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중앙지검장 기용 땐 검찰 중립 훼손 계기 될 것이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말이다. 이 말이 나온 건 대선 후 불과 일주일이 지난 2022316일이다. 얼마 전 정권을 잃은 정당의 의원 나부랭이가 왜 차기 정권 인사에 간섭하는 것일까? 게다가 한동훈은 수사할 때 네편 내편 가리지 않는 참검사, 문재인 정권 당시 적폐수사를 담당해 큰 성과를 낸 바 있다. 그런 이가 중앙지검장이 된다면 적절한 인사로 추앙하진 못할망정, 대놓고 반대하는 이유는 뭘까? 이유는 단 하나, 찔리는 게 있어서다. 상대방을 베는 데 최고의 칼이 자신들을 겨누는 게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조국 사태 당시 경험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민주당은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공모해 유시민을 잡으려 했다, 소위 채널A 사건을 조작해 낸다. 지금도 한 장관을 공격하는 휴대폰 비밀번호 왜 안 가르쳐주냐타령이 시작된 것도 그 사건이 계기다. 하지만 증거가 차고 넘친다는 추미애 법무장관의 말과 달리 친문검사들은 한동훈의 혐의를 하나도 찾지 못했고, 기소는커녕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짓지만, 4차례나 좌천을 시키는 등 좌파 특유의 뒤끝을 발휘한다. 그런 그들이 정권을 잃었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자신들이 괴롭혔던 문동은이 학교 선생이 돼서 나타나자 박연진 패거리가 공포에 떨었던 것처럼, 민주당은 한동훈이 자신들을 향해 칼을 휘두를 생각에 밤잠을 설쳤으리라. 검찰 중립이 훼손된다는 박주민의 말은 그러니까 한동훈 말고 다른 사람한테 매를 맞겠다는 간청이었다.

물론 민주당이 윤 정부의 선처에만 기대고 있진 않았다. 많은 의석수에 기대 검사의 수사권을 박탈해 버리는 검수완박을 단행했으니 말이다. 자신들이 무사할 수만 있다면 온갖 흉악범들이 이 땅에서 활개를 쳐도 상관없다는 민주당의 태도에 경악한 대통령은 신기의 묘수를 냈으니, 그게 바로 한동훈의 법무장관 임명이었다. 그 기대에 걸맞게 한 장관은 시행령을 이용해 검수완박의 폐해를 줄였는데, 여기에 더해 기막힌 말솜씨로 민주당이 벌이는 공작의 실체를 국민 앞에 드러내줬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를 민주당이 야당탄압이라 우겼을 때 통상적인 지자체의 토착 비리에 대한 수사라고 정리했고, “대선에서 패배해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란 이재명의 주장에 대해선 대선에 이겼으면 권력을 동원해 사건을 뭉갰을 건가?”라는 말로 그게 얼마나 빈약한 논리인지를 전 국민이 알게 해줬지 않은가. 한 장관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퍼져나갈수록 좌파들은 속앓이를 했을 터, 그들의 공격이 한장관에게 맞춰진 것은 당연지사였다. 하지만 최소한의 논리조차 갖추지 못한 그들의 공격은 비웃음만 샀을 뿐이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 같은 가짜뉴스는 좌파들이 얼마나 한동훈을 보내고 싶어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아마도 민주당은 이런 한탄을 하고 있을 것 같다. “그냥 중앙지검장 하게 놔둘 걸 그랬다.”

민주당이 망해가는 모습을 더 봐주기 어려웠는지, 정권 교체 후 지리멸렬하던 참여연대가 팔을 걷어붙였다. 김남국 코인 게이트가 세상을 뒤덮던 무렵, 자신들끼리 작당해 한동훈 장관이 퇴출 1순위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 하지만 이런 수준 낮은 공격을 그냥 놔둘 한 장관이 아니었다. “왜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정치단체가 중립적인 시민단체인 척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팩트폭격을 당했다면 이쯤에서 멈췄어야 했지만, 참여연대는 그러지 않았고, 그 결과 더 큰 폭격을 당한다. “참여연대 정부라고까지 불렸던 지난 민주당 정권 5년 내내, '참여연대'가 순번 정해 번호표 뽑듯 권력요직을 차지하면서 권력에 참여하고 권력과 연대해 온 것을 국민들께서 생생히 기억하고 계십니다.” 어쩌면 참여연대는 그때를 그리워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자기들이 부적격 인사라고 발표햐면 해당 인사가 낙마했던, 참여연대가 그래도 신뢰를 받던 그 시절을. 그들에게 한 마디 드린다. 니들의 시대가 끝난 건 한동훈 때문이 아니란다. 조국. 박원순. 김상조. 장하성. 탁현민 등등, 이분들을 원망하는 게 먼저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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