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창업에 도전하거나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갖는 공통심리가 있다. 바로 초심자의 행운을 기대하는 것이다. 초심자의 행운이란 낯선 분야에 새로 들어간 입문자가 보통 이상의 확률로 성공을 거두거나 승리하는 행운이다. 초심자의 행운을 만나면 사람들은 운명적이라고 말한다. 

-  계획을 하나씩 실천하고 달성하면 힘든 가운데서도 성취감 느끼게 돼
-  허름한 인테리어가 아닌 핫플 같은 비쥬얼을 완성한 것이 성공의 비결 


현실에서는 초심자의 행운이 많지 않다.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은 다양한 경력과 경험, 심지어 수 차례의 실패를 거친 후에 성공을 거둔다. 고생 끝에 거둔 성공에는 행운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노력의 대가라고 표현한다.
거제도에서 성포끝집이라는 캐쥬얼 해산물 한식집을 운영하는 김시운 사장은 여러번의 실패를 거쳐서 노력의 대가로 성공을 거둔 사례다. 성포끝집은 전복톳밥 정식과 꼬막정식이 유명한 맛집이다. 마을과 뚝 떨어진 바닷가 끝집인데도  줄서서 먹는 맛집이다.

20대 신용불량자에서 외딴 바닷가 대박 맛집 사장으로
 
지금은 잘나가는 맛집 사장이지만 김 사장은 20대 중반에 창업 실패로 신용불량자가 된 경험이 있다. 영화 기생충의 주인공인 기택처럼 카스테라 사업으로 쫄딱 망하는 경험을 했다.

첫 사업인 주점업에서 실패한 후 빌린 돈을 갚기 위해 노력하던 중에 지인을 통해 카스테라 사업을 소개받았다. 당시 카스테라 사업은 백화점에서 하루 매출액이 800만원까지 오르던 시기였다.

첫 사업에서 실패한 빚을 갚기 위해 딱 6개월만 하자는 생각으로 돈을 빌려서 백화점에 카스테라 매장을 얻었다. 하지만 카스테라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방송 여파로 하루 400만원씩 오르던 매출이 20만원대로 떨어졌다. 3개월만에 백화점에서 쫓겨나고 젊은 나이에 신용불량자가 됐다. 그후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지금 김시운 사장은 거제도 외딴 바닷가에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성포끝집은 거제도에 줄서는 문화를 만들며 맛집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김시운 사장이 신용불량자까지 가는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첫째, 미래에 대한 계획이 있었다. 실수 없이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체크리스트가 중요한 것처럼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계획이 필요했다. 20대 중반에 신용불량자가 됐는데 5년후 신용불량자 딱지를 떼고 매년 얼마를 벌어서 얼마씩 갚아나갈지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일자리를 찾아서 실제로 매년 갚아야할 돈을 상환하고 다시 창업에 도전하기 위한 저축 목표도 세웠다. 인간에게 가장 힘든 감정은 불안이다. 불안은 미래가 확정되지 않고 불투명할 때 생긴다. 계획은 불안을 덜어주는 강력한 도구다. 계획을 하나씩 실천하고 달성하면 힘든 가운데서도 성취감까지 느끼게 된다. 단계적 계획과 작은 성취는 힘든 시절을 버티게 해주는 강력한 진통제다.

둘째, 공부다. 성공에는 운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운을 만드는 것도 사람의 노력이다. 그 노력 중 나를 배신하지 않는 것은 바로 배움이다. 배움이 쌓일수록 성공의 에너지가 강해진다. 김시운 사장은 3D 업종에서 일하면서 건축설계 학원에 등록했다. 단순히 직원이 아니라 직접 인테리어 사업을 하기 위해서다. 현장에서 일하면서 배우고 학원에서 이론의 기초를 탄탄히 쌓았다. 그리고 신용불량 상태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했고 빚갚고 저축을 하면서 창업 자금을 마련했다.

셋째, 정보력이다. 김시운 사장은 빚을 갚기 위해 일하던 기간 동안 많은 정보를 수집했다. 간판이나 인테리어 관련 일을 하기 위해 방문한 음식점들을 유심히 봤다. 간판 디지인과 컬러 인테리어 디자인은 어떻게 했는지, 메뉴판 글씨체는 무엇으로 사용했는지, 메뉴 구성은 어떻게 했는지. 경험하면서 만나는 세상을 수박겉핥기식으로 대충 대충 보지 않고 현미경의 눈으로 자세히 보며 공부를 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영상 전편을 다 봤다. 인스타그램과 인터넷을 뒤지며 온갖 맛집 정보 메뉴 정보를 수집했다.

넷째, 보이지 않는 가능성을 읽는 눈을 가졌다. 성공 하려면 먼저 성공했을 때의 모습을 최대한 생생하게 상상하는 게 필요하다. 김시운 사장은 성공의 상상력을 발휘했다. 김 사장이 외딴 바닷가 매장을 계약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모두 말렸다. 마을에서 차로 10분 정도 가야 하는 바닷가에서 무슨 장사를 하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시운 사장은 보이지 않는 것을 봤다. 주차 여건이 좋았고 바닷가로 향한 3면을 통유리창으로 해서 바다 경치를 볼 수 있게 하고 고객들이 바다를 보면서  잊을 수 없는 맛을 즐기는 상상을 했다. 실제로 성포끝집은 테이블 몇 개를 빼고 모든 좌석이 바처럼 바닷가를 향하고 있다. 매장 3면이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는 통유리창이다. 김시운 사장은 자신이 상상한 것을 현실로 만든 것이다.

다섯째, 차별화된 사업 모델이다. 성포끝집의 시그니처 메뉴를 받으면 ‘와’하는 탄성과 함께 먼저 사진을 찍고 싶어진다. 맛은 물론 인스타갬성 시대에 비쥬얼적으로도 뛰어난 메뉴를 개발했다. 이 것이 자연스러운 입소문과 고객 참여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관광지에 가면 흔하게 보는 회나 허름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서울 성수동에 있는 핫플같은 비쥬얼을 완성한 것이 성공의 비결 중 하나이다.

창업 성공의 중요한 조건 중에 하나가 혁신성과 차별성이다. 너무 앞서가면 고객의 외면을 받지만 적당한 차별화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지갑을 열게 하는 비결이다.

노력의 댓가로 거둔 성공

김시운 사장은 현재 성포끝집 외에 선농재라는 음식점도 운영하고 있다. 선농재는 성포끝집을 하면서 번 돈으로 창업했다. 두 매장 모두 점장을 두고 운영하며 김시운 사장은 새로운 사업 구상과 메뉴개발과 마케팅에 시간을 투자한다. 곧 새로운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두 번의 실패로 20대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했지만, 계획을 세워서 위기를 극복하고 배움을 지속한 결과 쉽게 흔들리지 않는 성장의 반석을 마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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