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 최고위원 3일 국회 소통관서 기자회견 진행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박철호 기자]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박철호 기자]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사면초가에 몰린 모양새다. 이미 잇따른 구설수로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된 태 최고위원은 최근 대통령실 '공천 개입' 관련 녹취록 파문과 쪼개기 후원금 의혹까지 휩싸인 상황.

아울러 당 내부에서도 태 최고위원을 향한 책임론이 급물살을 타자, 그는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논란이 '태영호 죽이기' 식 정치공작이자 가짜뉴스라고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현재 국민의힘 윤리위는 태 최고위원의 'JMS(Junk·Money·Sex, 쓰레기·돈·성) 민주당'이라고 적은 페이스북 홍보성 게시글과 "제주 4·3사건은 김일성 일가의 지시" 발언 등에 대해 징계 심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 최고위원은 지난 1일 MBC 보도를 통해 그가 보좌진에게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공천과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고 발언한 녹취록이 공개되며 또 다른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당 내부에서는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기된 수직적 당·청 관계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반응이다.

이날 태 최고위원은 최근 보좌진과의 대화 녹취록이 공개된 데 대해 "이번 사건의 본질은 보좌진 전체가 참석한 회의에서 제가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됐음에도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최고위원으로서의 활동 중심을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다시 한 번 이 수석과는 최고위원 발언 방향이나 공천에 대해 그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쪼개기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서도 "너무나도 황당해 말이 나가지 않는다. 후원금 모금과 관련해 단 하나의 오점 없이 당당하다는 것은 이 자리에서 밝힌다"라며 "매해 1억5천만 원의 후원금을 미달한 적이 없었고, 수천 명의 후원자들은 제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전국에 계신 소액 후원자들이다. 공무상 취득한 후원 정보가 아니고서야 알 수 없는 후원자 신원 자료까지 다 알고 명단까지 언론에 넘겼다는 것은 심각한 불법행위"라며 법적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앞서 이날 인터넷 언론인 노컷뉴스는 태 최고위원이 지역구(서울 강남갑) 기초의원들로부터 일명 '쪼개기' 수법으로 모금된 정치후원금을 전달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어 태 최고는 "앞으로 저를 정치권에서 퇴출시키려는 음해성 정치공세와 막후 작전 가짜뉴스는 더 많이 나올 것이고 태영호 죽이기는 더 거세질 것"이라며 "저는 때리면 때릴수록 더욱 강해지는 강철 같은 정치인이 될 것이다. 저에게는 김정은 독재 세습 왕조를 무너뜨리고 평화통일을 이룰 역사적 사명이 있다. 앞으로도 오직 제게 주어진 한반도 평화 통일이라는 역사적 사명만을 생각하며 뚜벅뚜벅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태 최고위원을 향한 책임론 메시지를 연일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태 최고위원이 별도로 사과를 하든 정치적 책임을 지든 조금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언론 공지를 통해 김기현 대표가 태 최고위원의 최근 논란에 강한 우려를 표하며 윤리위가 해당 사건을 병합해 판단해 줄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태 최고위원이 이날 자신의 논란을 '정치공세'로 일축하며 대북 관계 등 본인의 역할론을 적극 띄운 것도 사실상 최고위에서 중도 하차할 의사가 없음을 간접 표명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와 별개로 재차 대통령실 당무개입 의혹 불씨를 당긴 태 최고의 녹취록 파문이 총선을 앞둔 당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국민의힘 윤리위는 오는 8일 태 최고의 소명을 듣고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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