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존심 걸고 한판 승부 예고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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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단계적 일상 회복에 나서면서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타격을 입었던 면세업계의 시선이 인천국제공항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 12월29일 인천국제공항의 면세점 입찰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번 입찰사업은 총 2만4172㎡ 크기, 77개 매장에 해당하는 7개 사업권이 달려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번 면세업체 선정으로  세계 1위 공항면세점의 경쟁력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팬데믹 기간 사업권 유찰을 거듭한 끝에 공항 출국장 면세점은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운영 매장 확대 등으로 간신히 매장 명맥만 유지해온 상태다. 

- 오는 2월 22일까지 입찰제안서 접수…계약기간 10년 복층형 명품 매장도 신설
- 면세점 방문객 2년 만에 1000만 명 회복, 외국인 두 배 이상↑….7월 운영 계획


인천국제공항의 대규모 면세점 사업자 입찰 경쟁이 시작되면서 새해부터 면세업계의 눈치 게임이 시작됐다. 임대료 산정 방식 변화, 사업권 통합, 계약 기간 연장 등 변화가 나타나면서 면세업계의 고심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면세점 빅3인 롯데, 신라, 신세계가 이번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 '10년 면세 사업권' 입찰 재개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제1여객터미널·탑승동·제2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운영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개시했다.

이번 입찰에 나온 구역 중 일반 사업권은 향수·화장품, 주류·담배를 판매하는 DF1·2구역, 패션·부티크를 판매하는 DF3·4구역, 부티크를 판매하는 DF5 구역으로 총 5개다. 중소·중견 사업권은 전 품목을 판매하는 DF7·8구역으로 2개다. 기존에 터미널별로 나뉘어있던 총 15개의 사업권을 통합 조정한 만큼 예년보다 입찰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는 또 사업자 선호도가 떨어지는 탑승동과 제1여객터미널 내 비효율 매장 약 3천300㎡를 축소했다. 반면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제2여객터미널 매장은 운영 면적을 기존 1만 208㎡에서 1만3484㎡로 확대했다.

제2여객터미널 핵심 지역인 동?서측 출국장 전면에는 인천공항 최초로 복층형 면세점이 들어선다. 공사는 3층과 4층을 하나로 연결해 대규모 명품 부티크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큰 관심사였던 임대료 선정방식도 변경됐다. 인천공항공사는 개항 이후 유지해 온 '고정 최소보장액(고정임대료)'방식에서 '여객당 임대료'형태로 산정방식을 변경했다. 또한 코로나19 방역지침 완화로 해외 관광객 유입이 늘면서 면세점을 방문하는 외국인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022년 1~11월 누적 기준 국내 면세점 방문객은 956만 5255명으로 이 중 외국인은 130만 2925명(월 평균 11만8448명)이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이전인 2019년의 월 평균 외국인 방문객 수(166만 8013명)보다도 적다. 하지만 2021년 전체 외국인 방문객 수(66만 5579명)에 비해선 95.8% 늘어난 수치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월별로는 5월까지 월 평균 외국인 방문객 수가 5만 8982명에 그쳤으나 이후 6월부터 11월까지 6개월 동안 평균 방문객 수는 16만 8002명으로 284.8% 급증했다. 특히 같은 해 10월(22만 1678명) 20만 명을 넘어섰고 11월엔 23만 626명까지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 7일 중국의 봉쇄정책 해제로 입·출국이 자유로워지면서 상대적으로 더뎠던 면세점 매출 회복세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이 지난 7일 위드코로나를 선언하면서 면세업계 기대감이 커졌다. 국무원은 이날 상시적 PCR 전수 검사 중단, 다른 지역 여행 시 PCR 음성 증명 의무 폐지, 코로나19 감염자 재택치료 허용 등 3년간 고수해온 제로 코로나의 핵심 시책들을 철회했다.

면세 업계는 앞으로 해외여행 제한이 풀려 중국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가 회복되면 실적이 오를 것으로 봤다.

- 관건은 '유커' ...흥행할까

앞서도 김경욱 인천국제공항 사장은 지난해 12월13일  공항로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면세점 입찰은 애초 예정보다 6개월 지연되고 있지만, 이달 중 입찰공고를 내고 실제 입찰은 2~3월에 마무리할 계획"이라면서 "15개 사업권을 일부 통합하고 임대료와 관련해서는 면세점 업계 상황을 반영해 고정임대료와 순수임대료를 절충하는 형태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에도 그는 "공항면세점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이 코로나 19 방역조치를 전면 해제하면서 공항 운영이 빠른 속도로 정상화되고 있다"며 "신속하게 입찰을 추진해 세계 1위 공항면세점의 경쟁력을 되찾겠다"고 했다.  

한편 면세업체 최종 낙찰자는 오는 2월 22일까지 입찰제안서를 제출받아 제안자 평가 및 관세청 특허심사 등을 거쳐 선정된다. 공사는 특허심사 대상 사업자를 복수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하면 관세청은 공사의 평가 결과를 50% 반영해 선정하는 방식이다. 신규 사업자의 운영 개시는 오는 7월께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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