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조경태, 부산 유세 함께 참석...金 대세론 굳히나
'수도권 노선' 공유한 윤상현 안철수行? 김기현行? 고심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왼쪽부터), 윤상현, 조경태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2023.01.11. [뉴시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왼쪽부터), 윤상현, 조경태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2023.01.11.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구도가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등 4파전 양상으로 굳어졌다. 이런 가운데 예비경선(컷오프)에서 고배를 마신 윤상현·조경태 의원을 지지했던 당심을 포섭하기 위한 당권주자들의 연대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전대는 이른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다는 김기현 후보의 압도적 강세가 점쳐졌으나, 안철수 후보와 '반(反)윤핵관' 천하람 후보의 약진에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본선 진출자들에겐 한 표의 당심조차 아쉬워진 만큼, 2~3%대 지지율을 얻었던 컷오프 탈락자들과의 연대가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압도적 대세 후보가 없는 오리무중 판세에서 본선 진출자들의 표류 당심 쟁탈전도 치열할 전망이다. 

윤상현‧조경태 의원은 소위 친윤(친윤석열) 등 당내 주류와는 결이 다른 후보로 분류됐다. 수도권 당 대표론, 3폐(廢) 개혁 등 굵직한 의제를 던지며 당권 도전에 나섰으나 낮은 지명도로 결국 컷오프 탈락에 그쳤다. 다만 이들이 확보했던 당심 지지율은 현 전대 구도에서 유의미한 캐스팅 보트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유효하다. 아울러 이들의 지지 선언이 대세론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대 파급력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미디어트리뷴 의뢰)가 지난 6~7일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1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0%포인트)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조 의원과 윤 의원의 지지율은 각각 2.3%,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발표된 복수의 타 여론조사에서도 이들은 여당 지지층으로부터 1~3%대 지지율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세부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조경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동작구 동작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 동작구갑 당협 당원 간담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조경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동작구 동작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 동작구갑 당협 당원 간담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조경태 조기 포섭 '선취점'

조 의원의 경우 장고를 거치지 않고 일찌감치 김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김 후보와 조 의원은 14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부산 선대위 발대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조 의원은 김 후보의 연대 물밑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후보는 행사에서 "우리가 '부산 갈매기파' 아닌가. 김기현 손잡고 부산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보겠다고 오셨다"고 조 의원을 추켜세웠다.

이에 조 의원은 "윤석열 정부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모두 한 마음이 돼 전당대회를 잘 치러야 한다"며 "국정 운영의 가장 큰 걸림돌인 여소야대를 극복하고 전당대회가 반드시 총선 승리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더 이상 반목과 분열이 아니라 개혁과 변화의 분수령이 되도록 김 후보와 당원들이 앞장서길 믿는다"고 화답했다. 

이로써 당 대표 경선에서 독자노선을 걸었던 조 의원이 '김기현 우군'을 자처한 만큼, 김 후보로선 개혁적 성향의 당심을 품으며 확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윤상현 후보가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청에서 열린 경기 고양정 당협 신년하례식 및 당원교육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윤상현 후보가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청에서 열린 경기 고양정 당협 신년하례식 및 당원교육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수도권 공통분모' 안철수-윤상현, 연대 가능성은

컷오프를 앞두고 수도권 당 대표론으로 공감대를 이뤘던 안 후보와 윤 의원의 연대 여부도 관심사다. 안 후보(성남 분당갑)와 윤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 을)은 앞서 수도권 당 대표론을 공통분모로 '차기 총선을 고려한다면 수도권 당 대표 선출이 필수'라는 인식을 공유한 바 있다. 게다가 윤 의원은 당내 계파적 이해관계와도 거리를 뒀던 만큼, 컷오프 이후 안 후보와의 잠정적 연대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다만 일각에선 오히려 윤 의원이 '윤심 적자'로 낙점된 김 후보와 연대에 나서며 대세론에 의탁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대시계가 빨라진 여당 내부에선 최근 친윤계를 중심으로 차기 지도부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보좌해야 한다는 '당정 일체론'이 급부상 중이다. 이런 가운데 윤 의원이 용산과 당내 주류의 시선을 배제한 결정을 내리기엔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    

본지 취재에 따르면 현재 윤 의원은 특정 후보 지지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당권에 가장 근접한 유력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과 당 안팎의 여론을 살피는 등 향후 정무적 행보를 어떻게 가져갈지 구상 중이다. 아울러 예비경선 종료와 동시에 김기현·안철수 캠프 모두 윤 의원 측에 연대를 물밑 제안한 가운데, 14일 현재까지 윤 의원은 결심을 굳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 측 관계자는 본지에 "아직 (특정) 후보 지지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지지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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