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1절 기념사를 통해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주의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자유민주)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로 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선 잊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역대 대통령들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의 진실한 반성, 독도 영유권 침해, 위안부 문제 해결 등을 거론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20193·1절 기념사에서 3·1 독립운동 당시 “7500여 명의 조선인이 살해됐다며 대일 증오심을 섬찍하도록 자극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3·1 독립운동 후 백 년을 지나면서 일본은 과거 침략자에서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면서 협력을 역설했다. 그는 한·일관계의 파트너 협력 필요성은 복합 위기, 북핵 위협을 비롯한 엄혹한 안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더욱 요구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3·1 운동 정신을 망각하고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는 역대 대통령들의 천편일률적인 일본의 선() 반성과 후()관계개선 요구 도식을 뛰어넘은 과감하고 미래 지향적인 새 비젼 제시였다. 과거 대통령들의 3·1절 기념사와 비교하면 이재명의 비판대로 “3·1 운동 정신을 망각하고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윤 대통령의 한·일 파트너 강조는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을 표적 삼은 북한의 핵폭탄과 미사일 개발을 적극 감싸고 있는 엄혹한 안보 상황에선 피할 수 없는 요건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북한은 중·러와 북··3각 군사축을 구축해 남한 적화통일을 노리고 있다. 한국은 저 같은 북방 3각 군사축에 맞대응하기 위해 미국과의 협력만으론 부족하다. 이웃 일본과의 협력이 절대 요구된다. ··일 남방 3각 방어축을 튼튼히 세워 북한의 북방 3각 군사축에 맞대응해야 한다.

한국이 일본 식민통치 35년에서 벗어난 지도 78년이 지난다. 그런데도 아직 까지도 독도, 위위안부 배상, 강제징용 배상 등에 묶여 일본의 선반성-후관계 개선만 고집하며 어깃장만 놀 때는 아니다. 물론 일본의 식민통치와 소갈 머리 없는 사과 미진 및 배상 기피 작태 등에 대해선 꾸짖어 마땅하다. 그렇다고 해서 친북좌파 정권들처럼 북한의 반일노선에 비위 맞추기 위해 반일을 의도적으로 증폭시켜서도 안 된다. 북한의 한··일 남방 3각 방위축을 허물려는 북의 붉은 계략에 악용될 뿐이라는 데서 그렇다. 한국도 독일과 프랑스처럼 과거 구원(仇怨) 관계를 넘어 군사·경제적 파트너로 발전할 때가 되었다. 독일은 1870-71년 보불전쟁, 1914-18년 세계 1차 대전, 1939-45년 세계 2차 대전 때 프랑스를 침공, 참혹한 피해를 입혔다. 하지만 프랑스는 2차 대전 후 소련 공산제국의 팽창에 맞서 가치동맹을 위해 독일과 손잡고 자유진영을 지키고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 밖에도 한국은 이제 일본에 마냥 열등의식을 느낄 정도로 허약하지 않다. 한국은 더 이상 조선조 말처럼 일본 식민지로 농락당할 만큼 무기력한 나라가 아니다. 올해 안으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GDP)은 일본을 추월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MZ) 세대는 일본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42.3%인데 반해 부정적인 건 17.4%로 그쳤다. 또한 영화예술 측면에서도 이젠 항일을 주제로 한 영화는 극장가에서 좀처럼 먹히지 않는다고 한다. ·일 양국이 서로 협력해야 하는 파트너 필요성이 절실함을 엿보게 한다. 한국도 일본에 대한 피해와 열등의식에서 벗어 경제·안보·문화측면에서 당당한 파트너로 자임할 때가 되었다. 다만 일본의 식민통치만은 잊어선 아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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