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전야제에서 참가자들이 민주평화대행진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전야제에서 참가자들이 민주평화대행진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여야가 민주화 정신의 본산인 광주로 총집결한다. 총선시계가 빨라진 가운데, 민심 유동성이 커진 호남 민심을 선점하기 위한 정치권의 표심잡기 행보다.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진행되는 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에는 여야 지도부와 현역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5.18 민주유공자 후손이 미래세대 대표로 운동 경과를 현장에서 알리고, 참석자 전원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수순으로 거행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5.18 민주화운동 희생 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김병민 최고위원, 윤 원내대표, 김 대표, 김정현 광주시당위원장, 조수진 최고위원.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5.18 민주화운동 희생 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김병민 최고위원, 윤 원내대표, 김 대표, 김정현 광주시당위원장, 조수진 최고위원. [뉴시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광주행 KTX 특별열차에 올랐다. 일부 해외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운 일부 의원들을 제외한 전원이 광주를 찾는다. 김기현 대표 등 여당 지도부는 이보다 이른 시간에 광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당 청년정치인으로 꼽히는 김병민 최고위원과 김가람 청년대변인 등은 기념식 전날(17일) 열린 광주 북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 전야제 민주평화대행진에 참석하는 등 각별한 정성을 쏟는 모습이다. 현재 당과 거리를 두고 있는 '비윤(비윤석열)'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도 이날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뒤 전야제에 동참했다. 

김기현 지도부는 5.18 행사 당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민주화운동 희생 영령에 대한 묵념을 가졌다. 

여당이 이토록 5.18 행사에 각별한 것은 앞서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의 '민주화운동 정신 헌법수록 반대' 발언에 동조해 호남 민심이 격분한 데 대한 수습 차원의 행보로 풀이된다. 또 이를 계기로 호남이 5.18 헌법 수록에 전향적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진정성에 의문을 품고 있는 만큼, 이러한 의구심을 진정시키고 당정을 향한 신뢰도를 높이려는 취지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설화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받은 김 최고는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내 이철규 열사 묘를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내 이철규 열사 묘를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지도부는 행사 전날부터 1박2일 일정을 잡고 광주와의 스킨십에 선제적으로 나섰다. 광주 국립묘지와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전야제 행사까지 참석했다. 

이 대표는 지난 1987년 민주화운동 중 사망한 이철규 열사 묘를 참배하며 "우리 다 동시대인인데"라며 말 끝을 흐렸다. 이한열 열사 묘역을 참배하면서는 출입로 바닥에 있는 '전두환 표지석'을 밟고 지나가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를 포함해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도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영령을 추모했다. 퇴임 후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역대 대통령으로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현재 야당 또한 친명(친이재명) 지도부 출범 후 '호남 홀대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 지도부 구성 단계에서 호남 지역구 인사들을 안배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강성 친명계가 당권을 쥐면서 호남이 소외되고 있다는 내부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이라는 겹악재를 맞으며 민심 이탈에 취약한 상태다.

이렇다 보니 전당적으로 5.18 행사에 각별한 공을 들임으로써 민주당 고유 텃밭인 호남을 중심으로 재결집 동력을 가져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도 5.18유족회 추모식과 전야제에 참석해 거듭 사죄의 뜻을 전했다. 그는 "언젠가는 가족들과 같이 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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