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자의 지인이 전립선 비대증으로 수술을 받았다. 헌데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기술이라 하여 큰 관심이 생겼다.

프로셉트 바이오로보틱스라는 미국의 작은 기업에서 만들어낸 수술 기기로 기존 약물 치료와 수술법의 한계를 모두 극복해내었다고 한다. 미국 기업을 연구하는 업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호기심에 들여다보았더니 상당한 가능성이 엿보이는지라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한다.

전립선은 방광 아래 위치해 있으며 정액을 생산한 뒤 요도를 통해 배출시키는 남성의 생식기관이다. 전립선은 보통 남자 30세를 기준으로 꾸준히 커지는데, 전립선 비대증은 40대 이후 노화가 진행되며 전립선이 평균을 넘어 지나치게 비대해지는 질병이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쓰이는 보편적 수단은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다. 하지만 약물 치료는 방관 근육을 이완시켜 배뇨기능을 호전시키지만 비대해진 전립선 크기를 감소시키지는 못한다. 수술 치료는 크게 전립선 절제술과 비절제술로 나뉜다.

절제술의 수술 결과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신체 조직을 절제하는 방식인 만큼 부작용이 높다. 비절제술은 반대로 부작용 확률은 매우 낮지만 절제술만큼 효과가 없다. 즉, 효율성의 절제술과 안전성의 비절제술 중 하나를 택일해야 하며 둘 다 보장되는 수술은 없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7년 프로셉트 바이오로보틱스의 아쿠아빔 로봇 시스템이 등장했다. 임상시험을 통해 TURP 레이저 수술과 비교 시 전립선 증상의 완화는 비슷한 효율을 보였으며, 발기 부전과 사정 장애 등의 부작용 발병률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재발에 따른 약물 및 수술 치료 발생률도 크게 감소했다. 여러가지 차별화 포인트도 부각된다. 기존 수술에 사용되는 방광내시경에 더해 초음파 유도 영상이 사용되어 더욱 정교한 시술이 가능 해졌다.

AI 기술까지 적용하여 수술 안내 지도를 제공하는 등 첨단 기술도 도입되었다. 마지막으로 기존 절제 수술에서의 부작용의 레이저의 열 발생에서 기인한 주변 조직 손상에서 기인하는데 반해 아쿠아빔은 열이 발생하지 않는 워터젯(수압)을 사출해 전립선을 제거한다. 부작용이 현저히 적은 결정적 원인이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에서도 사업이 걸음마 단계라는 점이다. 2020년 기준 미국에서는 약 4천만 명이 전립선 비대증을 앓고 있으며, 이들 중 30%인 약 1천200만 명이 전립선 비대증을 적극적으로 치료 또는 관리하고 있다. 이들 모두가 아쿠아빔 치료를 받는다 가정하면 침투 가능한 시장은 총 200억 달러(26조원)에 달하며, 2022년 프로셉트 바이오로보틱스의 예상 매출액을 기반으로 계산하면 침투율은 0.5%가 채 되지 않는다.

더하여, 향후 10년간 미국 65세 이상 남자 수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립선 비대증은 꾸준한 증가가 예상되는 질병이다. 프로셉트 바이오로보틱스의 시장은 글로벌 노령화 트렌드와 함께 점진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보험 커버리지 확장이 마지막 단계라는 점도 폭발적 성장이 눈 앞에 다가왔다는 증거다. 보통 미국 혁신 의료기기 기업들은 대부분 국가가 보장하는 공보험 커버리지 개시를 시작으로 사보험 커버리지까지 90% 이상 보장되는 시점부터 본격적인 상업화가 시작된다.

현재 프로셉트 바이오로보틱스의 사보험 확보율은 75%로 2021년의 50% 대비 많이 올라왔으나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미국 1위 보험사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등이 여전히 고객이 아니다. 이들을 확보하고 커버리지 확보율 90%를 넘긴 이후부터 본격적인 외형 성장 구간에 진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우리의 생활 속에 알게 모르게 침투해 있는 해외의 작지만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기업들이 많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이런 기업들을 사업과 투자에 누구보다 빠르게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 소개한 의료기기가 위치한 병원은 물론, 학교, 식당, 공장 등 도처에 숨겨져 있는 기회를 발견하여 여러분의 삶에 윤택함을 더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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