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최근 악재 잇따라…흑자전환 시점 불확실성 증가
SK이노, 올 1분기 정유‧화학 중심으로 실적 개선 전망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SK온에 최근 악재가 겹치면서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연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8일 SK이노베이션의 종가는 15만100원으로 전일 대비 1.18%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 자회사인 SK온은 미국 포드와의 해외 합작공장 설립 계획이 무산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F-150 라이트닝 공장 창고에 보관돼 있던 차량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해 4주간 공장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K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포드자동차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이 최근 화재를 일으켜 생산 중단된 사태와 관련해 화재 원인이 배터리 설계상 근본적 결함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SK온은 “이 같은 화재는 드물게 발생하는 것으로, 배터리 셀 기술이나 전반적인 제조공정과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포드와의 협업을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확인하고 공정상 개선 조치를 취했으며,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이 생산을 재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주잔량 기준 톱3 고객사 중 하나인 포드향 라인의 운영 중단이 장기화되거나, 전략적 관계가 변경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신성장 전략에서 핵심인 배터리에 대한 불확실성도 증가할 것”이라며 “미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추진에도 불구하고 최근 포드가 CATL과 미시간 지역에 연간 35GWh 규모의 LFP 배터리 공장 설치를 발표하는 등 중국 배터리 밸류체인의 미국 진출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 역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배터리 수율 개선에 역량이 집중돼야 하는 시점에 F-150 라이트닝 사전 점검에서 결함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대규모 설비투자(CAPEX)에 따른 재무적 부담과 흑자전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소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19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은 올해는 지난해 대비 경유 마진 감소와 항공유 및 휘발유 마진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원유 대비 콘덴세이트(Condensate)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초경질유 정제설비(CFU) 가동율 개선에 따른 물량 증가 기회는 당분간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SK온 배터리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는 데는 시간 걸릴 것”

유진투자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 정유‧화학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만 배터리는 영업적자 2000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SK온의 영업 흑자전환 가이던스가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배터리의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배터리의 흑자전환 시기 지연을 반영해 전기차(EV) 배터리 영업가치를 하향 조정한다”며 “올해 SK온의 실적은 매출액 13조 원, 영업손실 4865억 원으로 예상되며, 배터리 영업가치는 10조 원으로 산정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사 기준 연간 투자비는 10조 원으로 계획돼 있으며, 현재 정유 업황 강세를 감안해도 차입금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반영해 목표주가도 기존 30만 원에서 28% 하향한 21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SK온의 흑자전환 시기가 지연되고 있는 점은 아쉽지만, 정유 시황이 견조하게 유지되며 SK이노베이션의 전사 실적이 빠르게 정상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주가는 23만 원을 유지했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899억 원으로 추정됐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고 관련 손실 감소 및 원유공식판매가격(OSP) 하락에 따른 정유 흑자전환(6076억 원)이 기대된다”며 “올해 1분기 정제마진은 중국의 수출량 확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석유제품 수출 제재와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휘발유·항공유 수요 증가로 견조한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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