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고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돼가면서 정치권이 온통 내년 선거결과에 목메고 있다.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당 대표 사법리스크에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수십명의 자당 의원이 실명으로 돌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대표발 사법리스크로 민주당은 가을 비대위 체제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고 돈봉투 사건에 연론된 인사들은 공천 배제전 탈당후 신당에 참여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당을 휩쓸고 있다. 사실상 당 대표와 함께 거론된 인사들이 내년 총선에서 전면에 나서거나 공천받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고 집권여당 역시 내년 총선을 맞이해 형편이 좋은 것은 아니다. 당장 민주당발 쌍둥이 위기속에서도 국민의힘 당 지지율은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기현 지도부 갖고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다. 국민의힘 역시 비대위 체제로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당내에서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한지 1년이 지나가지만 대통령실과 정부부처간 엇박자에 민감한 외교전에서 말 실수가 나오면서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미일 공조체제 방점을 찍으면서 북중러와 관계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화끈한 정면승부가 국내정치에서는 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외교전은 정치와는 다른 전문영역이다. 다만 미국 국빈방문  성과로 인해 지지율 상승 기대감이 있지만 국민의힘까지 영향을 줄 지는 미지수다.

야당이야 내년 총선을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심판으로 몰고 갈 심산이고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여소야대라는 벽을 뚫고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인 하반기 국정운영을 위해서라도 표를 달라고 할 공산이 높다. 문제는 지금처럼 여야가 죽기살기로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중도층.무당층이 머물곳이 없어 총선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들다. 늘 그렇듯이 누가 누가 잘하느냐가 아닌 누가 더 못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교차해온 역대 선거 경험상 내년 총선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 같아 우려스럽다.

특히 국가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여당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당과 대통령실이 한몸처럼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보긴 힘들다. 오히려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당이 잘 못해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아먹고 있다는 푸념도 들려온다. 당 역시 윤 대통령의 특유의 정면승부 스타일과 그립형 리더십이 당의 지지율에 플러스가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나온다.

집권세력이 패배론적 시각에 빠져 벌써부터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개각과 대통령실 인적쇄신을 두고 당.대의 시각차다. 국민의힘내에서는 집권 1년차를 맞이했으니 대통령실과 정부부처에 대한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기대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선긋기를 하고 있다. 당의 속내야 대통령실과 정부기관에 갈 사람들이 상당수 대기하고 있는데 청와대는 차일피일 미루니 환장할 노릇이다.

반면 대통령실은 작심하고 야당에서 내년 총선을 정권 심판론으로 몰고가려 하는데 대폭 개각이나 대통령실 개편은 그 빌미를 준다는 점에서 부담스럽다. 인사청문회 역시 또 다른 뇌관이다. 몇 명을 교체하든 여소야대 정국에서 거야는 인준안을 쉽게 통과시키지 않을 공산이 높고 청문회 과정에서 흠이 드러날 경우 그 후폭풍은 고스란히 윤 정부가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미 순방이후 대통령실 소폭 개편과 정부부처 순차 개각이다. 이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선거전 개각은 가급적 축소시키고 웬만하면 조용하게 보내 내년 총선에서 대통령 중간평가라는 말이 안나오길 바랄뿐이다. 여의도와 용산이 한몸처럼 움직여도 선거에서 될까말까한데 자기만 살겠다고 하는 것 아닌지 서로 돌아다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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