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保守)’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확실히 진보(進步)’는 아니다. 보수의 사전적 반대어는 파괴(破壞)’. 진보는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다. 하지만 보수당이 집권했을 때 오히려 국가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더 많은 진보가 이뤄졌다. 그러므로 진보라는 용어 자체가 특정 진영만의 전유물(專有物)이 될 수 없다.

파괴(破壞)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때려 부수거나 깨뜨려 헐어 버림’, ‘조직, 질서, 관계 따위를 와해하거나 무너뜨림을 의미한다. 현재 제1야당의 행태를 놓고 보더라도 보수와 진보가 아니라, ‘보수와 파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말과 언어가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규정하고 사회적 규범과 문화를 정의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보수세력은 언어의 전쟁을 사실상 방치하다시피 해왔다. 특히 진보세력을 늘 입에 올리는 더불어민주당을 한번 살펴보자. 적어도 문재인 정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왜 진보가 아닌, ‘파괴 세력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그들은 국민을 파괴했다. 국민을 남녀·세대·지역·보수와 진보로 갈가리 찢어 내 편은 무조건 선(), 네 편은 무조건 악()으로 규정했다. 국민을 친일과 반일(反日)로 갈라 선전선동으로 끝없이 분열시켜왔다. 문재인 정부는 특히, 정권을 잡자마자 적폐를 청산한다며 온 정부 부처를 비롯해 기관들을 들쑤셔 겁박하며 사람을 몰아내고 사회적으로 매장시켰다. 이 과정에서 200명이 구속되고 5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친정부 성향의 시민단체와 좌파적 소기업들에게는 혈세를 조건 없이 퍼줬다. 그러면서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드루킹 선거조작 사건, 라임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건, 대장동 백현동 택지개발 비리사건,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유재수 감찰 방해 사건 등 문재인 정부의 비위 사건들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거나 수사를 방해했으며, 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을 통해 퇴임 후 자신과 주변인들에 대한 검찰수사까지 사실상 방해했다.

안보도 파괴했다. 지금도 외교 안보와 관련된 사안들에 대해 반일팔이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을 편 가르고,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5년임기 내내 입으로만 평화를 말하는 김정은에게 속아 북의 핵 개발만 도와주면서도 대북평화쇼에만 취해 있었고, 그 사이에 북의 핵 개발은 갈수록 고도화됐다. 주적 개념도 삭제하고, 북한은 지키지도 않는 9.19 군사합의를 통해 우리 군의 훈련만 일방적으로 제한하고 방해했다. 도리어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우리 국민을 처벌하는 법안을 만드는가 하면, 돌아가기 싫다는 북한 군인을 강제 북송시키고, 우리 국민이 총살당해도 오히려 모욕하고 북한만 감쌌다.

경제를 파괴했다. 마구잡이식 퍼주기, 빚을 내 흥청망청 쓰는 정책으로 1948년 건국 후 역대 정부 70여년간 6602천억원이던 빚이, 문재인정부 집권 5년간 홀로 4155천억원이 늘어나 빚 총액이 10757천억원이나 됐다. 정부재정통계매뉴얼(GFSM)에 따른 공공채무 1,500조 달성, 부채증가비율 세계 1(15.4%) 달성이라는 파괴적 결과를 자발적으로 만들었다. 기업, 시장, 노조 정책으로 국고를 탕진됐고, 경제적 양극화(빈부 격차) 심화로 서민들 삶이 피폐해졌다. 탈원전으로 한전을 빚더미의 폐허로 만들다시피 했고, 4대강 보를 파괴한다며 홍수와 가뭄을 자초했다. 자칭 '소득주도성장'은 도리어 소상공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100조를 쏟아부은 일자리 확충 쇼는 노인 알바 등 용돈 퍼주기 부업 30여만 개만 만들고 진짜 일자리는 180여만 개가 사라지도록 했다. 수없이 반복된 2828패의 엉터리 주택정책에 따른 주택가격 폭등은 부동산 시장 자체를 고통스러운 신음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제도 개혁 등 미래세대를 위해 꼭 해야 할 개혁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회피했다.

정당과 국회,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도덕적 파탄, 범죄혐의를 받는 자들을 비호하는 데 앞장섰다. 정당 파괴적 훌리건들을 양념이라 옹호하며 정적들에 대한 사실상의 테러를 조장했다. 토론과 합의의 장이어야 할 국회를 일방적 입법 폭주의 공간으로 전락시켰다. 그 과정에서 위장 탈당과 복당도 예사로 했다. 법을 어기고, 돈을 받아먹은 범죄자, 성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도리어 옹호하고 감쌌다. 그것도 모자라 범죄혐의자를 위한 방탄에 당 전체가 동원됐다. 파괴적 조폭의 행태가 절로 연상된다.

불과 몇 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더불어민주당 구성원들과, 자칭 진보 진영의 위선적이고 이중적 행태는 차고도 넘친다.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멀쩡한 곳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이렇게 단기간에, 이렇게 철저하게 파괴적인 정치 행위를 해온 세력에게 언감생심 진보라는 아름다운 단어가 어울릴 수 있단 말인가. 문재인 이전의 민주당과 정부는 이 정도로 파렴치하고 파괴적이진 않았다. 미꾸라지 몇 마리가 온통 민주당을 하수구로 처박아 넣고 있다. 그런데도 반성과 참회는커녕 도리어 ‘5년의 성과운운하는 전직 대통령과, 그를 추종하거나 이용하는 정당과 그 세력들의 모습은 참으로 파괴적이고 기괴하다. 이런 행태를 계속하려면 진보라는 가짜 껍데기는 차라리 시궁창에 내다 버려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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