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수 기회‧日수출 규제 해제 수혜’ 증권사 분석에 반등

SK하이닉스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주가가 17일 증시에서 모처럼 큰 폭으로 반등했다. 전날 7만 원대까지 빠졌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6.33%(5000원) 오른 8만4000원을 기록했다.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규제 철폐에 따른 수혜와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증권사의 분석이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1분기 영업손실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연일 뒷걸음친 바 있다.

이날 BN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을 4조9500억 원, 영업적자는 3조32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9%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봤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고평가손실 규모에 따라 적자폭이 더 커질 수도 있다”면서 “SK하이닉스의 재고는 올해 1분기에 정점을 기록할 전망이며, 2분기에는 정보기술(IT) 시장의 수요 개선으로 출하가 증가하고 재고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의 현재 주가는 불확실한 소비경기와 금융긴축 등 모든 리스크를 반영한 수준으로 저가 매수의 기회”라며, 목표주가 12만8000원을 유지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 4조3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실적 저점을 찍을 것”이라며 “2분기에는 영업적자 3조1000억 원을 기록해 적자 폭을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6일 도쿄에서 12년 만에 열린 한일 정상회담 성과 중 하나로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 철폐를 꼽았다. 김 연구원은 “일본과의 무역이 재개되면 보다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일본의 수출규제 철폐로 원활한 반도체 소재 수급이 가능해지고 소재 국산화 관련 연구개발(R&D) 비용 및 인력 투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메이커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1Q 적자 4조 넘을 듯…하반기 점진적 재고 부담 완화 기대”

메모리 업황 악화로 SK하이닉스가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지만 연중 점진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상반기 메모리 업황은 여전히 부진할 전망”이라며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4조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올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2조9000억 원으로 예상된다”면서 “2분기에도 제품 가격 하락은 지속되지만 가격 하락폭 완화로 재고평가손실 규모가 축소돼 영업손실은 1분기를 저점으로 지속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적인 감산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위 연구원은 “구체적인 감산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상반기 중 웨이퍼 투입량을 약 30%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현 시점부터 업황이 추가로 악화되는 만큼 감산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업황과 실적은 바닥을 지나고 있지만 그 바닥의 깊이가 예상보다 더 깊어지고 있어 올해 적자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처럼 급변하는 환경에선 매크로도 어닝 추정치도 널뛰기를 할 수 밖에 없지만, 비교적 오랜 경험으로 봤을 때 메모리 빅3가 모두 적자에 빠지는 지금과 같은 극단적 상황은 오래 지속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되며, 지금은 바닥을 지나고 있는 상황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 연구원은 “업체들의 감산이 진행되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 점진적인 재고 부담이 완화될 기대를 버릴 정도는 아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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