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스크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코로나19에 억눌렸던 국민의 외부 활동이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막상 거리로 쏟아져 나왔지만 장기불황에 주머니 사정은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영끌로 내 집 마련 분위기에 휩쓸렸던 2030세대는 가파른 금리 인상에 매월 이자 갚느라 여념이 없다. 게다가 점심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소주 한 병 값도 5000원을 넘기고 있다. 이런 차에 코로나19로 주춤했던 각종 만남과 모임은 봄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혈기왕성하지만 한 푼도 허투루 쓸 수 없는 처지의 2030세대가 찾을 수 있는 초저가 외식업이 뜨고 있는 이유다.

- 고금리ㆍ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좋은 식당 인기몰이
- ‘초저가 외식업’…당분간 인기 끌 것으로 예상

서울 논현동 영동시장 먹자골목에 자리 잡은 ‘삼백호집’은 ‘고기로 배 채우는 집’이라는 슬로건 아래 삼겹살 300g을 초저가에 판매한다. 고금리ㆍ고물가 시대에 높아진 외식비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에게 가성비 좋은 고깃집으로 입소문나면서 좋은 평을 받고 있는데, 피크타임부터 늦은 밤까지 줄 서서 먹을 정도로 고객 반응이 매우 좋다. 주 고객은 2030 직장인들로 배부르게 먹고 마음껏 떠들고 얘기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 마음껏 먹으며 즐길 수 있는 장소 선호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직장인 조모(31) 씨는 “요즘 웬만한 삼겹살집 가격이 150g 1인분에 1만6000원이 넘고 심지어 2만 원대에 이르는 집도 많은데, 이곳은 가격 부담이 적다보니 친구들과 소주 한 잔에 마음껏 즐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라며 “왁자지껄하게 얘기하면서 고기와 식사를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젊은 층이 선호하는 마음껏 먹으며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선호되고 있는 것이다.

품질 좋고 값싼 소고기 메뉴도 있어서 구매력이 있는 중장년층 고객도 제법 많고, 주말이면 가족 외식 장소로도 선호되고 있다. 프리미엄 블랙앵거스 논꽃살과 차돌삼겹이 저렴하고, 세트 메뉴인 백호 소고기잔치는 눈꽃살과 차돌삼겹 600g과 된장찌개, 퐁당치즈, 구이채소 등과 밑반찬도 만날 수 있다.          

해장국 전문점 ‘달래해장’도 저가 전략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가맹사업 1년 만에 70호점 가맹점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달래해장은 해장국과 소고기 수육을 대표메뉴로 하는 외식업 프랜차이즈다. 육회비빔밤, 소불고기뚝배기 등 식사 메뉴와 매운 낙지볶음, 전골, 전 종류 등 안주 다양화로 밥집과 고기집, 술집이 결합된 창업 아이템이다. 

달래해장 역시 초저가 전략으로 인기를 끈다. 수육 메뉴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서 고객층이 남녀노소 두텁고, 식사 메뉴와 술안주 메뉴, 해장 메뉴가 다양하게 있어서 판매 시간대도 초저녁부터 밤늦게까지 꾸준히 매출이 오르는 점이 장점이다. 

- ‘다 메뉴 소량 판매’로 저가 전략 성공

‘역전할머니맥주’가 ‘다 메뉴 소량 판매’로 저가 전략으로 성공한 이후 ‘메뉴는 쪼개고 가격은 낮추는’ 외식업이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홍콩 레트로 차이니즈바를 표방하는 ‘용용선생’은 1930년대 홍콩 뒷골목을 콘셉트로 하는 프랜차이즈 주류 전문점이다.

짙은 컬러의 나무 인테리어와 붉은 네온사인으로 ‘레트로 글램(Retro glam, 화려한 복고풍)’분위기를 내며 깔끔하면서도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2030 젊은 층으로부터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용용선생 가맹본부 창업자 역시 30대 초반의 공동창업자다.

용용선생의 인기 요인 역시 저렴한 가격이다. 2030 세대가 처음에는 이국적인 분위기에 이끌려 방문하지만 재방문은 맛과 품질, 가격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고급 중국식당의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소주나 간단한 중국술과 함께 즐기기에 큰 부담 없는 장소다.

신개념 한국수산요리 전문점 ‘어사출또’ 역시 초저가로 최근 2030 고객이 급증하고 있다. 어사출또의 전국 120여 개 매장은 대부분 만석을 이루고 있고, 특히 올해 들어서는 가맹점 창업 문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어사출또의 단골고객들은 해산물요리 메뉴도 저렴하지만 소주 한두 병이면 친구와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서 자주 들른다는 것이 본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객은 매일 산지에서 직접 올라오는 신선한 활어와 각종 해산물과 소주 한 잔을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하게 즐길 수 있고, 가맹점은 본사에서 수산물을 국내 최저마진으로 공급받고, 매출은 상권 내에서 최상급 기록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점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어사출또 관계자는 “가족, 단체모임, 친구, 연인과의 새로운 추억 문화공간, 서민과 중산층이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국민 횟집’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어사출또가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것은 가맹본부가 경남 통영에서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가두리 양식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어사출또는 가족, 단체모임, 친구, 연인과의 새로운 추억 문화공간, 서민과 중산층이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국민 횟집’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이 2030 대상 초저가 외식업은 당분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 된다. 하지만 가격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맛과 품질을 도외시하면 얼마 못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맛과 품질,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어야 지속적으로 고객을 유인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거기에 맞는 전략을 세울 수 있을 때 창업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