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해온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Block-)’이 지난해 완성돼 현재 운용시험평가(OT)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블록-은 그간의 10여 차례 운용시험평가 요격시험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특히 레이더 등과 연동해 시험해보니 10이상 떨어진 까치·갈매기 크기의 물체까지 정확히 탐지했으며, 2.5내에서 4~5초가량 조사(照射)하면 무인기 요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으로 전력화가 완료되어 전방이나 주요 시설 등에 다수 배치하면 무인기(전장 1.8m 크기로 추정)는 물론이고 그보다 훨씬 작은 소형 드론도 다 잡아낼 수 있게 될 모양이다. 참으로 반갑고 든든한 소식이다.

우리 정부와 군이 레이저 대공무기 체계개발을 시작한 것은 박근혜정부 때다. 2014년 북한 무인기 잔해를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다. 군은 201512월 레이저 대공무기체계가 필요하다는 신규 소요를 장기 사업으로 결정했다.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201611월까지 선행연구를 해보니 국내개발을 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2017년에 사업형식을 중기사업으로 전환해 사업추진기본전략을 결정했다. 문재인정부도 이를 바탕으로 2019년도 국방예산부터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의 체계개발 예산을 편성해 사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출범한 윤석열정부도 2023년도 예산안에 해당 체계개발 예산을 반영했다.

특히 이번 국산 레이저포의 회당 발사비용은 2000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레이저포는 미사일이나 기관포와 달리 낙탄으로 인한 민간인 등 지상 피해가 발생할 우려도 없다. 최근처럼 북한 무인기가 민간인 거주지역 등에 진입하더라도 적기(適期)에 레이저 빔(Lazor Beam)을 쏠 수 있다. 이스라엘 라파엘사가 개발한 레이저 대공포 아이언 빔(Iron Beam)의 초기 모델(출력 20, 유효사거리 2추정)과 비교할 때 블록-의 레이저빔 출력이 그 이상(30)이고, 사거리도 아이언보다 긴 수준이라고 전해진다. 이어 개발될 블록-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레이저포 아테나(30)’ 보다 우수한 수준을 목표로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한 전략방위구상은, 우주공간에서 레이저나 입자 빔(粒子 beam) 인공위성과 같은 첨단우주장비를 배치해 소련의 미사일을 우주공간에서 격파하는, 소위 스타워즈계획이었다. 미국 록히드마틴에서 최근에 초속 30Km, 출력 300KW에 이르는 사상 최강의 레이저무기가 개발됐다고 한다. 블록-보다 10배나 강력한 출력이다. 제대로만 조준해 발사하면 적이 피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미 록히드마틴은 출력 60kW급과, 개량형 150kW급 레이저무기 헬리오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태양신)’해군 함정탑재용으로 인도한 바 있다. 레이저무기 개발의 가장 유망한 목표는 미사일 근접방어 및 항공기 공격 방어에 있다.

전문가들은 드론을 격추하는 데 50~60, 대전차 미사일을 파괴하는 데 100, 순항미사일을 무력화하는 데 300필요하다고 한다. 결국 미국은 이미 순항미사일을 무력화할 정도의 기술 수준에 도달했지만, 우리는 드론 격추도 버거운 상황인 셈이다.

앞으로의 전장(戰場)은 사람이 아니라, 과학기술이 승패를 결정지을 것이다. 아무리 최첨단전투기, 전폭기, 함정을 가졌더라도 방어 측면에서 레이저무기, 전자교란무기 등에서 압도적 전력을 갖추기만 한다면 국가안보에 훨씬 유리할 것이다. 진정한 국방 4.0의 핵심이 저비용, 고효율의 압도적 방어무기를 갖추는 데 있는 만큼, 국방부, 방위사업청, 방산업체 등이 최대한 빨리 고성능의 레이저무기 방어체계가 갖춰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만 한다.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는 소형 무인기 및 멀티콥터의 정밀타격이 가능한 레이저 대공무기 연구개발 외에도 대공용 고에너지 레이저 빔 제어기술도 개발하고 있고, 미래 도전 기술의 하나로 C-RAM(로켓, 곡사포, 박격포 등의 투사체를 요격하는 장비)용 레이저 쉴드(SHiELD) 구현을 위한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문제는 속도다. 이미 미국 등과 비교하면 현재 우리의 레이저무기 개발 수준은 더디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레이저무기 개발 수준이 미국, 독일, 영국 등의 절반 이하라고 평가한다. 레이저무기 개발 속도와 성능향상을 위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군대는 침착하고 조용한 응전태세로 승리하고, 나라는 온 국민이 일치단결해야 승리할 수 있는 법이다(兵以靜勝, 國以專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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