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쌍방울 대북송금의혹에 대한 실체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최근 관련 의혹 수사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면서다. ‘이재명이화영김성태삼각 커넥션의혹에 대한 갖가지 보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이름도 간간이 등장하고 있어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뉴시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뉴시스

김성태, 검찰 조사에 협조적 북 송금 800만달러진술 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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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화영김성태삼각 커넥션 의혹에 이해찬 이름은 왜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의혹에 대한 퍼즐 조각들이 조금씩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물론이고 구여권 인사들이 어느 정도까지 연루돼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최근 8개월간의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뒤 압송됐다. 지난달 20일 수원지법 김경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뇌물공여와 불법 대북송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성태, 입열기 시작800만달러 전달, 300만 이재명 방북용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7일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는 이재명 대표 혹은 이 대표 측근 누구와도 접촉한 적이 없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전혀 모른다고 답했었다. 그러나 최근 보도된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대북송금의혹과 이재명 대표와의 연관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며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의 추궁에 북한에 총 800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201914월에 건넨 500만 달러는 2018년 추진된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사업 비용, 11월에 건넨 300만 달러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의 방북을 위한 비용 성격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는 201810월 북한과의 6개 교류협력 사업 합의를 발표하며 도지사의 연내 방북 가능성도 함께 거론했다. 당시 발표된 사업에는 황해도지역 1개 농장을 스마트팜으로 지정해 경기도가 개선 사업에 참여하는 것도 포함됐다.

또 김 전 회장은 이화영 전 부지사가 북한과의 거래를 (이재명) 당시 도지사에게 모두 보고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로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를 통해 세 차례 이 대표와 통화했다이 대표가 통화에서 대북송금에 대해 고맙다고 말했다고 언급한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화영 전 부지사가 이 대표와 김 전 회장 사이에 가교 역할을 했다고 보고 이 전 부지사에게 최근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그룹 사외이사 출신인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로부터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3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구속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의 진술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재명 소설 가지고 자꾸”, 이화영도 완전 허구

이 전 부지사는 가족과 변호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쌍방울의 대북송금이 경기도와 이재명을 위해 행해진 것처럼 프레임이 만들어지고 있다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이 쌍방울과의 이해관계에 따라 쌍방울을 북한에 소개한 것이라며 김 전 회장의 진술은 완전 허구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이재명 대표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방북 자금 관련해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보고 받은 적 없나라고 묻자 소설 가지고 자꾸 그러시는 것 같다라고 전면 부인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의 이름도 언론보도에 간간이 등장하고 있어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서는 이 전 대표도 위험한 것 아니냐는 추측들이 나돌기도 했다.

이미 검찰은 쌍방울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06일 여의도 한 빌딩 11층에 있는 이화영 전 부지사가 2008년 만든 사단법인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그런데 당시 같은 빌딩 12층에 있는 이해찬 전 대표의 개인 사무실도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이 전 대표는 당 대표 임기를 마친 지난 20208월부터 이 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당시 압수수색은 이 전 부지사가 측근을 통해 쌍방울의 법인카드로 구입한 물품이 이해찬 전 대표 사무실로 배송된 정황이 있어 사용처를 확인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 측은 해당 사무실을 사용하기 이전에 이화영 전 부지사가 사무실로 사용하며 결제한 내역은 이 전 대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16일에는 이 전 대표가 당 대표였던 2018~2020년 이해찬 의원실 보좌관으로 일한 H씨가 이 전 대표의 국회의원 임기가 만료되기 직전인 2020514일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코스피 상장사 미래산업의 비상근 사외이사로 선임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 언론은 H씨가 이 곳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20205월부터 그해 8월까지는 이 전 대표의 당 대표 재임 기간과 일부 겹친다고 주장했다.

영장실질심사 검찰 출석하는 이화영 전 부지사. 뉴시스
영장실질심사 검찰 출석하는 이화영 전 부지사. 뉴시스

간간이 대북송금 의혹사건 등장하는 이해찬 이유는

이화영 전 부지사는 이해찬 전 대표의 최측근이다.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운 친노 인사다.

이재명이화영김성태삼각 커넥션에 대한 의혹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과정에서 이 전 대표의 이름까지 등장하면서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도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12CBS 라디오에서 검찰이 가상화폐 관련 금융권의 이상 외환 송금 10조원 중 일부 북한 유입 가능성과 이재명·이화영·이해찬세 명을 엮으려 한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검찰이 이해찬 전 대표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동북아평화경제협회를 어제 또 압수수색했다“(압수수색) 배석 변호사와 통화했더니 압수수색 영장에 가상화폐와 관련된 내용을 압수수색한다고 기재돼 있었다고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쌍방울 대북송금의혹을 놓고 여야의 공방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쌍방울이 자신의 방북용 자금으로 북한에 300만 달러를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의 신작 소설이라고 일축한 것을 겨냥해 신작 소설이 아니라 사실에 입각한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시리즈라고 맹공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재명과 김성태의 검은 커넥션이 고구마 줄기처럼 나오고 있다쌍방울 내의를 입었다는 이유로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이재명 방북을 위해서 300만 달러를 지불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정 비대위원장은 “3살 아이도 웃을 일이다. 이 대표는 현란한 요설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기 바란다면서 이 대표는 그동안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에 대해서는 발뺌하거나 남 탓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했다. 대북 불법 송금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도 이 대표는 아마도 자기는 몰랐다고 잡아뗄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해찬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 뉴시스
이해찬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 뉴시스

검은커넥션 고구마 줄기처럼”vs 신북풍몰이

반면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검찰 공보관을 자처했다검찰발 카더라 통신을 엮어 만든 카더라 소설에 나팔수로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검찰은 이재명 대표를 쌍방울과 엮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만들려다 여의치 않자, ‘대북 송금의혹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검찰과 국민의힘은 남북 평화협력을 위한 지자체 차원의 적법한 협력사업을 ()북풍몰이의 소재로 둔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께서는 북풍 몰이를 지겹게 봤다. 더는 속지 않는다정진석 위원장은 북풍으로 재미 봤던 보수정당의 오랜 추억에서 벗어나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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