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김준석 언론인] 내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선택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동훈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최측근 실세로 현 정부의 황태자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이후 더불어민주당과의 크고작은 정치적 전투에서 매번 승전보를 올리면서 보수진영 유권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역대 정부 그 어떤 법무장관보다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본인의 정치적 주가를 대중에게 어필한 셈이다. 특히 한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은 매번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정도다. 여권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승리시나리오를 벤치마킹한 한동훈 대망론마저 조심스럽게 불거질 정도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여야 차기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한 장관의 경쟁력은 기성 정치인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압도하고 있을 정도다. 여의도 국회의원 경력은 전무한 0선의 정치초보이지만 여권을 대표하는 차기주자로서 정치적 위상만큼은 수직상승했다. 성공적인 장관직 수행으로 검사로서의 최정점을 찍은 한 장관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여야 안팎의 분석과 전망을 집중 조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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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와 팩트 거야에 연전연승사이다 답변으로 우파, ‘눈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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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개각단행 시 한덕수 후임 실세형 젊은총리론 부상
22대 총선 최대승부처 수도권 필승 지휘할 간판스타 차출론

여야 전략가들은 한동훈 장관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의 의중이 최대 변수이지만 한 장관의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본인은 함구하고 있지만 여권 안팎에서는 최근 실세형 젊은총리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오는 5월 윤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전후로 예상되는 개각 과정에서 한동훈 총리라는 파격을 선보이는 셈이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모두 검사 출신이라는 점은 다소 변수지만 윤 대통령의 정면돌파형 정치 스타일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총리 발탁이 어렵다면 내년 총선 역할론이다. 여야 모두 한 장관이 22대 총선을 거쳐 여의도 정치권에 정식 데뷔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현 단계에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승리를 위해 지역구 출마를 선택하는 것이다.

정부 1주년’ 5월개각설한동훈, ‘장관에서 총리로’?

여권 안팎에서 꾸준히 나돌던 한동훈 총리론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인사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다. 이준석 전 대표는 202021대 총선 당시 서울 종로에서 낙선한 황교안 전 대표를 예로 들면서 한 장관의 정치적 선택으로 국무총리를 추천했다. 황교안 전 대표는 박근혜정부 시절 법무장관과 국무총리를 거쳤지만 서울 종로에서 낙선하면서 정치적으로 몰락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S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한 장관을 둘러썬 총선 차출론과 관련해 나중에 한동훈 장관에게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총선의 지휘나 간판 역할보다는 젊은 총리같이 행정부에서 계속 역할 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말을 사석에서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의 분석은 한 장관이 당선이 손쉬운 서울 강남권에 출마할 경우 정치적으로 큰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한 장관의 대중적 인지도나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야권의 거물과 맞붙어서 승리할 경우 정치적 자산이 되겠지만 이는 다소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법무장관을 거쳐 총리로서의 행보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동훈 총리론은 이번만이 아니다. 불발로 그치기는 했지만 지난 연말 신년 개각설이 쏟아질 때도 여권 안팎에서 아이디어 차원으로 거론된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때 지지율이 20%대 초반으로 폭락하는 레임덕 상황을 겪은 것은 물론 세월호 참사에 버금가는 이태원 참사로 엄청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취임 이후 크고작은 시행착오를 바로잡고 국정운영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중폭 이상의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설이 꼬리를 물었다. 대통령실 주변에서는 한 장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애정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농단 특검에서부터 문재인정부 시절 적폐청산 및 조국사태 수사에까지 한 배를 탄 것은 유명한 일화다.

최대 관건은 한덕수 총리의 거취였다. 한덕수 총리는 대과없이 윤 대통령을 보좌해왔지만 주요 현안에 대한 정무적 감각과 돌파력에서는 다소 아쉬운 대목이 없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동한 총리라는 파격카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었다. 다만 정치 경력이 짧은 데다 지나친 고속 승진은 부담이었다. 또 검사 출신이 지나치게 전면에 나선다는 비판이 야권에서 나올 수도 있다. 만일 윤 대통령이 여야의 관측을 깨고 한동훈 총리라는 파격카드를 선택한다면 이는 사실상 정치적 후계자로 낙점했다는 의미다. 총리는 보통 관리형 대독총리와 실세형 정치총리로 구분된다. 관료나 명망가 출신의 총리는 차기 구도와는 멀지만 실세형 총리는 다르다. 총리 낙점과 더불어 차기주자로 급부상한다. 역대 정부에서도 총리 출신 차기주자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참여정부 시절 고건·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이명박정부 시절 정운찬 전 총리, 문재인정부 시절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총리 등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개각을 단행한 적이 없다.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는 국면전환용 개각은 없다는 신념에 따른 것이지만 3월 이후 개각 수요는 넘쳐난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여권 지도부 재편은 물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도 변수다. 게다가 오는 5월이면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국정쇄신 차원에서라도 중폭 이상의 개각이 필수적이다. 만일 한 장관을 총리로 발탁한다면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 한 장관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서울중앙지검장 또는 검찰총장 하마평에 올랐지만 윤 대통령은 여야의 관측을 깨고 법무장관에 발탁하는 파격을 선보인 바 있다. 한동훈 장관을 내세워 국정장악력을 높이는 동시에 친정체제를 보다 강화할 수 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는 한장관. 뉴시스
정청래 민주당 의원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는 한장관. 뉴시스

