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라레코드 SM엔터테인먼트가 키웠나?
‘아가동산’ 신나라레코드, 국악계·연예계 삼켜
SM엔터테인먼트의 답변할 수 없는 질문들

SM엔터테인먼트. [뉴시스]
SM엔터테인먼트. [뉴시스]

[일요서울 | 박정우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나는 신이다’에서 조명된 ‘아가동산’. 신도들을 중노동 시켜 얻어낸 수입으로 ‘신나라레코드’를 설립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최근 1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음반업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으며,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SM엔터테인먼트가 큰 공헌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나는 신이다 : 신이 배신한 사람들’ 5~6부에서는 김기순이 1982년 설립한 신흥 종교 ‘아가동산’이 조명됐다. ‘나는 신이다’ 제작진은 김기순이 신도들을 중노동 시키고 그 헌금으로 ‘신나라레코드’를 설립해 급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995년 ‘아가동산’에서 탈출한 주민들이 교단 측의 탈세와 사기, 살인 등 6가지 혐의를 신고했고, 수원지방 검찰청은 교주 김기순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1997년 법원은 살인과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조세포탈과 횡령 혐의는 인정돼 징역 4년에 벌금 56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김기순은 1억 원의 보증금을 내는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받았다.

국가법령정센터가 공개한 대법원판결 전문에 따르면 당시 재판부는 “아가동산 대표자인 김기순 씨가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 종말 등을 얘기하며 설교를 자주 하기는 했으나, 특별한 교리나 경전이 없고 예배와 같은 종교의식이나 포교 활동도 전혀 하지 않았고, 자유로운 탈퇴를 보장했기 때문에 사이비 종교로 볼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개신교 단체 및 종교계에서는 사이비로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또 “피해자들이 주장한 살인 사건에 대해서도 방법이나, 시체 처리에 관한 증거들이 여러 면에서 의문이 많고 명확한 동기와 물증이 없다”고 덧붙였다. 수사를 맡은 당시 담당 검사 ‘강민구 변호사’는 이와 관련 “폭행과 살인현장에서 10여 명이 그 상황을 목격했는데도 강민경 건은 사체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가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신나라레코드의 현주소, 음반·굿즈 시장 장악

‘아가동산’이 운영하는 ‘신나라레코드’는 1982년 개점 이후로 40여 년 동안 음반 시장을 장악하며 막대한 자본을 축적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신고 된 신나라레코드의 2022년 매출은 약1000억 원에 이른다. 

특히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는 음반·굿즈 구입과 관련해 ‘온신오핫(온라인은 신나라레코드, 오프라인은 핫트랙스에서 구입하기)’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사용되는 등 명성을 떨치고 있다. 신나라레코드는 음악방송 순위, 연말 시상식 등에 점수를 제공하는데, 다른 곳보다 반영이 잘 된다는 소문이 있어 자주 애용돼왔다.

뿐만 아니라 팬을 겨냥한 사인회, 팬 미팅 등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해 입지를 넓혔으며, 타 판매처에서 제공하지 않는 포토카드를 단독으로 제공하는 등 독점 혜택을 누리기도 했다. 이에 YES24, 알라딘 등 다른 구입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돼왔다.

어떻게 성장했나?… 국악계부터 시작했다

음반사업에 뛰어든 신나라레코드는 1983년부터 전통국악에 뛰어들었다.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명창들의 각종 명반을 복각·재생하는 사업을 기획했다. 이에 1990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전통국악 및 음반문화 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며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에 국악 명인 명창 음반화 사업, 신나라뮤직월드 설립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

당시 신나라레코드는 경기도 이천시(당시 이천군) 아가동산 내 1000평 부지의 소유권을 이성림 한국국악협회 이사장에게 이전할 정도로 각별한 관계에 있었다.

아가동산의 대외업무담당 정문교는 당시 신나라레코드 대표로 2003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돈이 되거나 대중들이 알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답변해 한국 근대 음악사의 ‘보고’ 역할을 해온 이로 보도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신나라레코드는 강남구 청담동에 3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용산 전자랜드에 300평 규모의 2호점을 내는 등 굉장한 속도로 성장했다. 

신나라 그리고 SM엔터테인먼트

신나라레코드는 현재 전방위적으로 엔터테인먼트사와 관계를 맺고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90년대 말 본격적으로 대중가요 시장에 뛰어들며 신화, HOT, S.E.S의 음반을 판매하고 쇼케이스 초대권, 팬 사인회를 진행하는 등 SM엔터테인먼트와 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위 아티스트들의 당시 앨범이 신나라레코드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현재 모두 품절된 상태다. 현재도 신나라레코드 굿즈샵에 등록된 아티스트 중 절반(EXO, Red Velvet, Super Jonior, TAEYEON, NCT127)이 넘는 수가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이와 관련 SM엔터테인먼트는 일요서울 취재진의 ‘신나라레코드와 SM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SM은 국내 음반유통사인 드림어스컴퍼니와 음반공급계약을 통해 음반을 공급하고 있다”며 “유통사인 드림어스컴퍼니가 신나라레코드와 음반공급계약을 맺은 것”이라 해명했다.

그러나 취재결과 드림어스컴퍼니의 2대 주주는 SM엔터테인먼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SM SM 측으로 ‘드림어스컴퍼니의 주요주주인 SM이 신나라레코드 측과의 거래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나’라고 질의서를 보냈으나, SM 측은 ‘답변할 수 없다’고 회신해왔다. 

즉답 피하는 SM, 둘의 관계는?

그럼에도 그간 신나라레코드 등 주식회사 미디어신나라의 매출성장에 SM 측이 기여해 왔던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신나라레코드 관련 불매운동이 열릴 정도로 팬들과 국민 여론이 좋지 않다. 이런 불매운동 전개 등의 상황을 고려할 때 SM 소속 연예인의 음반이나 관련 굿즈 유통을 배제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팬들의 요구도 있지만, 향후 이런 가능성에 대해서도 SM 측은 답변을 피했다. 

이와 관련 일요서울은 SM 측으로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반과 굿즈는 신나라레코드에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보이는데, 관계 관련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라고 질의했지만 “(내부적으로) 협의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는)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양 측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지 않은 현재, 2000년대부터 현재까지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 관계를 맺은 신나라레코드는 2021년 매출 765억 원, 2022년에는 988억 원의 매출액을 보이며 최근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pop이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예술의 힘을 보여주는 최근,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대규모 엔터테인먼트가 난감하다고 상황을 회피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아가동산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문제인 만큼 진실된 입장을 내놓은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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