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권에 들어왔을 때부터 정치권 내에서는 권성동-장제원등을 윤핵관으로 불렀다. 권 의원과 장 의원은 지근거리에서 도움을 주고 결국 대선승리를 안기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친윤계 핵심 의원들이 이준석 지도부 붕괴, 3·8 전당대회, 원내대표 선거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윤핵관 권력구도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원조 윤핵관인 권성동-장제원 간 갈등이 생기면서 그 틈을 신핵관들이 비집고 들어갔다. ·구핵관 조명을 통해 친윤계의 신 권력구도를 조명해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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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윤핵관 권성동-장제원 파워게임속 정중동행보
- 신핵관, 박성민.박수영.이철규 3인방 부상중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된 가운데 국민의힘 친윤계 권력 지형에도 변화가 일어나며 핵심 인물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권성동, 장제원, 윤한홍, 이철규 의원 등은 윤핵관 4인방으로 불렸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권에 입문했을 때부터 대선 승리까지 전 과정에서 힘을 보탰다. 이들은 정치 경험이 없어 여의도 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윤 대통령을 위해 살신성인하며 당내 경선·본선 등 대선 전반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윤핵관이라는 비판까지 감수해야 했다.

윤핵관 4인방, 권력지형 변화

실제 장 의원은 안철수 대선후보와 단일화 성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인수위원회 출범 후에는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아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로 인해 인수위 시절에는 인수위 인선부터 조직 구성까지 실무작업을 총괄했다. 당시 장 의원을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사 등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또 인수위가 종료 된 뒤 국회로 돌아와 친윤계 공부모임 국민공감을 만들었다. 장 의원은 특히 이준석 전 대표 처리 문제로 이 전 대표 측과 대립하며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대통령실 비서실장 임명설 등 온갖 구설수에 올랐지만 윤 대통령의 굳건한 신뢰를 재확인하며 윤석열 정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권성동 의원도 대선 초기 캠프를 총괄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원내대표에 당선되며 당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후 지도부 공백이 생기는 등 이 과정에서 당내 혼란과 국정 난맥상에 책임을 지고 5개월여만에 물러났다.

윤 의원은 인수위에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팀장 등의 중책을 맡았지만 최근에는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 의원은 친윤계 핵심 중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다. 친윤계 공부 모임인 국민공감의 총괄 간사를 지냈고, 김기현 대표 취임 이후 당의 살림과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책임지는 핵심 직책인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전대 거치면서 권성동 지고장제원 뜨고

그런데 3·8 전당대회를 전후로 윤핵관 내 권력 지형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장 의원이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모임인 국민공감출범에 앞장서자, 권 의원이 계파모임으로 비칠 수 있다. 앞장서서 막겠다며 견제했다. 이때부터 두 사람의 사이는 멀어졌고, ‘윤핵관들의 파워게임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로 인해 윤핵관 내부도 권성동파장제원파로 갈라졌다. 장 의원은 박수영·김정재 의원 등과 가까운 반면 윤한홍 의원 등은 권 의원과는 가깝지만 장 의원과는 사이가 먼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뉴시스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뉴시스

그리고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김기현 의원 등 후보군들이 넘쳐나는 상황이었지만 권 의원도 오래전부터 당대표 출마를 결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여권 내에서는 권 의원이 윤석열 정부를 위해 총선승리를 이끌겠다는 명분으로 출사표를 던질 경우 해볼만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특히 윤핵관의 핵심인 장 의원의 지원까지 있다면 당권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 이 때문에 권 의원은 당시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준비 작업을 모두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 의원이 김기현 의원을 당대표 후보로 선택했다. 이른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를 꺼내면서 전당대회 구도는 권 의원의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김 의원이 친윤계 대표 후보로 거론됐고, 대통령실에서도 김 의원을 당 대표 후보로 선출했다는 보도와 소문이 확산되자 권 의원은 고심 끝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권성동-장제원간의 불화설이 흘러나왔다. 이를 기점으로 윤핵관 양대산맥이었던 권 의원은 지고, 장 의원은 승승장구했다.

실제 장 의원은 김 의원의 당선을 위해 유력 후보들과 설전을 벌이는 김 의원을 적극 지원했다. 김 의원은 과반을 넘겨 결선 투표 없이 1차에서 당선됐다. 더구나 김 의원이 출범한 후 장제원계 의원들이 주요 요직을 맡으면서 존재감이 부각됐다.

반면, 권 의원은 전당대회 후 가끔 중요한 현안에 대해서만 페이스북에 입장을 밝히는 등 로우키 행보를 보였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전직 의원은 두 사람의 관계 회복이 지금까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대.원대선거 박수영.박성민.이철규 신핵관등극

이철규 사무총장. 뉴시스
이철규 사무총장. 뉴시스

이처럼 장 의원이 핵심 실세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듯 보였으나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거치면서 또 다시 윤핵관 내 권력 지형에 변화가 생겼다. 실제 원내대표 경선에서 나섰던 김학용-윤재옥 의원은 모두 친윤계로 분류됐다. 장 의원은 김 의원을 미는 분위기였다. 장 의원과 김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 시절부터 가까운 사이였다. 반면, 윤핵관으로 분류됐지만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초선의 박성민 의원이 윤 의원을 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한 인사는 원내대표 선거는 장 의원과 초선의 박성민 의원의 대리전으로 불렸다그 결과 박 의원이 지원한 윤 의원이 당선되면서 여권 내에서는 박 의원이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박 의원이야말로 떠오르는 윤핵관, 실질적인 윤핵관고 평가했다. 실제 박 의원은 김기현 지도부에서 중요 요직인 전략기획부총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울산 중구를 지역구로 둔 초선 의원이다. 울산지역 구청장 출신인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이 검사시절부터 알고 지낸 정치인이다. 대선 이후 이준석 당대표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윤석열 당선인-이준석 대표간 중재 및 화해 등 가교역할도 했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을 오랜 시간 알았던 만큼 충성도가 높고, 윤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도 박 의원에 대한 신뢰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권 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김기현 대표보다 박 의원과 소통을 더 많이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또 경찰 출신인 이철규 의원은 다른 친윤계와 달리 윤 대통령에게 꾸준히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강원도에 지역구를 둔 권 의원을 제치고, 신핵관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생각을 읽고 막후에서 필요한 일을 하는 데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박수영 의원도 대선과 당 대표 선거를 거치면서 최근 신핵관으로 분류되고 있다. 초선으로는 이례적으로 여의도연구원장까지 맡았는데, 이를 두고 여권 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직접 박 의원을 했다는 소문이 나올 정도로 신핵관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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