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번 주 개편...최고위, 대변인단, 정책·전략위 등 대거 물갈이 예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이수진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대적인 당직 개편을 고심 중이다. 정치권에선 이르면 이번 주 조직개편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국면에서 빚어진 당 내홍 수습과 비명(비이재명)계의 인적 쇄신 요구를 의식한 처사다.

이번 당직 개편으로 이재명 지도부가 난맥을 해소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인적 쇄신 규모와 대상에 따라 비명계 반발이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당 지도부) 인적 쇄신을 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으로 교체 대상이 누구인지 남아있기 때문에 이르면 이번 주(에 결정될 것)"이라고 조직개편 가능성을 밝혔다.

27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장 지도부부터 공석이 생겼다. 호남 몫 탕평인사로 지명됐던 임선숙 최고위원이 사의를 표명, 이 대표가 이를 수용한 상태다. 아울러 이 대표의 최측근인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 김병욱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김남국 미래사무부총장 등도 교체 대상으로 지목된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최근 지도부에 당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최근 '선당후사' 차원에서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라며 "당내 갈등 수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당직을 내려놓겠다는 취지의 결단"이라고 전했다.  

대변인단도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된다. 특히 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의겸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당헌 80조 '당직 유지' 유권해석이 당무위원회 '만장일치'로 의결됐다고 밝혔다가, '친문' 전해철 의원의 문제제기로 이같은 발언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비명계의 반발이 일었다. 이에 논란 진화를 위해서라도 김 의원이 대변인 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와 함께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임 최고의 공석을 채울 후임으로는 비명계 송갑석·이병훈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라와 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이재명 지도부는 줄곧 '친명(친이재명)계 일색' '이재명 사당화'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친명 색채가 옅은 인물로 채워질 공산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주류인 친명계 일각에선 비명계의 당내 요직 발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한 친명계 초선 의원은 "(비명계의) 인적 쇄신 요구가 과연 당을 위한 목소리인지, '안방 흔들기'인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비명계가) 당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다는 비판도 있다. 당직을 맡더라도 당무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당 안팎에선 민주당의 조직 개편이 당내 복합적 이해관계에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대표로선 탕평 인사로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게 최우선 과제이나, 그렇다고 비명계로 당 요직을 대거 채울 경우 사법리스크를 내재한 상황에서 영향력이 잠식될 수 있다. 

결국 인적 쇄신 대상과 수위가 민주당의 이번 조직 개편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대적 조직 개편으로 민주당의 내홍이 전면 봉합된다는 보장이 없는 데다, 오히려 비명계 반발만 키우는 패착이 될 수 있기 때문. 비명계는 총선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 직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이재명 지도부가 당내 서열 3위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 만큼은 최후의 보루로 여기고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 한 비명계 의원은 본지에 "이번 인적 쇄신의 핵심은 사무총장"이라며 "나머지 당직을 친명계가 아닌 인사들로 채우는 것은 들러리에 불과하다. 쇄신 진정성을 보이려면 사무총장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이 조직 개편에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 속에서도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은 비명계에 대한 십자포화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자신의 지역사무소 앞에서 개딸들이 '이원욱 원내대표 반대 집회'를 열었다며 "일부 유튜버들이 악마의 편집으로 악의적인 영상을 유포하더니 이제 사진까지 조작한다. 이제 개딸에 대한 분노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밀려온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이 대표가 연일 강성 지지층에 비명계 공세 자제령을 내리고 있지만, 먹혀들지 않는 모양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