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10표 차이로 부결됐지만,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30명 이상의 이탈표가 발생했다. 이에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은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을 통해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배신표' 색출에 나섰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투표는 전체 299명 중 297명이 표결해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명로 과반 미달로 부결됐다. 10명의 추가 이탈표가 발생했을 시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수 있었던 만큼 아슬아슬한 표 차이였다. 결국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으나,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아 민주당에게 '상처뿐인 체포동의 표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내고 "더불어민주당은 오늘 윤석열 정권의 부당한 정치탄압으로부터 민의의 전당인 의회의 독립성을 지켜내고 민주주의를 수호해냈다"고 자평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28일 김미애 원내대변인의 입을 빌어 "이 대표의 '정치 탄압'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고, 이 대표는 사실상 정치적 파산선고를 받았다"라고 혹평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던 만큼, 30명 이상 이탈표가 나온 것은 사실상 이 대표 사법리스크 엄호를 위한 단일대오가 무너졌다는 게 중평이다.

'배신표' 명단 공유까지...격앙된 민주 당원 게시판 

이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은 표결 직후 권리당원 게시판 등을 통해 부결에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의원들을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뜻, 비명계를 지칭하는 민주당 강성 당원들의 은어)'으로 규정하며 색출 작업에 나섰다. 실제로 민주당 홈페이지는 강성 지지층이 몰리면서 접속이 마비되기도 했다. 

본지가 이날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을 살펴본 결과, 일부 당원들 사이에선 "'수박'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에게 18원 후원하기 운동을 추진해야 한다", "지도부는 공천 혁신안 발표만 해라 수박 쪼개기는 당원들이 해주겠다" 등의 비난이 주를 이뤘다. 또 한 당원은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체포동의안 부결표를 161표나 받았으니 노 의원을 당 대표 시켜라"라며 이 대표의 표결에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로 인한 당내 내분과 관련해 "의원총회에서 모은 총의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가 주는 의미를 당 지도부와 함께 깊이 살피겠다"라며 "당이 더 혼란이나 분열로 가선 안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당의 단일한 대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