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자영업 시장은 노동력 전쟁이다. 고물가 시대에 식재료 원가는 더 이상 자영업자가 해결할 수 없는 주어진 창업 환경이다. 결국 인건비를 절감할 수밖에 없다. 창업자 또한 힘든 노동은 꺼려한다. 이처럼 점포 운영 시스템의 단순화, 자동화가 요구되면서 다양한 노동력 절감 아이디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 점포 운영 시스템의 단순화, 자동가 요구되면서 노동절감 절실
- 효율성만 강조하다 고객의 재방문 이끌어 내지 못할수도 '주의'


경남 김해시 대청동에서 오븐숯불구이치킨 전문점 ‘숯불민족’을 운영하고 있는 강민정 점주는 월 임대료 45만 원 하는 소형 점포에서 아르바이트 한 명만 쓰는 1인 창업자다.

배달 및 테이크아웃 판매만으로 일평균 매출을 100만 원 이상 올리며 소문난 알짜 점포로 성공하고 있다. 노동력을 줄여주는 오븐숯불구이기라는 특수 장치 덕분이다.

강씨는 “참숯불 장치가 내재된 자동 오븐기에서 350℃로 기름을 쫙 빼서 참숯불로 은은한 숯불향 맛이 입혀진 후 소스에 볶으면 조리가 간단하게 마무리 된다”라며, “일단 한 번 먹어본 고객은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거의 100% 재주문하고 있다”고 현장의 고객 반응을 전했다. 

- 배달 및 테이크아웃 판매로 매출 향상

이처럼 숯불민족은 오븐구이기 내에 숯불을 피우는 특수한 장치를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오븐기로 노동력을 줄이고 숯불향 맛도 낼 수 있어서 가맹점주와 고객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오븐기 안에 참숯을 넣어 특수 제작된 참숯 스모그하우스에서 오븐기의 촉촉함과 숯불치킨 본연의 맛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 치킨이다.?오븐치킨의 부드러운 맛과 캠핑에서 느낄 수 있는 바비큐 맛을 점포에서 혹은, 가정이나 직장에서 배달 주문하여 맛볼 수 있다. 

이처럼 오븐숯불구이치킨 전문점은 노동력이 적게 드는 오븐구이로 숯불향 맛을 내는 치킨을 서비스하는 콘셉트로 웰빙 트렌드 딱 맞아 소비자의 인기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점포가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전언이다. 

‘더불로닭’ 역시 노동력을 줄인 1인 창업 아이템으로 직화구이 치킨 전문점이다. 이 회사는 본사에서 원육을 미리 익혀서 원팩으로 진공 포장하여 각 가맹점에 공급해주면 점포에서는 직화 가스불로 한 번 더 조리하여 5분 만에 고객에 내놓는 점포 운영 시스템으로 생계형 소자본 1인 창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더불로닭 조영훈 대표는 “냉장 냉동 기술과 유통의 발달로 식재료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어서 점포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1인 창업 아이템을 구상하다가 생각해낸 아이디어인데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점포 매출과 수익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방가네소고기국밥수육’은 본사 CK 공장에서 24시간 가마솥 사골 진액으로 우려낸 최고의 소고기 국밥 완제품을 각 가맹점에 공급해주면 점포에서는 포장을 뜯은 후 데우기만 하면 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데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이면 충분하다. 주방과 홀에 각각 1명만 있으면 운영 가능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고, 특히 부부창업 아이템으로 인기가 높다. 

샐러드&밀키트 전문점 ‘영영상점’은 여름철 메뉴인 샐러드와 겨울철 메뉴인 밀키트가 계절별 매출 편차를 보완하면서 전국 70여 개 매장이 장사가 잘 되고 있다. 모든 식자재를 원팩으로 각 가맹점에 매일 공급하면 가맹점은 판매만 하면 되고, 특히 10시 이후 야간에는 무인점포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인건비를 줄인 대표적인 1인 창업 아이템으로 꼽힌다. 

대만 샌드위치 전문점 ‘홍루이젠’도 1인 창업, 무인점포 아이템으로 선호되는 업종 중 하나다. OEM 생산하는 공장에서 매일 새벽(주7일, 아침 8시 전까지)에 상온 및 냉장 제품을 각 가맹점에 공급해준다.

가맹점은 무인점포로 운영 중인 곳이 많고, 향후 점차 무인점포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새벽에 물류 공급 기사가 각 점포에 들어가서 샌드위치 상품을 입고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점주가 두세 개 점포를 운영할 수 있는 비즈모델이라서 향후 다점포 점주 위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창업 전문가들의 평가다.

‘홍춘천치즈닭갈비’는 주방에서 모든 메뉴를 조리해서 각 테이블에 내놓기 때문에 고객들은 테이블에서 약한 가스 불로 데워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이는 과거 자리에서 직원이 직접 볶아주는 춘천닭갈비보다 한두 명 정도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조리 방법인데, 홍춘천이 매운 소스 맛과 함께 여성고객이 60% 이상이라는 이유가 된다. 홍춘천은 이러한 조리시스템으로 최근 미국에서도 가맹점을 오픈하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 주방에서 직원이 숯불에 구워서 각 테이블에 내놓는 돼지갈비 전문점도 속속 등장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손에 익숙한 직원이 잘 구워서 주문 후 5분 이내에 내놓기 때문에 회전율이 빠르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 성격 급한 사람이 많아서 고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두 사람이 주방에서 직접 구워서 내놓는 방식이, 각 테이블 숯불에서 굽는 것보다 숯불을 가져다주는 노력과 판을 갈아주는 노력보다 훨씬 덜해 인건비 절감 효과도 크다. 향후 이러한 돼지갈비 전문점이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점포 자동화가 대세가 된 것은 이미 한참 지났다. 단순한 키오스크를 넘어서 테이블오더, 예약주문앱과 셀프 서비스 점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향후 튀김 로봇, 서비스 로봇, 배달 로봇 등 협동로봇도 빠르게 확산돼 나갈 것이다.

급속한 기술 발달로 로봇의 성능이 향상되고 가격은 점점 하락하고 있어서 인간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동시에 인건비 절감 효과를 톡톡히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게 IT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 푸드테크로 수익률 높이고자 하는 경향 높아

이제 외식업은 말 그대로 인건비 전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점점 까다롭게 진화(?)하는 고객들은 맛과 품질도 좋아야 하고, 가격도 저렴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게다가 한번 올라간 임대료는 웬만해선 내려오지 않는다. 따라서 고물가 시대에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점포운영 시스템 구축과 음식과 기계의 합성어인 푸드테크로 수익률을 높이고자 하는 경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그래도 음식은 ‘손맛’이라는 본질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자칫 점포의 효율성을 강조한 나머지 제대로 된 맛을 내지 못하면 아무리 편의성이 높아도 고객의 재방문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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