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술자격증은 자신의 능력 인정받는 정직한 수단이자 곧 경제력”

​김성래 LG하이테크 에어컨 기술이사
​김성래 LG하이테크 에어컨 기술이사

[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10·20대 청소년들은 장래 직업에 대한 원대한 꿈이 있지만, 자신의 진로 설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확신을 얻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일요서울이 다양한 직업군의 멘토를 만나 그 직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알아봄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고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마스터 크래프츠’를 꿈꾸는 10·20 청소년들의 멘토로 김성래 LG하이테크 에어컨 기술이사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유쾌하고 활기차게 직무를 수행하는 김성래 LG하이테크 에어컨 기술이사는 현재 기술 현장의 주요 핵심 분야에서 총괄 지휘하고 있다. 또한, 사내의 기술교육 문제 등에 대한 브리핑 진행은 물론 직원들의 기술력 향상을 위한 지도도 아낌없이 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가스기술인협회 이사로서 자원봉사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김 이사는 국방부 국가기술자격 실기시험 채점위원과 국가기술자격시험 감독 및 채점위원으로서도 활약하고 있다.

김 이사는 이 외에도 국가직무능력 NCS 평가위원이면서 ‘에너지관리기능장’ 저자로서도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 기술인이 되신 동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기술을 배우면 평생 나이 제한 없이 일할 수 있고 취업도 쉽게 되니까 실질적으로 생활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을 것 같아 기술 분야 직업을 택했습니다.

- 기술인으로서 최고의 국가기술 자격증인 기능장 자격증을 여러 개 취득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보유하신 자격증들을 소개해 주세요.
▲플랜트 분야를 기준으로 상위 자격증만 말씀드리자면 저는 배관기능장과 용접기능장 그리고 에너지관리기능장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직업훈련교사 자격증도 열한 개 종목을 갖고 있어요. 그러니까 전 종목을 다 가지고 있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기능장은 헌법상 대통령령으로 된 그야말로 기술 분야에서 최고의 기능을 가진 자격증이에요. 그래서 저는 기술 계통의 현장 책임자라든가 교육 과정 교사 등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마스터 크래프츠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 많은 국가기술 자격증 취득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무엇인가요.
▲과거에는 자격증 종류가 많지 않아 1개 정도만 있어도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요즘은 그전 같지 않아 각 분야의 많은 사람이 자격증 하나씩은 다 갖고 있어 두각을 나타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기술 현장에서 아프다든가 부득이한 일로 해당 분야 사람이 안 나올 경우를 대비해 두 가지 일을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은 일단 취직하기가 쉬워요. 예를 들어 A분야에 지원하는 기술인 중 A분야 자격증에 B분야 자격증도 있으면 그 사람이 먼저 취직이 됩니다. 그리고 A, B분야에 C분야 자격증까지 있으면 취업할 때 훨씬 더 유리하기 마련이죠. 똑같은 업종이라도 자격증 1개를 보유한 사람은 밑에서 일하게 되지만 2~3개를 갖고 있으면 선임자가 될 수 있어요. 아무래도 여러 직무를 다 수행할 수 있으니까요. 전기기술도 있고, 에어컨도 볼 줄 알고 용접도 할 줄 알면 취업할 때 남보다 당연히 우선순위고 급여 또한 높게 책정됩니다.
 

- 국가기술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각 교육 단체나 폴리텍대학, 또는 각 사설 학원 같은 곳에서 반드시 작업형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국가기술 자격증 취득을 위한 이론 공부는 자기 혼자 할 수 있지만 2차에 들어가서 작업형은 혼자서 할 수 없거든요. 작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각 사설 학원이라든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알아주는 폴리텍대학 또는 직업학교나 평생교육원에서 교육받은 후 가르치는 강사가 그 정도면 시험에 응시해도 되겠다고 판단할 때 접수해서 자격증을 취득하면 됩니다.

