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각각 3.97%, 3.71% 상승…장중 6%, 5%대 급등
4분기 영업익 나란히 시장 기대치 상회 전망…목표가는 하향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이 일제히 상승 출발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나란히 강세를 보이며 상승을 주도했다.

이날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3.97% 오른 15만7000원, 기아는 3.71% 상승한 6만1500원에 거래됐다. 장중에는 각각 6%, 5% 넘게 급등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미국 정부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한국산 전기차도 리스 등 상업용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나란히 탄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IRA의 전기차 새액공제 규정 관련 추가 지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IRA 시행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의 근본적인 해소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정부가 보조금 하위 규정을 바꾸겠다고 밝혔지만 ‘북미 최종 조립’ 규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의 목표주가도 낮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2일 경기 둔화와 금리 상승 등을 감안해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26만 원에서 23만 원으로 낮췄다. 다만 4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한 3조2000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11.1% 웃돌 것으로 추정됐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판매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원재료 비용이 3분기 고점을 찍고 다소 진정됐기 때문”이라며 “4분기에도 호실적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도 정상화되고 있으나 4분기 평균환율은 아직 3분기보다 높다”며 “4분기 기말환율은 1265원으로 기말환율이 하락하면서 판매보증충당금의 환입효과도 약 6280억 원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최근 주가는 부진”

특히 지난해 실적은 사상 최대 실적으로 기록에 남을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3분기 엔진 리콜 비용 1조3600억 원을 조정하면 지난해 현대차 영업이익은 11조 원으로 예상된다”며 “본업에서의 수익성 개선 외에 우호적 환율과 인센티브 축소가 각각 2조5000억 원, 1조4000억 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센티브는 올해 1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감익 요인으로 돌아서고, 환율은 오는 3분기부터 감익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제네시스와 그랜저가 주도하는 믹스 개선과 주요 시장에서 판매 호조가 이어지며 본업에서의 이익 창출 능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아차 역시 영업이익이 2조5000억 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10.3% 상회할 것이라면서도, 목표주가는 기존 11만5000원에서 10만 원으로 하향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판매량 증가와 비용 부담 완화 덕분에 기아의 인센티브는 여전히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기록을 갱신 중인 호실적과 달리 주가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경기 둔화와 경쟁 심화, 수요 강도 약화를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인센티브가 바닥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으나 시장 전체 인센티브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기아의 인센티브도 동반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실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 전망에도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지난달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기아는 인센티브와 환율의 실적 증가 기여도가 점차 줄어들며 하반기에는 실적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관건은 인센티브 상승 속도와 경쟁업체와의 격차"라며 "기아는 인센티브 최소화를 통해 과거 대비 높아진 실적 저점을 증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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