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당(自黨) 대표의 방탄과 정부 비난에 몰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행태가 갈수록 가관이다. 마구잡이식 입법 강행은 물론이고, 하다 하다 과격 투쟁을 일삼는 종북단체나 강성노조의 행태까지 답습하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는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다. 오로지 한··일 안보협력 강화를 위한 한일관계 개선 노력을 방해하려는 목적의 거짓과 괴담 선동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23년 일본에서 관동(關東)대지진이 있었다. 이때 일본에서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 ‘조선인이 전국 각지에서 폭동을 일으켰다.’ 유언비어를 퍼트려 최소 6,000, 비공식 집계 2만 명 이상의 조선인을 사실상 학살했다고 한다. 거짓 괴담을 퍼뜨리는 행위가, 이렇듯 잔혹한 만행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그동안 우리 사회는 얼마나 건강하고 정상적이었을까.

우선 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관련한 당시의 광풍(狂風)을 살펴보자. ‘한국인의 광우병 발병 확률이 95%.’, ‘화장품과 생리대로도 인간광우병이 전염된다.’는 등 온갖 괴담이 유포되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소고기 중 미국산이 50%를 넘은 지 오래다. 광우병 걸렸다는 사람, 단 한 사람이라도 본 적이 없다. 20085월에 괴담이 횡행하자 뇌 송송 구멍 탁’, ‘미친 소 너나 먹어따위의 구호를 외치며 취재기자를 폭행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도 미국산 쇠고기를 열심히 먹고 있지 않을까?

2010326, 해군 장병이 46명이나 사망한 천안함 폭침 때도 천안함은 스스로 좌초했다.’, ‘내부 폭발로 인해 침몰했다.’, ‘미군 군함과 부딛혀 침몰했다.’는 둥 온갖 거짓 괴담이 유포됐다. 2011년 한미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수도료가 폭등해 빗물을 받아 써야 한다.’, ‘건강보험제도가 없어져 맹장수술비가 900만 원에 이를 것이다’, ‘우리 농업은 파탄 날 것이라는 등 온갖 괴담이 들불처럼 번졌다. 2014년 세월호 침몰 때도 고의침몰설을 비롯해 정부가 일부러 탑승객을 구조하지 않았다.’는 등 괴담이 유포됐다. 2016년 경북 성주에 사드를 배치할 때는 전자파 때문에 주민들이 암에 걸리고 인근 농산물이 씨가 마를 것따위의 괴담도 유포됐다.

그런데 지금 또다시, 종북단체도 아닌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수입하지도 않는다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 수산물 수입운운하며 괴담 퍼뜨리기에 과몰입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아예 일본까지 건너가서 외교적 상식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의원들도 있었다.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며, 한국에 건너와 쇼를 하겠다던 과거 일본 의원들의 행태가 절로 떠오른다. 특정 목적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이 거짓 괴담을 만들고 유포하는 수법을 자주 써먹는 이유는, 그것이 쉽고 단순하기 때문이다. 반면 거짓과 괴담에 대응해 진실을 설명하는 일은 복잡하고 시간이 걸린다.

최근, 북한 공작원에게 공작금과 지령을 받고 대한민국 질서를 무너뜨리고 정부를 공격하는 간첩질을 해온 조직원들이 체포된 바 있다. 이들이 한 짓이 한·미연합훈련 중단, 대북전단 살포 반대, 반일(反日)여론 조성 따위였다. 지금 와서 다시 돌아보면, 천안함, 세월호, 광우병, 사드 전자파 등을 빌미로 행해진 온갖 유언비어와 괴담 유포가 이뤄진 배경도, 결국 북한 정권의 지령에 따른 것은 아니었나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1990년 독일 통일서독에서 활동하던 간첩 3만 명의 명단이 드러난 바 있다. 하다못해 브란트(Willy Brandt) 서독 총리의 보좌관, 귄터 귀욤(Günter Guillaume)이 동독 비밀경찰 슈타지(Stasi)’ 요원으로 발각되기도 했다. 지난 1997년 망명한 황장엽은 한국 내 고정간첩이 5만 명이라고 말했었다. 노태우 정권의 이종구 국방장관도 1992년에, ‘2만여 명의 고정간첩이 있다고 발표한 적도 있다.

휵지어자, 필거편달(畜池魚者, 必去猵獺)’. 연못에 물고기를 기르려는 자는 반드시 수달을 제거해야 한다. 전한(前漢) 종실의 한 명인 회남왕 유안(劉安)회남자(淮南子)에 있는 내용이다. 일을 하고자 할 때는, 그 일을 방해하려는 자는 반드시 제거해서 해악을 미리 방지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내부의 적은 외부의 적보다 더 해롭고 위험하다. 우리 사회 곳곳에 파고들어 암약하는 북한의 꼭두각시들을 찾아내 엄단(嚴斷)해도 시원찮은 판국에, 일개 과격시민단체도 아닌 원내 제1당까지 괴담을 유포해 정권을 흔들고 나아가 국가안보에 위해를 주는 행위를 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진정 나라를 먼저 생각한다면, 거짓 괴담을 유포하는 선전선동 행위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그것이 원내 제1당이라면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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