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선언’, 북핵 위협 실질적, 즉각적 대응력 높였으나 남,북,미 대화도 중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현 정부 외교전략의 백미라 할 한미정상회담의 결정체가 확인됐다. 최근 말도 많고 논란이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한일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한.일간 미래지향적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한 이후 성사된 한미정상회담은 한미일 경제, 안보의 틀을 일단락시킨 셈이다.

아울러, .중 간 패권 다툼의 격화, 러시아 우크라 침공으로 시발 된 나토와 러시아의 대립 국면의 심화 그리고 북핵 도발로 아태지역까지 확장된 신 냉전 대립 구도속에서 성사된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 주도의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공동전선을 보다 명확하게 한 것은 분명하다.

유럽이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 나토 회원국을 중심으로 한 공산권 공동전선을 강화해오고 있다면, 중국의 대만 침 공설, 북 핵 도발로 촉발된 아태지역과 한반도 등 국내외 안보 불안 상황은 한..삼각 안보 체제를 강화시키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핵심은 갈수록 대남, 대미 도발 수위를 에스컬레이트화 해온 북한에 대해 한미가 워싱턴 선언(Washington Declaration)’이라는 특별선언을 통해 전례 없이 강경하고도 확고한 핵 확장 억제전략을 선포한 것이다.

또한 워싱턴 선언의 정점은 한국의 핵무장론을 잠재우고 북핵 위협에 실질적, 즉각적 대응을 보다 명확하고 구체화한 한·미 핵 협의 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NCG) 신설이다. 이는 북 핵 위협이 미국까지 직접 겨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젠 미국의 핵우산 제공이라는 소극적, 전통적 한반도 전략에서 보다 공세적, 직접적핵 대응 전략으로 전환했음을 의미한다.

나아가 지금껏 대한민국 역대 보수, 진보 정권을 망라하고 강온 양면, 당근과 채찍이라는 전통적인 대북 정책의 전환이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북 핵 위협에는 한미의 군사적 대응과 함께 또 한편으로는 한반도 평화유지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키 위한 다양한 대화채널의 가동을 병행해온 방식에서의 탈피이기도 하다.

이러한 힘에 의한 한반도 평화 유지, 아태지역 안보 전략의 전환이라는 점을 보다 분명히 한 것은 한.미 정상간 메시지에서 더 확고하게 드러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핵 공격 시 북 정권 종말을 직접 공언했고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상대방의 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 달성이라고 천명함으로써 외형상 남북 대화, 북미 대화 전략과 로드맵은 아예 테이블에 오르지조차 않았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이번 워싱턴 선언이 기존의 미국의 한반도, 아태지역 군사, 안보 균형의 전통적 전략과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으면서도 북 핵 위협에 실질적, 즉각적, 실효적 대응 전략이라는 평가임에도 불구하고 북 핵 위협이 누그러질 것이란 전망은 난망하다. 오히려 북한은 대북 적대정책전쟁 책동의 노골화라는 기존 반발에서 더 한발 나아가 핵 실험 강행과 군사 정찰 위성 발사로 맞대응할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워싱턴 선언을 통해 북 핵 위협에 보다 실질적으로 대응케 한것은 무엇보다 큰 성과라 할 수 있겠지만, 한반도가 미.중을 중심으로 한 신 냉전 구도속으로 한발 더 성큼 깊게 발을 들여 놓은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세계사에서 과거 냉혹한 냉전체제에서도 공산권을 허물어지게 한 것은 끝없는 자유 서방 진영과 공산 진영간의 물밑 대화외교력이었다. 구 소련을 무너지게 하고 유럽 공산권 장벽을 허물어 뜨린 것도 얼음장 같은 냉전속에서 끝없이 추구한 대화와 교류, 외교전의 성과였음이 역사를 통해 교훈을 주고 있다.

.미정 상회담에서 확고한 한반도 핵 안보 전략의 공유라는 성과는 큰 의미가 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당장의 북 핵위협에 무슨 한가로운 대화와 평화 타령이냐라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북미 대화, 남북 대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라는 궁극적 목표는 한.미간의 일관된 목표라는 점을 한 줄, 한 마디라도 남겼다면 더 금상첨화가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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