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 단독 출석 앞두고 분리대응설 일축

지난 7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만약 지금 DJ라면' 특강에서 발언 중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20일 변호사만 대동한 채 검찰 조사에 출석할 예정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당당하다'고 평가하며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자발적인 동행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박 전 원장은 총체적인 민주당의 위기에서 분리대응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당당하게 변호인하고 둘이 가겠다. 이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또 당에서는 두 분만 가도록 하겠어요? 일부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이 대표의 '성남FC 지원금 의혹' 관련 검찰 출석 당시에는 민주당 지도부를 포함한 현역 의원 40명이 대거 동행했다. 이를 두고 당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 드가자라고 외치는 최형배 일당을 보는 줄 알았다"며 "정치 탄압이라는 억지 명분을 만들어 쪽수로 밀어붙이는 것이 조폭과 다름없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 측은 지난 18일 설 이후 일정을 조정 중인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검찰 조사는 변호사만 대동한 채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결정을 두고 지난 19일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게 당당한 모습이고 그 모습이 오히려 더 이 대표 주장의 진정성이 느껴질 것"이라고 평했다. 

지난 검찰 출석과 비교해 설 이후 검찰 조사에 이 대표가 단독 출석할 경우 외형상 민주당과 이대표의 분리대응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정치권은 실제로 단독 출석이 성사될 것인지, 이전 출석처럼 일부 의원이 동행할 것인지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박 전 원장은 이날 라디오 진행자의 당의 역할과 분리대응에 대해 "지금 이 순간에는 누구나 단결해서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싸울 때지 다른 얘기 할 때가 아니다. 그리고 일부에서 분리 대응해야 한다, 그것도 옳은 얘기가 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총체적으로 압박이 오니까."라고 말했다. 

이어서 박 전 원장은 이 대표의 출석과 함께 전반적인 야당 탄압이 진행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20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의혹 수사와 관련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노은채 전 국정원 비서실장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9일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백운규 전 산업통상부 장관,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조현옥 전 인사수석비서관, 김봉준 전 인서비서관을 기소했다. 

이 대표의 단독 출석과 관련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 혼자 출석하는 것이 당당해 보일 것이며 아마 당내 반발 기류를 의식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당내에서 최근 친문계를 중심으로 자진 사퇴와 비대위 구성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며 "이 대표 역시 당내 여론에 대해 이제는 그것을 의식하고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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