정부 중간평가’ 22대총선수도권 승리 견인도

22대 총선은 1년 이상 남았지만 여야의 관심은 벌써 뜨겁다. 여권은 내년 총선에서 발목잡은 민주당을 심판해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반면 야권은 윤석열정부의 중간평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검사 독재정권의 폭주를 막겠다는 각오다. 여야의 설전이 불을 뿜는 가운데 최대 관심사는 역시 수도권 선거의 성적표다. 서울·경기·인천을 누가 얻느냐에 따라 총선 성적표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권 안팎에서는 한동훈 장관은 차기 총선의 기수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또는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보여준 차분하고 논리적인 이미지는 최대 강점이다. 김의겸, 고민정, 최강욱, 김남국 등 민주당 유력 의원들과의 설전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죽하면 민주당 안팎에서 한동훈 장관을 건드려봤자망신만 당한다며 정면대결을 회피하는 모습까지 나올 정도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한동훈 차출론이 뜨거워지는 것도 한 장관의 정치적 상품성 때문이다. 단순히 한 장관의 총선 승리가 아니라 수도권 선거 전체를 승리로 이끄는 바람몰이가 가능하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가 김기현 의원으로 결정될 경우 PK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해 수도권 선거를 지휘할 간판스타가 절실하다.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 역시 적당한 시간과 명분을 갖추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한동훈 장관을 내년 총선 선대위원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여권의 주요 전략가들은 한 장관의 총선 출마를 환영하면서 구체적인 지역으로는 수도권, 또는 서울 강남3구 출마를 예측했다. 국민의힘이 22대 총선에서 과반 승리를 얻기 위해 스타장관인 한 장관을 내보내 야권의 거물정치인과의 맞대결을 노린다는 것이다. 전대 다크호스로 떠오른 천하람 변호사는 한동훈 장관은 강남 3구에서 출마할 때 가장 각광받을 것이라면서 다른 데서 50% 득표할 것을 강남에서 60~70% 득표한다면 비례득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한동훈 장관의 향후 행보와 관련, “차기 총선에 출마를 할 것이다. 정치수업을 해서 대권 후보로 갈 것이라면서도 만약 한동훈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황태자로 그런 길을 간다고 하면 오세훈·홍준표 시장이, 원희룡 장관이, 안철수 의원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여권 차기주자들의 크고작은 견제에 시달릴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차기주자로서 대망론까지한동훈, 향후선택지는

한덕수 총리와 대화나누는 한 장관. 뉴시스
한덕수 총리와 대화나누는 한 장관. 뉴시스

한동훈 장관은 본인의 거취 논란이 확산될 때마다 적극적인 진화에 나섰다. 지난 연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놓고 당 대표 차출론이 불거질 때가 대표적이다. 한 장관은 중요한 할 일이 많기에 장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분명히 단호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정치적 확대해석을 일축한 것이다.

문제는 한 장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장관은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과의 설전에서 사이다 답변으로 승리하는 모습을 선보여왔다. 이는 여권의 간판스타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민주당 의원들의 몰아붙이기식 공세에도 당황하지 않고 팩트에 기반한 논리로 되받아치는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누가 싸움을 걸어도 연전연승이었다. 물론 반짝 인기만으로 차기 주자 반열에 올라설 수 없다. 크고작은 정치적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때문에 실세형 젊은 국무총리의 파격 발탁이나 총선 승리를 통한 여의도 정치무대 공식 데뷔, 그 어느 선택지이든지 간에 한 장관의 정치적 위상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한 장관을 바라보는 대중적 시선이 그러하다. 한 장관은 차기 지지율 조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등 여권의 내로라하는 정치인을 압도하고 있다. 세계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한 장관은 이재명 대표(24.6%)에 이어 11.1%를 기록하면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안철수 의원 6.9%, 홍준표 시장 4.9%, 유승민 전 의원 3.8%, 오세훈 시장 2.7%,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2.1%, 이준석 전 대표 1.4% 등의 순이었다. 한 장관은 아울러 대장동 비리의혹에 대한 수사 및 국회 체포동의안을 계기로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맞수로 성장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이 대표가 내년 총선까지 민주당 대표직을 유지할 경우 이재명 vs 한동훈의 맞대결 구도가 내년 총선까지 이어지면서 대중의 이목을 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야 사정에 정통한 한 정치평론가는 한동훈 장관의 정치적 위상과 파워는 이미 일반인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면서 현재권력인 윤석열 대통령과의 든든한 신뢰관계, 성공적인 장관직 수행을 통해 확보한 독자적인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 대장동 비리의혹 수사 과정에서 보여준 정면돌파의 전투력은 대중 정치인으로서 반드시 확보해야 할 3박자를 갖춘 셈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똑똑하고 일 잘하는현직 장관의 거취를 놓고 젊은 총리론이나 총선 자출론이 끊이지 않는 것은 역설적으로 한 장관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직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인사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엇갈릴 수 있지만 국무총리 파격 발탁이든 수도권 총선 출마든 여야가 계속해서 한 장관의 향후 행보를 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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