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여권 일각에서는 3·8 전당대회 이후 대통령실이 일부 개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개편도 개각과 맞물려 비서관급을 중심으로 소폭 단행될 것이라는 게 주된 골자다.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일부 수석 등이 3월 인사개편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인사가 용산 대통령실에 들어갈 것이라는 구체적인 공언까지 나온 상황이다.

대통령실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윤대통령. 뉴시스
대통령실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윤대통령. 뉴시스

윤통, 대통령실.내각 내년 총선출마자 '나갈 사람 나가라'
- 한동훈.추경호 늦깍이출마 전망속 전대.대통령 지지율 변수

당분간 개각은 없으니 업무에 집중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에게 이같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교체될지 모른다는 말이 돌면 공무원들도 흔들린다. 그런 일은 없으니까 새해 업무 준비에 집중하라는 취지로 말했다. 정치권과 관가 일각에서 거론됐던 연초 개각설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는 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벤트성 인사를 지양하고 기존 책임자가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는 명백한 사유가 있거나 해당 보직에 더 적합한 인물이 확보됐을 때 인사를 실시한다. 한번 발탁한 사람에게 가능한 지속적으로 믿고 맡긴다.

장관 등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자리는 후임자를 찾는 과정이 매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새해 시작부터 청문회 정국 등을 거치게 되면 집권 2년차 국정과제 추진 동력에 힘이 쏠리기보다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개각 둘러싼 하마평 무성

다만 시기가 늦을 뿐 3월쯤 대통령실 참모를 포함한 개각이 단행될 것이라는 말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해외순방 설 연휴 여당 전당대회 등으로 인해 3월초까지는 개각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운 만큼, 전당대회 이후 개각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개각 대상에는 20244월에 있을 총선 출마를 고려하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나 참모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이진복 정무수석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두 사람에게 훈장을 수여하려고 했으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취소했다. 다만 훈장 수여가 두 수석이 교체 대상에 포함된 것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총선 출마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강 수석의 지역구였던 서울 마포갑은 비례대표인 최승재 의원이 도전장을 냈지만 이번 조강특위 심사에서 공석으로 남겨졌다. 이에 따라 강 수석의 출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마포갑에 출마하려는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이번 인사 개편에 강 수석이 대통령실을 나와 내년 총선을 위해 서울 마포갑에 사활을 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 수석도 마찬가지다. 이 수석은 각종 논란 속에서도 지난해 5월 청와대에 입성한 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수석은 청와대 개각 후 지역구인 부산 동래구에 복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부산지역에서 중진들이 뚜렷한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국민의힘 의원을 한데 묶을 구심점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기까지 하는 상황이기에 윤심을 아는 이 수석이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개각에는 이상민 장관을 비롯한 한덕수 총리까지 포함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태원 참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이상민 장관을 경질해야 하지만 그럴 경우 야당의 압박에 끌려가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 장관을 비롯해 한 총리와 일부 수석까지 포함한 중폭 개각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이 장관 후임을 둘러싸고 특정 인사가 하마평에 거론되고 있다. 또 대구 달성이 지역구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으로 최상목 경제수석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여권의 한 인사는 현재 대통령실이 인사풀을 가동해 차기 입각 대상자들을 상대로 스크린(검증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개각이 이뤄진다면 윤핵관을 배제하고 친윤 그룹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는 인물을 중용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 여권 내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근무했던 인사 A,B 인사가 중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상민 장관 후임으로 C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는 설도 여권 내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원내대표 도전설이 흘러나오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개각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당 장악을 위해 당 대표 김기현-원내대표 권영세 조합을 통해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을 윤석열당, 즉 친윤계로 재편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국무회의 주재하는 윤 대통령. 뉴시스
국무회의 주재하는 윤 대통령. 뉴시스

여권, "인사풀 가동 차기 입각대상자 스크린중"

국민의힘 한 인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둘러싼 윤 대통령의 영향력 행사는 사당화(私黨化)라는 의도를 가진 당 장악 시나리오나 제 사람 심기 공천에 가깝다이번 전당대회에서 친윤계 당대표를 만들고, 친윤계 원내대표도 만들려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차원에서 인사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총선 승리를 위해 내각과 대통령실을 막론하고 최대한 많은 인재들이 나서도록 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3월 인사개편 이후에도 추후 개각을 통해 친윤계 인사들을 여의도 정치권에 입성시킬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총선 출마 여부는 여권을 넘어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과 부산 등에서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또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재선을 지낸 부산을 떠나 경기 분당을에,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분당을 도전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분당을 역시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정미경 전 최고위원이 도전장을 냈음에도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공석으로 두면서 친윤계 인사를 위한 '비워두기'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심 등에 업고 친윤 인사 여의도 입성 시나리오
 

추경호 부총리와 한동훈 법무장관. 뉴시스
추경호 부총리와 한동훈 법무장관. 뉴시스

한편, 22대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친윤계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1월 24일 당 조강특위의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 인선 결과를 살펴보면, 친윤계 인사들이 대거 당협위원장을 맡았다. 당협위원장은 해당 지역구의 읍면동별 운영위원을 임명할 수 있기 때문에 총선 공천을 받는 데 있어 유리하다.

윤 대통령이 후보였을 시절 특별고문을 지낸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은 서울 관악갑, 윤석열 국민캠프 정무특보를 지낸 서영석 현 국민의힘 경기도당 수석대변인은 부천시을 조직위원장에 각각 인선됐다. 또 윤 대통령이 후보였을 시절, 중앙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을 지낸 전주혜 의원은 중앙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을 지낸 윤희석 전 대변인을 꺾고 서울 강동갑 조직위원장에 임명됐고, 인수위 국민통합위 자문위원을 지낸 민병웅 국민대 교수는 서울 성북을 등에 각각 임명됐다.

윤 대통령의 검사시절 측근 인사들도 조직위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검찰에서 윤석열 사단으로 평가받은 중앙지검특수 2부장 출신인 심재돈 변호사는 인천 동·미추홀갑, 대구1지검 1차장 검사 출신 최기식 변호사는 경기 의왕·과천 당협위원장에 임명됐다. 이들은 지역위원장 인선 이후 당협위원장으로 확정되면서 사실상 총선 준비에 돌입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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