한 교감신경의 항진으로 인한 음경의 혈관 수축, 만성피로, 우울과 무기력감 등의 정신적 원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서구화된 식생활과 잦은 음주와 흡연 등의 좋지 않은 생활습관으로 인해 유발되는 성인병 등의 대사질환도 젊은 남성의 발기부전을 유발하는 데 크게 기인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다만 젊은 남성들의 발기부전이 더욱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이유는, 흔히 생각하는 스트레스성, 심인성 증상 정도로 치부되어 시간이 지나면 조만간 정상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해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한 피로나 단순 심인성으로 유발되어 다행스럽게도 금방 회복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질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현상인 경우나 발기부전으로 인한 심리적 상태가 장기화되어 성 스트레스가 커지다 보면 이상 성욕이 생기거나 성중독, 성매매 등의 남성 심리장애 및 남성 성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발기부전 증상을 느껴 이상하다 싶으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하여 예방 진단과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이 발기부전 진단을 받는다면 젊고 건강한 남성이라도 누구나 언제든지 갑자기 발기부전 상황이 될 수 있다. 증상 초기에는 큰 충격과 스트레스 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다 보면 성적 상처로 남아 우울증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한방에서는 발기부전 원인을 크게 양허형과, 양허+심인형으로 구분하여 치료한다. 양기는 인체의 근본적인 생명력이고 양기의 허약은 곧 인체의 허약을 의미하는 것이며 인체의 허약을 기반으로 발기부전이 유발된다. 영양공급이 충분하지 못하거나 피로나 과로에 오래 노출되거나 정신적인 우울이나 긴장을 오래 겪게 되어도 양기의 허약이 유발된다. 고령의 노인, 수술로 몸이 허약 해진 상태, 무절제한 성생활로 양기를 과사용 했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양기의 허약이 유발된다. 양기가 허약해지면 발기력이 떨어지고 발기력을 지속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성적인 욕구도 감소하게 되고 발기가 되어도 조루 증상이 잘 나타나게 될 뿐 아니라 성교 후에도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성행위라는 것은 음양의 교합이자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한 중요한 생명활동이다. 양기가 충만하다는 것은 그만큼 생명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반대로 성행위를 할 수 없게 만드는 발기부전은 그만큼 양기가 허약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일은 그 사람의 생명력을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 일시적으로 발기지속제(염산 발데나필, 구연산 실데나필) 등의 흥분제나 호르몬을 투여하거나, 성기를 수술해서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일은 이러한 관점에서는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없으며 개인의 체질과 특성에 따라 몸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하복부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양기를 보강하고 활성화시키는 처방으로 발기부전을 치료할 수 있다. 단순히 성 신경을 자극하는 약이 아니라, 양기를 채워주고 원기를 보해줌으로써 스스로 정력을 강하게 해주는 처방을 통해서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젊은 남성들의 경우 양기부족과 함께 심인성 발기부전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양기를 보하는 처방과 함께 자율신경을 이완해주는 간, 심장의 화를 내리는 처방을 함께 복용하여야 한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우황청심원은 정신적인 울체, 화병, 짜증, 긴장을 빠르게 해소하는 처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젊은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시호가용골모려탕은 의욕 저하, 불안, 근심 등으로 인한 평소에 쌓인 정신적 기체를 풀어주는 처방이다.

의학적 치료와 못지않게 발기부전 치료를 위한 기본 생활 습관도 개선이 필요하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발기부전의 지름길이다. 특히 담배의 니코틴은 음경의 혈관수축을 통해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좌식생활을 오래하면 하체의 순환이 좋지않아 발기부전이 되기 쉽다. 가벼운 조깅, 수영, 스쿼트 등의 운동을 하여 하체 근육을 키우고 하체의 순환을 활성화 하는 것이 발기부전 방지에 도움이 된다. 또한 보신탕, 장어, 삼계탕 등의 보양음식은 가끔씩 먹는 것은 괜찮지만 과다하게 섭취하는 경우에는 체질에 따라 열성체질의 경우 오히려 비만을 유발하거나 상부로 열이 집중되는 부작용이 유발될 수 있다. 발기부전 개선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부추와 생강, 검은 깨, 마늘, 기타 곡류 등이 있다. 특히 부추는 혈액순환을 돕고 음경의 혈관팽창과 남성호르몬의 분비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한동화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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