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실금이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는 질환이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생 빈도가 높으며 45~50세를 전후로 증가해 성인 여성의 35~40%는 요실금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실금은 치료하지 않는다 해도 생명에 위험이 되는 질병은 아니나 일상생활과 사회 활동에서 신체적 활동을 제약하며 심리적인 문제 역시 발생할 수 있음을 염두해야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로 인해 방광 주변 근육과 조직이 수축해 방광이 예민해지고 근육의 수축력이 떨어져 요실금 증상이 더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 요실금은 복부에 힘이 들어갈 때 발생하는 ‘복압성’ 요실금과 소변을 참지 못하여 흐르는 ‘절박성’ 요실금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복압성 요실금
 
 복압성 요실금은 복부 내 압력이 증가할 때 방광의 수축 없이 소변이 새는 현상으로 전체 요실금의 80~90%를 차지한다. 복압성 요실금은 골반 근육과 요도 괄약근의 약화로 생긴다. 골반 근육은 방광을 지지하며 소변을 볼 때 방광 출구가 열리고 닫는 것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 근육으로 임신 및 출산, 골반 부위 수술, 여성호르몬 농도 저하 등으로 골반 근육이 약해지게 된다. 따라서 기침이나 재채기, 줄넘기 등 복부의 압력이 증가할 때 본인의 의지대로 조절이 힘들어 소변이 새어 나오게 된다.

복압성 요실금의 치료로는 수술적 치료, 비수술적 치료가 있으며 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이며, 요실금이 심하지 않거나 환자가 수술이 힘든 질환이 있는 경우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그리고 치료를 시행하기 전에 방광, 요도의 구조 및 기능에 대한 교육, 수분 섭취 제한, 시간제 배뇨 등의 행동 치료를 같이 하는 것이 좋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골반 근육 운동이 있으며 골반근을 강화시키면 근육의 부피가 증가되어 방광 및 요도를 지지하게 되는 것으로 복압성 요실금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골반근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스스로 수축시켜야 할 근육을 인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골반근을 인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중등도 이상의 여성 복압성 요실금의 치료에서는 수술적 치료가 도움이 된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이 많이 시행되었지만, 오늘날에는 슬링 수술이 주를 이룬다. 이는 합성물질인 테이프를 이용해 요도를 지지해 주는 방법으로 이전의 수술 방법보다 시술이 쉽고 간편하며 성공률도 우수하여 요실금 수술에 주로 쓰이고 있다.
 
절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은 요로감염이 없고 다른 명백한 질환이 없으면서 소변을 참지 못하는 증상으로 특별한 질병 없이 하루 8번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매우 급작스러운 요의를 느끼고 소변을 지리는 증상을 말한다. 방광은 신축성이 있어 어느 정도 늘어나도 압력이 높아지지 않으며 소변을 보려 하지 않으면 수축하지 않는다. 그러나 절박성 요실금을 포함한 과민성 방광은 말 그대로 방광이 극도로 예민해져 되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방광 근육이 수축한다. 2005년 전국 40대 이상의 남녀 무작위로 설문한 결과 빈뇨, 절박뇨, 절박 요실금 중 하나라고 가지고 있는 경우는 무려 30.5%나 되었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빈도는 증가하였고 여성이 남성보다 높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며 유발할 수 있는 요인에는 호르몬 결핍, 약물 부작용, 과도한 수분 섭취, 변비, 비만, 심리적 변화, 당뇨 등이 있다. 과민성 방광은 그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려 사회생활을 어렵게 한다. 소변을 참을 수 없어 소변 횟수가 잦아지면서 수면 부족, 업무 능력 저하가 초래될 수 있고 정신적으로는 우울증과 수치심을 유발하여 대인관계 기피 등 다양한 형태로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줄 수 있다.

치료는 행동, 약물, 수술적 치료가 있다. 행동치료의 원칙은 ‘소변 참기’이다. 소변이 마려우면 30분 정도 의도적으로 참았다가 화장실에 가고 2주 간격으로 참는 시간을 늘려 나가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약물치료로는 부교감 신경의 작용을 억제하여 방광수축을 억제하는 약물을 쓰며 매우 효과적이어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방광 이외의 장기에 영향을 미쳐 입 마름, 변비, 시야 장애 등이 생겨 심한 경우 복용을 중단해야 하는 때도 있다.

아쉽지만 과민성 방광의 특별 예방법은 없다. 단지 생활 가이드와 식이요법을 준수해 위험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만성 변비가 동반된 환자의 경우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 섭취가 도움이 되며 탄산음료에는 인공감미료, 착색제 방부제 구연산 등 방광을 자극하는 물질들이 들어 있어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카페인은 이뇨 작용 외에 방광을 흥분시키는 작용이 있어 카페인 섭취도 제한해야 한다. 비만 환자에서 과민성 방광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체중조절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방광 기능 이상으로 불편을 겪는 분들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증상 초기에 내원하여 필요한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받아 건강한 겨울을 나길 바란다. 

<윤호병원 부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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