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개 기관에서 26건의 비리 적발...징계‧주의 처분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여전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허탈감을 안기고 있다. 공공기관의 개혁을 요구했던 국회의원들조차도 이번 채용비리 결과에 화를 냈다는 후문이다. 뿌리 뽑히지 못하는 비리에 대해 지적을 하는 의원도 상당수다. 

- 위촉연구원 채용‧가선점 불법 부여, 규정 미비 등 수법도 다양
- 허은아 의원,“채용 제도 국민께 가장 든든한 사다리로 만들 것”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 60개 소에 대한 2022년 채용실태 전수조사에서 20개 기관의 채용비리가 적발됐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5차 채용실태 전수조사 점검결과’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정감사 이후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한국연구재단 등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채용 비리 관련 전수 조사를 진행해 20개 기관에서 26건의 채용 비리를 적발했다. 총 26건 중 징계는 2건, 주의 5건, 경고 2건, 개선 17건이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2022년 공무정규직 미화직 채용 시 휴대전화가 연락되지 않는 사유로 재공고를 추진하는 등 예비합격자 선발제도를 임의로 변경해 징계처분을 받았다. 

또 2020~2021년  채용 시 선발예정인원이 1명임에도 서류전형에서 보훈 가산점 부여한 혐의로 주의 처분을 받았으며  최종합격자 결정방식이 자체 규정에 존재하지 않는 등 최종합격자 선정 관련 규정 미비로 개선을 요구받았다. 

▲한국연구재단은 채용 시 공정한 심사를 기대할 수 없는 면접위원 배제 등 전형위원 사전교육 부실과 입사지원자의 허위이력(입사분야에 대한 주요 경험·활동내용 등 포함)에 대한 사전 검증절차 강화가 필요하다는 개선 처분을 받았다. 

▲한국과학기술원 2020년 12월 산하 센터의 위촉연구원 채용에서 근무경험이 있는 자의 서류·면접 평가에 센터장이 배제되지 않고 참여하고 2021년 12월 직무 관련 직원에게 개인정보가 담긴 타인의 채용 관련 서류를 사적으로 요구한 것이 최근 감사에서 드러나 주의 처분을 받았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2021년 2월 계약직(육아휴직 대체) 채용 시 서류전형위원과 면접전형위원을 같이 구성해 주의를 받았으며 2021년 7월 전문직 채용 선발예정인원이 1명임에도 서류전형에서 국가유공자(보훈) 가산점 부여기준 미준수로 주의를 받았다. 

이외에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개선) ▲우체국시설관리단(징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주의) ▲과학기술인력개발원(주의) ▲우체국 금융개발원(개선) ▲우체국 물류지원단(개선) ▲한국과학 창의재단(개선) ▲정보통신기획평가원(개선) ▲한국인터넷 진흥원(개선) ▲한국항공우주연구원(개선) ▲광주과학기술원(개선)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개선)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개선) ▲한국원자력의학원(개선)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개선) 등이 과기부로 부터 처분을 받았다. 

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허망‧허탈’이라는 단어가 연속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취준생은 ‧가진 자는 취업도 쉽다‧는 글머리로 현실에 대한 불편함을 외쳤다. 

한 취준생은 "과기부 산한 기관들은 신의 기업 또는 철밥통으로 말하는 곳이라며 이곳을 선망하며 공부하는 이들이 많은데 채용비리 관련 기사를 접할 때마다 나 자신이 위축됨을 느끼게 된다"며 "열심히 공부하는 게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허탈해했다. 

- 과기부, 2023년 채용 시 ‘허위 이력’집중 점검 예정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제공 : 의원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제공 : 의원실]

허은아 의원은 “우리 사회 공정의 지표인 채용 제도는 국민 모두에게 가장 든든한 사다리가 되어야 한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년 채용실태 전수조사 계획 수립부터 조사 결과 발표 전까지 유관 기관 채용 제도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개선되도록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채용 비리(에 대한)전반적인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한편 과기부 관계자는 2023년 채용실태 전수조사 시 허 의원이 지적한 ‘허위 이력’에 대한 사항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의원실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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