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통보한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때를 놓칠세라 제1야당 출신들인 민주당 올드보이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대표를 위한 방패 역할을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다. 특히 이들은 거침없는 언행, 정치 9단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자신만의 정치적 입지를 다져온 인물로, 어떤 식으로든 2024년 총선 등에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에겐 치명적인 한계점이 있다. 바로 올드보이라는 점이다. 특히 역대 총선에서 중진들에 대한 험지 출마론에 대한 요구가 거셌던 만큼 이들의 향후 역할과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악수하는 정동영과 박지원. 뉴시스
악수하는 정동영과 박지원. 뉴시스

- 7년만에 복당하는 박지원 비대위원장.해완진 출마설까지...DY '꿈틀'
- 국회부의장 출신 이석현, 심재철 총선 전 몸풀기...이인제 논산출마?

성남FC 후원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소환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 여러 사법리스크에 휩싸인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 이 대표는 연일 윤석열 대통령을 때리며 민생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리더십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당 지지율에 경고등이 켜진 반면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상승세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인사는 사법리스크는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이슈로, 당장 지지율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근본적 문제로 이 대표가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윤석열 정권이 국민들로부터 불신받고, 민심이 떠나 있는데도 민주당에 지지가 확 쏠리지 않는 것이 걱정스럽다해법, 돌파구, 전략을 찾는 게 당 대표의 임무라고 말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원로급 인사들 복귀 속출

당내에서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는 원로급인 외곽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으로 복귀한 올드보이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은 이 대표의 호위 무사를 자처했다.

박 전 원장은 21일 한 라디오에서 이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서 야당 탄압에 대한 투쟁을 하는데 벽돌 한 장이라도 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대표 최측근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김용·정진상 두 분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만배씨(가 숨겨 뒀다는) 260억원의 돈이 이 대표 집에서 나왔느냐아무 관계 없는데 왜 자꾸 이 대표와 연결시켜 보도가 되나. 이런 것은 당당하게 싸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안팎에서는 박 전 원장이 이재명 호위무사 역할로만 끝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마디로 정치 재개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다. 실제 박 전 원장은 정치는 생물이니까 제가 단정적으로 무슨 얘기를 하지는 못한다면서도 총선 승리와 대선 승리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데 제가 터득한 그런 지혜와 경험을 당을 위해서 한번 보태주겠다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박 전 원장이 총선에 나설 경우 출마 지역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원장은 21대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전남 목포에 출마했다가 민주당 김원이 의원에게 패했다. 그는 국정원장 퇴임 후 꾸준히 방송활동을 하며 기지개를 켜고 있는 중이다. 22년 총선 출마지로는 목포보다는 박 원장의 고향인 진도가 속해있는 해남·완도·진도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구 의원들 간에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정동영. 
천정배 전의원 호남 지역 출마 검토

뉴시스
뉴시스

정 전 장관도 박 전 원장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21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당이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다어떤 역할이든 돌 하나라도 쌓는 심정으로 당을 사수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라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검찰이 근 2년간 조사해도 확정적인 혐의를 밝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검찰 리스크로 봐야 한다며 이 대표를 적극 옹호했다. 이에 앞서 정 전 장관은 통치자가 국가권력을 이용해 야당 대표를 탄압하는 시국이라며 이 대표를 겨냥한 검·경 수사를 질타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민주당 관계자들은 정 전 장관이 정치복귀를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관전평을 내놓고 있다.

실제 민주당 내에서도 정 전 장관이 전북 전주에서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정 전 장관이 부인 민혜경 여사가 지역 유력 인사들에게 전화를 돌리면서 정치 복귀의 뜻을 전하고 있다예전 지역구인 전주병에 공천을 신청할 것이란 소문이 들린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동영계였던 이 대표를 도우면서 202422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당선을 노린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21대 총선에서 민생당 소속으로 전주병에 출마했다가 민주당 김성주 의원에게 패했으나 민주당 내에서는 “2007년 대선 후보였고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만큼 지역에서는 여전히 위협적 존재일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을 복당한 6선의 천정배 전 의원도 광주 지역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양형자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공석이 된 광주 서을 지역위에 지난 6월 위원장 공모를 신청하기도 했다. 그만큼 차기 총선에 도전하겠다는 의미가 강한 것으로 읽힌다. 천 전 의원은 특히 총선에서 민주당이 1당이 된 후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이석현 전 의원은 과거 자신의 지역구인 안양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총선 때마다 올드보이및 중진의원들에 대해 험지 출마론이 힘을 받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벌써부터 당내에서는 올드보이들에 대한 험지 출마론을 거론하는 이들도 적잖다.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전국구고, 오히려 거물이 나가는 험지에 나가서 민주당을 살리는 그런 선택을 해야 한다고 했다.

심재철 등 여권 올드보이 귀환 움직임 포착
 

심재철. 뉴시스
심재철. 뉴시스

야당 못지 않게 여당에서도 올드보이들이 총선에서 맞춰 귀환할 것으로 보인다. 20대 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낸 심재철 전 의원은 안양 동안을 대신 의왕·과천 지역에 당협위원장 신청서를 접수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의왕·과천은 심 전 의원의 지역구인 안양 평촌 신도시와 인접한 지역구로 오랜 기간 야당에서 의원을 배출했다. 보수정당으로서는 험지로 분류되고 있는 지역인 셈이다. 심 전 의원이 지역구를 옮긴 이유로는 신진 인사에게 길을 터 주는 대신 본인은 험지에 출마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외에도 이인제 전 의원의 논산지역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등 총선이 다가올수록 여권에서도 중진들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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