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네이션] 저자 애나램킨 / 출판사 흐름출판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결핍의 공간에서 풍요가 넘치는 과잉 쾌락 초고속 시대. 도취현상은 진보와 인공지능을 앞세운 꽤 괜찮은 허울로 이미 현대인의 의식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쾌락의 이면은 고통이며 양날을 감춘 무기였음을 보상을 기대하는 자극에 노출된 줄다리기를 해보고 나서야 서서히 알게 된다.

최첨단 시대에 누구나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상용화는 각종 중독과 자극에 노출되는 횟수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매일 들여다보는 SNS는 직·간접적으로 디지털 중독 현상을 증폭시켰고 디지털 도파민의 참혹한 결과를 알기도 전에 우리 삶의 일부로 파고 들었다. 

저자 애나램킨의 신간 ‘도파민네이션’은 인간의 뇌를 둘러싼 쾌락과 고통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임상실험을  뇌과학과 신경과학으로 풀어냈다.

책에서는 증폭된 도파민의 유혹에서 벗어나 회복의 길로 들어서는 여정을 통해 삶의 균형을  맞춰 나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쾌락과 동시에 고통을 다룬다. 뇌의 보상 경로에서 도파민이 반복적 경험의 중독성으로 자극의 역치를 높인다. 지난 반세기동안 신경분야에서 손꼽히는 획기적인 발견 중 하나는 뇌가 쾌락과 고통을 같은 부위에서 처리한다는 사실이다. 

책에서 저자는 쾌락과 고통은 저울 양끝에 놓인 추와 같다고 표현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실은 지속적 도파민에 노출되면 뇌의 균형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알려진 쾌락이 아닌 고통의 방향으로 기울어 진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디지털 중독 뿐만이 아니라 약물, 쇼핑, 관음, 흡연, 알콜, 소셜미디어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한번쯤은 빠져본 과잉 중독 경험은 누구나 한번 쯤은 있다. 저자는 이 같은 경험이 우리 삶을 지탱하는 동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서는 강박적 과용에 대처하는 과학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단언한다. 

3부 9장으로 이뤄진 책에서는 쾌락 과잉시대에 균형을 맞춰 나가는 정확한 방법을 제시한다. 방법의 흐름을 살펴보면 인간 심리학적 지식과 뇌과학의 절묘한 상호관계를 적확히 이해하면 도움이 될만한 사실이 대부분이다. 결국 3부 7, 8, 9장에서 제시한 탐닉의 시대에 균형 찾기가 이 책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며 마주하는 시간을 통해 고통을 다스리기 위한 고통의 감내 시간을 필수라고 꼬집는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솔직한 표현만이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힘의 원천이라고 강조하는 저자는 ‘솔직함이 뇌를 치유한다’고 짚어준다. 이러한 솔직함은 전염되는 파장을 가지고 있어서 전반적인 단체의 분위기를 정직하게 이끌어 가는 힘으로 작용한다고 설파한다. 

수치심을 언급하는 9장을 마무리 되는 부분에서는 수치심이라는 부정적 단어가 자신을 살리는 힘이 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다. 

정신질환에 대한 뛰어난 연구 성과로 인정 받아온 저자는 수만 건의 임상 경험이 있는 의사로서 스탠퍼드 중독치료센터에서 중독 정책자문을 맡고 있다. 미국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약물 오남용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소셜 미디어의 심각한 중독성에 대해 고발한 넥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미디어’에 출연해 자문을 하기도 했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저자 김혜남의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저자 안우경의 ‘씽킹101’,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의 ‘데일리 필로소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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