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전당대회를 한달여 남기고 안철수 의원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민심에서 1위였던 유승민 전 의원과 당심에서 1위였던 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기전 안 의원은 페이스메이커 수준으로 당원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여권일각에서는 윤심을 얻은 후보의 당선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 정도로 인식했다.

하지만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 후폭풍은 거셌다. 윤심을 얻은 김기현 의원이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는 어대현’(어차피 당대표는 김기현)이라는 말은 무색해졌다. 유력한 두 인사가 불출마한 이후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이 김기현 의원을 앞서나가면서다. 안 의원이 두 사람의 지지층을 흡수한 탓이다.

그러나 여전히 안 의원이 궁극적으로 당 대표에 오를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201218대 대선까지 소환됐다. 당시 새정치를 내세운 안 의원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등 거여거야 후보에 맞서 대등하게 출발했다. 안 의원이 출마하지마자 문 후보를 제끼고 2위를 차지하더니 급기야 두 후보를 누르고 1위로 도약해 대통령에 오를수 있다는 전망이 쏟아졌다.

그러나 안 의원의 돌풍은 오히려 문재인.박근혜 후보가 합세해 공공의적으로 삼으면서 불안한 대통령’, ‘아마추어 대통령’, ‘무소속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할 수 있겠느냐는 네거티브전을 불러일으켰다. 급기야 1등을 달리던 안 의원의 지지율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다. 대선 10여일을 남기고 안의원은 3위로 추락하면서 안철수 현상은 사그러들기 시작했다. 결국 안 의원은 중도사퇴를 선언했고 이후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에 나서면서 대선레이스를 마쳤다. 대통령직은 박빙의 차로 박근혜 후보가 가져갔다.

안 의원이 18대 대선처럼 중도사퇴는 하지 않겠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인지도에 비해 세력이 없다는 점과 민주당에서 굴러온 돌이라는 점 등이 걸림돌이다. 선거 금언중에 인물이 조직을 못 이기고 조직이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고 하지만 18대 대선처럼 조직의 힘은 무시못할 요소다.

또 안 의원의 돌풍이 너무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전당대회는 아직도 한달여 남았기 때문이다. 막판 안철수 돌풍이 불었다면 당 대표직은 따놓은 당상이다. 하지만 18대 대선처럼 안철수 현상이 너무빨리 일어나고 선거일은 3개월이나 남으면서 경쟁자들이 역전할 빌미를 제공했다.

김기현 의원에게 안철수 의원의 돌풍은 오히려 독보다는 약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자력으로는 당 대표직에 오를 수 없는 김 의원이다. 인지도나 낮다. 그렇다고 대통령 후보감도 아니다. 그런데 윤심이 나서서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을 주저앉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대현이라고 자만하고 우쭐하면서 당원들의 무시하는 듯한 발언이 주변에서 나왔다.

그런데 안 의원이 치고 나오면서 김 의원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당원들마저 들러리로 전락시킨 마당에 자만하다 안 의원의 돌풍이 오히려 보약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윤심도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가 없다. 여기서 더 개입하면 윤 대통령은 국민들뿐만 아니라 당원들까지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의 진검승부는 이제 시작된 것이다. 안철수 의원도 마찬가지다. 이제 겨우 해볼만 하게 된 거다. 앞으로 두 사람은 용산 대통령실이 아니라 당원과 국민들을 향해 호소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승부는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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