- 미래에 에너지 대란을 겪게 될 수 있음을 예고하는 환경 전문가들이 많은데, 이에 대한 예방책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현재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잖아요. 그래서 지리적·환경적으로 냉난방을 많이 가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도 에어컨과 히터, 둘 다 있어야 하잖아요. 더운 나라나 지방은 히터가 필요 없고 추운 지방은 냉방이 필요 없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에너지가 사계절 내내 들어가고 있잖아요.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에어컨과 보일러를 틀다 보면 나중에 에너지 대란을 겪게 될 것이 자명하니까 당연히 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죠. 예방책은 절약하는 수밖에 없어요. 자율적인 방법이 안 되면 강제적으로라도 에너지 전략을 세워 해결책을 수립해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후진 양성을 위해 직업훈련교사로도 활동하고 계시는데, 현재 어떤 분야의 교육을 맡고 계시나요.
▲저는 자격증이 여러 개라 여러 분야를 가르쳐요. 제가 기술직이다 보니 회사에는 일주일에 4일만 출근하거든요. 그래도 쉬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로 토요일, 일요일에도 여기저기 다니면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국방부에서 특강 또는 시험감독을 요청하면 진행해주고, 국가기술 자격증시험감독도 여러 분야를 맡고 있어요. 배관 분야는 물론 용접, 에너지, 공조냉동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평소에 직업훈련교사로서 어떤 각오와 소신으로 후배들을 교육하시나요.
▲저는 젊은이들에게 자기 적성에 맞는 기술 분야를 선택해 국가기술 자격증을 취득하면 장래가 보장되니 열심히 공부해서 무조건 여러 분야의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라고 가르칩니다. 기술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기술인에게 자격증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정직한 수단이자 곧 경제력인 돈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 기술인이란 직업의 장점 및 단점은 무엇일까요.                                             

▲기술인의 장점은 어느 곳이든 취직하기가 쉬워요. 열심히 노력해서 기술 자격증만 취득하면 얼마든지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또한 나이 제한 없이 얼마든지 일할 수 있으며 일반 사람들보다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러나 단점은 제 생각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 (사)한국가스기술인협회 이사이기도 하신데, 이곳에선 무슨 업무를 수행하시나요.
▲가스기술인협회는 무료봉사를 하는 단체예요. 기술인들이 한 달에 한 번씩 각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무료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협회 회원들은 모두 제 수준입니다. 보통 기능장 자격증 2~3개 정도는 보유하고 있거든요. 그런 분들이 모여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요. 영등포 쪽박촌이나 여러 빈민촌 같은 곳을 찾아가 보일러 점검과 검사를 해주고 가스 배관 파이브 노출된 것 등에 무상으로 캐시커버를 만들어주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도로 주변 환경 청소 등도 한 달에 한 번씩 하고요.

- 앞으로의 계획이나 희망 사항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지금 현장에선 국내기술인들이 부족해 외국기술인들을 많이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소통이 어려워 일하기가 불편할 뿐 아니라 외국에 기술이 유출될 위험성이 많아 걱정이에요. 그러니까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젊은이들을 지원해서 국내기술자가 많이 양성될 수 있게끔 했으면 좋겠어요.
해외에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술력이 유출되면 우리나라 경제에도 굉장한 영향을 미칠 염려가 있는 만큼 정부의 많은 관심이 시급한 상황이에요.
각 기업 단체에서 연구해서 개발한 기술이 유출되면 그만큼 국가적 손실이 크잖아요. 그래서 20대 30대 젊은이들이 우리 중공업 분야에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외국인들이 아닌 국내 20~30대 젊은이들이 기술 분야를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게 정부에서 더욱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기술인이 되기를 희망하는 10·20 청소년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청소년 여러분들, 기술 분야 업무는 배우기가 조금 힘이 들어도 플랜트 등의 기술을 배우면 장래가 100% 보장되고, 임금도 다른 분야보다 훨씬 많은 편이에요. 그리고 나이가 들어도 정년퇴직이라는 게 없고 능력만 있으면 노후에도 얼마든지 일할 수 있어요. 기술직은 여러 면으로 유리한 점이 굉장히 많아서 기술력만 터득하면 참 좋은 직업이라고 젊은이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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