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역성장…영업이익 46.5% 감소
실적 부진에 주가 약세…70만 원 선 깨져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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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주가 역시 약세를 보이며 70만 원 선을 내줬다.

당분간 실적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증권가의 전망이 나오면서 지난 1일 LG생활건강 주가는 7.0% 떨어진 6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2일도 69만2000원에 머물렀다. 실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4분기 2005년 이후 이어진 매출 성장세가 18년 만에 꺾였다.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 아래로 떨어진 것도 2017년 이후 처음이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한 1조8078억 원, 영업이익은 46.5% 감소한 1289억 원을 기록했다. 연간 전사 매출은 7조1858억 원, 영업이익은 71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2%, 44.9% 줄었다.

국내외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가 사업 전반에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매출 감소 영향, 경쟁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와 원자재가 상승 여파에 따른 원가부담으로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특히 화장품(Beauty) 사업은 중국의 시황 악화와 그에 따른 소비 둔화로 면세점과 중국 현지 매출이 부진했다. 지난해 4분기 화장품 사업 영업이익은 7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7% 줄었으며, 매출액은 8701억 원으로 23.7% 감소했다.

HDB(Home Care & Daily Beauty) 사업도 수익성이 악화됐다. HDB 사업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26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89억 원으로 6.7% 감소했다. 고물가, 고환율, 인건비 상승 등으로 전년 대비 수익성 개선이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음료(Refreshment) 사업의 4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한 4112억 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8.1% 감소한 308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는 음료 사업의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지만, 11월에 개최된 카타르 월드컵 영향으로 편의점과 배달 채널 등에서 탄산음료 판매가 증가하며 매출이 성장했다. 다만 원부자재 단가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 지속으로 수익성은 나빠졌다.

“당분간 실적 회복 힘들 듯” vs “장기적 실적 개선 가능성 주목”

LG생활건강의 주가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당분간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 증권사들은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90만 원에서 85만 원으로, 메리츠증권은 90만 원에서 80만 원으로, 신한투자증권은 89만 원에서 83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 주가는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26배까지 상승했다”며 “추가 주가상승을 위해선 실제 시장회복 흐름을 따라가기 위한 전략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는 중국향 실적의 눈높이를 잠시 낮출 필요가 있다”며 “이익 기여도가 높은 면세점 채널의 매출 가정치가 낮아지니 화장품 영업이익 추정치도 50%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의 리오프닝과 장기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70만 원에서 87만 원으로, 키움증권은 83만 원에서 90만 원으로, 삼성증권은 59만 원에서 77만 원으로 LG생활건강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려 잡았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3월 양회 이후 중국 리오프닝 및 소비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LG생활건강은 ‘후’ 브랜드 고가 라인 마케팅과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올해 화장품 사업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3%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화장품 수요는 1분기 말이나 2분기부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LG생활건강의 중국향 채널 실적은 2분기부터 플러스 전환돼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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