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일 국회 교육위원회는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 채택을 의결했습니다." 이건 오로지 더불어민주당 (이하 민주당)의 작품이다. 국민의힘 (이하 국힘) 의원들이 야당의 일방적인 독주에 항의해 불참했으니 말이다. 학폭을 근절하려는 민주당의 노력은 아름답다. 그런데 이들의 행동에는 진정성이 없다. 민주당이 학폭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지난달 국수본장에 임명된 정순신이 아들의 학폭 문제로 낙마하면서부터다. 계기가 어찌됐던 학폭에 관심을 갖는 건 좋은 일이 아니냐고 하겠지만, 수많은 학폭 중 정순신 아들에게만 집착하는 게 영 이상하다. 국힘은 여중생의 가슴을 만졌던, 정청래의 아들도 같이 조사하자고 했지만, 민주당은 들어주지 않았다. 국힘의 주장이 물타기인 건 맞지만, 성추행이 정씨 아들이 저지른 언어폭력보다 훨씬 심각한, 어쩌면 평생 갈지도 모를 트라우마를 남긴다는 여성단체의 주장을 고려하면, 이것 역시 같이 조사하는 게 맞다. 그러자 정씨 아들 청문회를 주장했던 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사건은 7-8년 전 벌어진 일이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지금 2차 가해의 고통을 받고 있다, 당신들 주장으로 인해 2차가해가 가중될 수 있다." 여기에 가해자가 당시 처벌을 받았으니, 지금 와서 조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 사건과 정씨 아들 사건은 불과 1년 차이밖에 나지 않고, 정씨 아들 역시 그 당시 처벌을 받았다. 그런데도 정씨 아들이 부정입학이라도 한 것처럼, 대학을 어떻게 갔는지 알아보겠다며 서울대 부총장까지 증인으로 채택했지 않은가? 정순신이 이 문제로 임명 하루만에 낙마한 반면, 정청래는 여전히 민주당 최고위원이라는 점도 형평성 측면에서 이해되지 않는다.

이보다 더 이해 안 되는 건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민주당의 태도다. 정순신이 비난받은 건 아들을 전학시키려는 학폭위의 결정에 맞서 대법원까지 가는 지리한 소송전을 벌였다는 점이다. 이것이 법 전문가인 검사의 지위를 남용한 것이 아니냐는 것, 그 기간 동안 피해자는 가해자와 같은 학교에 다니느라 더 큰 고통을 겪었을 터였다. 하지만 이는 조국에 비하면 약과였다. 조민의 입시부정이 기정사실화된 것은 20201223, 정경심 1심 판결을 통해 그녀가 제출한 7개 스펙이 모두 허위라는 사실이 밝혀진 뒤였다. 조국네 가족은 그깟 표창장 없어도 점수가 차고 넘쳤다고 거짓말을 하지만, 1심 판결문을 보면 탈락자와 점수 차이가 적어 위조서류가 없었다면 합격하지 못했다고 나와 있다. 설령 서류가 정말 합격에 영향을 안 미쳤다 해도, 위조서류를 내면 합격이 취소된다는 부산대 입시강령이 있었으니, 그녀의 입학은 취소되는 게 맞았다. 하지만 부산대는, 교육부의 눈치를 보느라 그랬는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 대학에서 법을 가르치는 법 전문가 조국은 바로 항소했고, 항소심마저 같은 판결이 나오자 대법원에 상고했다. 그러는 동안 진작 고졸이 돼야 할 조민은 부산대를 무사히 졸업해 의사자격을 획득한다. 조민으로 인해 의사가 못된 이들에게, 그리고 조국네 가족의 패악질에 질린 이들에게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야말로 2차 가해가 아닐까? 숙명여고 쌍둥이가 학교 선생인 아버지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자마자 퇴학 처분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조민이 받는 대우는 그저 따뜻했다.

조민의 입학취소는 선거에 의해 정권이 교체된 20224월에야 확정됐다. 당시 조국은 윤석열 당선자에게 이제 만족하시냐?’고 묻고 싶다는 글을 올렸지만, 표창장 등 서류 위조를 한 건 조국네 가족이라는 점에서 적반하장의 모범사례라 할만하다. 이게 다 아니다. 부산대 입학취소로 조민의 의사면허는 박탈되는 게 맞지만, 법 전문가인 조국이 부산대의 결정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낸 것이다. 그로부터 1년이 더 지난 지금, 조민은 여전히 의사다. 이것도 부족한지 조민은 김어준 유튜브에 나와 나는 떳떳하다고 외치고 있는 중이다. 이 정도면 조국이 정순신보다 수십배 더 나쁘다고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말한다. 민주당은 조민 청문회를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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