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이 지났다. 필자는 월성1호기 사건을 부패행위로 신고하여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통령 출마를 결심하게 한 사건의 씨앗이 된 사람이다. 한편 인생의 황금기 5년을 탈원전 반대 투쟁 전선에서 쉼 없이 싸웠던 산증인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백지화 정책의 허와 실을 진단해 보고자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때부터 줄기차게 탈원전 백지화를 강조하며, 임기 내 원자력발전소 10기 수출 목표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공약의 실제 이행 여부는 따져봐야 할 것이 많다. 대통령의 국정과제가 잘 진척되고 있는지 잘못하고 있는지 평가하기 곤란하다면 그 주변에 있는 사람을 살펴보면 된다. 나라가 잘 되면 군자들이 나서고, 소인배들은 사라지지만, 반대로 나라가 망할 때는 충신은 숨고 간신이 설친다.

대통령이 탈원전 백지화 공약과 함께 원자력 진흥과 수출을 비전으로 제시하면 이를 정책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관계 정부 부처가 한수원 등 원전 관련 업체를 지휘 감독하여 실체적 정책이 이행되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20225월 취임한 이창양 산업부장관과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산업부 공무원 무리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원전 계획을 반영하지 않음으로 국내 원전 진흥의 기대를 차단했다. 뒤틀린 전기요금을 적기에 올리지 않아 마치 전기요금 인상이 윤석열 정부의 탓인 것처럼 혼란을 일으켰다. 원자력 정산단가를 40원대로 책정하여 원자력 수출을 주도하는 한수원에 예산을 배정하지 않음으로 원전 수출까지 방해하고 있다. 더욱 기막힌 일은 산업부가 문재인 정부에서 무법적 탈원전 정책을 이끈 산업부의 라이언 일병(백운규, 채희봉, 정재훈)을 구명하기 위해 전기사업법 시행령을 손질하는 등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재판의 피고인을 조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20228월에 취임한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정재훈 홍위병과 함께 이전 정부의 이집트 원전 수출에 만족하며, 원자력 정산단가 40원대로 2022년 적자(赤字)에 이어 올해도 예산 부족으로 딱히 조치할 것이 없다는 식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몸을 던져 충성했던 인물들의 활동상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법적 근거가 없었다. 하지만 청와대-산업부-한수원이 원팀이 되어 월성1호기 생매장과 같은 불법을 일사천리로 실행하여 지난해 한전 적자 32조 그리고 올해 1분기 62000억 원의 적자를 내도록 만들었다. 문재인의 용인술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 비결은 탈원전을 위해 백운규, 채희봉, 정재훈, 정승일, 박원주 등 산업부 카르텔을 이용한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출세를 위해 나라를 팔고, 회사를 팔고 자신들의 과거까지 팔았다.

현재 윤석열 정부의 공무원들은 지금의 한전 위기는 에너지포퓰리즘과 탈원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폭등이 원인이라 단정하고, 기름값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모양새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앞잡이들은 법적 근거가 없어도 일사천리로 일했지만, 윤석열 정부의 공무원들은 복지부동이다.

꼼짝하지 않는 공무원을 대신하여 한전 정상화 및 원자력 진흥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력판매의 약 55%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용 요금에 선불제를 적용하여 한전의 금융비용을 줄이고, 대신 산업용 요금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한전의 재정건전성과 국내 산업 촉진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는 자동차세 선납과 유사한 개념이다.

둘째, 전기요금 체계 변경 및 일반용 전기요금 현실화이다.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인상된 산업용 전기요금은 동결하고 주택용, 일반용 등의 전기요금을 현실화 해야한다. 독일의 경우 자국의 산업을 지키기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이 일반용의 50% 수준이다.

셋째, 한전 및 한수원 산하에 신규업체를 창업하여 자금을 유치함으로써 자금난을 해소해야 한다. 두산, 삼성물산, GS 등이 투자하고 있는 미국의 뉴스케일파워의 주력산업인 SMR은 우리나라가 2000년 초부터 개발하여 인허가 받은 혁신형 SMR과 별 차이가 없다.

이렇게 국가에너지 위기와 원자력 진흥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음에도 윤석열 정부의 공무원들은 움직이지 않고,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는 식으로 기름값 탓만 하고 있다. 이는 2024년 중간평가 개념의 총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뒤통수를 치려는 작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 어쩌면 윤석열 대통령을 벌거벗은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탈원전 패거리와 윤석열 대통령 주변 신하들의 공모일 수 있다.

필자는 윤석열 대통령께 안데르센의 동화[벌거벗은 임금님]에서 임금님의 벌거벗음을 솔직하게 말한 소년의 역할로 한 말씀 드린다. 탈원전 백지화를 하는 척하는 공무원 및 한수원에 대한 인적쇄신이 없다면 내년 총선에서 벌거벗은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사외이사 등으로 받아먹을 것 다 받아먹은 대통령실 참모와 산업부 일당은 탈원전 무리와 한패입니다. 미래세대와 국가를 위해 깨어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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