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영업익 급감에도 국내외 증권사 목표가 줄상향
감산 발표 후 반도체 D램 현물가 13개월 만에 반등

삼성전자의 메모리 솔루션 둘러보는 관람객들 [뉴시스]
삼성전자의 메모리 솔루션 둘러보는 관람객들 [뉴시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한파로 올해 1분기에 역대급 ‘어닝 쇼크(실적 충격)’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상승세에 탄력이 붙으며 ‘8만 전자’ 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7일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하면서 업황 회복이 빨라질 가능성에 힘이 실리며 최근 주가가 상승 추세를 타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가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한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온 메모리 반도체 D램 현물 가격은 13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DDR4 16Gb(기가비트)의 현물가격은 3.235달러로 전날 3.21달러보다 0.78%(0.025달러) 올랐다. 이 제품의 현물 가격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3월 7일(7.873달러)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삼성 감산 결정으로 업황 반등 시점 앞당겨질 것”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반도체 업황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의 감산 결정으로 업황 반등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은 물론 외국계 증권사들도 삼성주가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 이후 골드만삭스, HSBC, 미즈호 등은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7만4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HSBC는 7만5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미즈호는 7만7000원에서 8만 원으로 각각 올려 잡았다.

이달 들어 국내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했다. 특히 IBK투자증권은 기존 8만 원에서 9만 원으로 올리며 삼성전자 목표가를 가장 높게 제시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쟁사들의 보수적인 투자 및 실적 전망으로 업황 바닥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D램 가격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2분기부터 낙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BNK투자증권(7만7000원→8만7000원), 하이투자증권(7만5000원→8만3400원), 신한투자증권(7만 원→8만2000원), 키움증권(7만8000원→8만 원), 신영증권(7만6000원→7만9000원), NH투자증권(7만2000원→7만9000원), 유진투자증권(7만2000원→7만8000원), 다올투자증권(7만1000원→7만5000원) 등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반도체 업황 하반기 이후 회복세 탈 가능성 높아”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삼성전자는 상당한 규모로 감산을 진행 중”이라며 “일부 테스트 및 부품 업체에 의하면 1분기 삼성전자에서 수주한 물량이 30%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현재 보유한 D램 재고는 경쟁사와 비교해도 높은 21주를 웃도는 수준으로, 향후 감산 수준을 오히려 확대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3000억 원으로 적자 전환할 전망이며,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1% 감소한 8조1000억 원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다만 삼성전자 주가와 역사적으로 동행해온 경기선행지표들 중 일부는 이미 반등세에 접어들었고, 삼성전자의 감산 발표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회복 속도를 앞당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면서도 “기존 감산 이외에 추가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줄이기로 공식화하며 적극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는 점은 시장 심리와 메모리 구매 수요 등 여러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메모리 업체들의 감산 공조가 잘 작동하게 된다면 설령 메모리 수요 회복이 더디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성수기와 공급 축소 효과가 발현될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2분기 실적 저점 이후 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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