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에 맞는 제품 차별화 전략이 '중요'

창업자와 고객만 있다면 돈을 벌기가 쉬울 것이다. 문제는 경쟁사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우리보다 훨씬 잘하는 경쟁사가 있다면 사업을 하는 것이 만만치않다. 골목 상권은 경쟁이 더 심하다. 열심히 해도 뛰는 경쟁자 위에 나는 경쟁사가 있으면 성공이 쉽지 않다.

치열한 경쟁속에서 골목상권의 손바닥만한 가게가 골리앗같은 브랜드와 겨뤄서 승리한다면 남다른 비결이 있을 것이다.

-  웰빙 바람이 불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  
-  생지를 매장에서 직접 구워 사용하는 방식으로 신선도 높여


목동의 19.8짜리 가게에서 출발한 피자알볼로가 대표적인 사례다. 피자헛, 도미노피자, 파파존스, 미스터피자 등 국내 외의 메이저 브랜드들과 겨뤄서 당당히 한국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목동의 작은 가게에서 출발한 피자알볼로는 브랜드파워도 없이 출발해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힘없는 소상공인이 글로벌 브랜드에 맞서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 글로벌 브랜드에 맞서서 성장할 수 있던 비결은

첫째, 트렌드에 맞는 제품 차별화 전략이다. 피자알볼로가 목동의 골목에서 19.8짜리 가게를 창업한 것은 2005년이다. 당시는 전국적으로 웰빙 바람이 불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이전만해도 피자는패스트푸드로 여겨졌다. 피자알볼로는 웰빙 트렌드에 편승해 요리피자를 강조했다. 매장에서 수제로 피자도우와 토마토소스, 피클을 만들어 건강과 신선함을 강조했다. 피자에 사용하는 치즈도 내츄럴 제품을 사용해 고급화했다. 매장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는 대신 고객에게 건강을 선사하는 전략은 청소년, 어린 자녀를 둔 목동의 엄마들에게 어필했다. 최근 피자알볼로는 목동버거라는 수제버거를 선보였는데 목동버거의 햄버거빵도 생지를 공급해매장에서 직접 구워서 사용하는 방식을 통해 신선도를 높였다.

둘째, 브랜드에 투자했다. 피자알볼로 이재욱 대표는 피자도우 장인인 동생과 함께 창업을 했다. 창업자금은 2500만원이었는데 이중 무려 500만원을 브랜드 디자인에 투자했다. 19.8 짜리 작은 골목상점이 디자인에 그정도 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쉽지않다.

하지만 이재욱 대표는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포장박스와 브랜드로고, 심볼마크 등에서 글로벌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런 이재욱 대표의 생각은 적중했다. 비록 허름한 작은 가게에서 만든 피자였지만 안방으로 배달된 피자의 외양은 어느 글로벌 브랜드 못지 않았다.

셋째, 피자에 대한 전문성이다. 창업성공에 필요한 자금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업을 성공시킬 창업자 역량이다. 이재욱 대표와 동생인 이재원 부사장은 둘 다 조리를 전공했다. 형 이재욱 대표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피자도우 및 원부자재 제조업체에 근무하던 피자도우 전문가였다. 동생 이재원 부사장은 미스터피자에 근무했는데 피자도우 경연대회에서 챔피언을 두 번이나 한 피자 장인이었다.

이런 전문성은 자금력도 부족하고 규모도 작은 피자 가게가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반석이 되었다.

넷째, 티핑포인트가 있었다.폭발적인 마케팅 효과를 얻은 피자알볼로의 티핑포인트는 우연하게 만들어졌다.

창업 후 처음 한 두달은 매출이 거의 없었다. 하루 3,4판 주문이 들어오고 월 매출도 200만원, 300만원에 불과했다. 장사가 안되니 형제간에 갈등도 생기고 예민해졌다. 어느 날 이러다 망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피자품질만 생각했지 마케팅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창업한 것이 문제였다. 전단지를 돌리기로 했다.

형제의 사진을 넣어서 피자장인을 강조하며 피자에 대한 포부를 전단지에 담았다. 그게 목동 주부들에게는 울림이 있었다. 일반 피자전단지와 다른, 청년들의 꿈이 전해진 전단지를 돌린 후 동네 주부들이 형제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매출도 덩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더구나 그전단지가 당시 유명한 맛집대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PD에게까지 전달돼 당시 큰 인기를 모으던 맛대결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다. 형제는 그 프로그램에서 햄버거와 대결해 이겼고 이 방송이 티핑포인트가 됐다. 매출이 급속히 오르고 연예인들이 매장을 찾아오고 사람들이 피자를 사려고 줄을 섰다. 티핑포인트도 전단지를 돌리는 작은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걸 알려주는 사례다.

다섯째, 브랜드철학과 원칙을 지킨 것이다, 방송 출연 후 유명세를 타면서 유혹의 손길이 많았다. 투자를 해주겠다, 같이 사업을 하자, 프랜차이즈로 성장시켜주겠다는 유혹이었다.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이재욱 대표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그런 제안을 거절했다.

지금도 이재욱 대표는 그때 유혹의 손길을 뿌리친 게 경영에서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급하게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는 대신 원칙과 철학을 지키면서 사업성을 검증하고 시스템을 구축한 후 가맹점을 개설했다. 그 결과 출발은 늦었지만 성공한 가맹점들이 입소문이 나면서 어느 시점부터 급속한 성장이 가능했고 성장통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여섯째 조직 관리다. 마치 단세포 동물이 복잡한 유기체로 진화하듯이 기업도 조직의 기능이 분화되고 발전해야 잘 성장할 수있다. 피자알볼로는 조직원들의 자발성을강조하고 조직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드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일곱째 장사가 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가맹점주가 사업에 신경을 쓰지 않거나 매장의 상권 입지가 좋지않다면 사업에 실패하는 매장이 많을 것이다. 피자알볼로는 직접 배달도 할수 있는 젊은 사람, 자기자본금 70% 이상인 사람 등 가맹점주 선발을 까다롭게 했다. 매장도 몰에는 입점하지 않고 2차선 편도에 접한 1층 매장을 고집했다.

- 피자에 우리나라 로컬 농산물을 적극 활용

여덟째 개성있는 브랜드 컨셉이다. 피자알볼로는 대한민국 피자를 표방한다. 피자 이름도 한국적으로 작명을 하고 흑미가 들어간 도우를 개발하는 등 피자에 우리나라 로컬 농산물을 적극 활용했다.

이런 K피자 컨셉은 이탈리아에서 출발해 대부분 비슷비슷한 메뉴 일색인 피자 시장에서 피자 알볼로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지금 피자 알볼로는 대한민국 100대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선정돼 글로벌 피자브랜드와 당당히 어깨를 겨루고 있다.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자사앱을 개발해 배달앱 활용에 따른 가맹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19.8m2짜리 골목가게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피자 브랜드로 성장한 피자알볼로 사례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골목상권의 소상공인 유니콘 기업육성 프로젝트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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