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김준석 언론인] 조국 더불어민주당 후보 vs 한동훈 국민의힘 후보’. 과연 전·현직 법무부 장관의 총선 빅매치 카드는 성사될 수 있을까? 민주당이 내년 422대 총선의 히든카드로 조국 전 법무장관의 차출을 고려하면서 윤석열정부 황태자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의 맞대결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떠오르고 있다. 성사만 된다면 전국 모든 유권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메가톤급 이벤트다. 여야 모두 내년 총선에서는 총력전 체제를 다짐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거대 의석을 무기로 사사건건 국정에 발목을 잡아온 민주당 심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눈떠보니 후진국이라며 윤석열정부 외교경제 무능을 정조준하겠다는 의지다.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최대 관건은 총선을 상징하는 간판얼굴로 누구를 내세우느냐다.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하기 위해 여야 모두 한동훈 장관과 조국 전 장관만큼 매력적인 카드는 없다. 꺼지지 않은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는 조국 전 장관의 총선 출마설을 집중 추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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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조민 부녀 총선출마설 솔솔민주, 한동훈 대항마 카드 만지작
자연인으로 살겠다조국, 총선 출마설에 NCND 미묘한 여운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여야 전략가 조국 총선출마에 베팅

물론 조국 전 법무장관은 본인의 총선 출마설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이는 한 장관도 마찬가지다. 한 장관은 정치권 안팎에서 총선 출마설이 흘러나올 때마다 장관직에 충실하겠다며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여야가 더 촉각을 더 곤두세우는 것은 조 전 장관의 행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른바 조국사태로 만신창이가 된 조 전 장관이 명예회복 차원에서라도 내년 총선에 나설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이 어렵다면 유튜브 활동으로 인플루언서로 거듭난 딸 조민씨의 출마까지 거론할 정도다.

다만 민주당 안팎에서는 조 전 장관의 출마득실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조 전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의 정치적 대항마로서 가지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천군만마가 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조 전 장관의 출마에 따른 역풍으로 중도무당층 공략이 실패하면서 총선을 망치고 말 것이라는 우려도 상당하다.

아닌 땐 굴뚝에 연기?” 조국 광폭행보 출마설

조 전 장관은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셀럽이다.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는 연예인 못지않다. 게다가 서울대 교수라는 타이틀에 논리적인 언변으로 두터운 팬층까지 보유했다. 문재인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으로 청와대 초대 민정수석을 거쳐 법무장관으로 직행했다. 만일 검찰개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면 민주당 대권주자의 한 명으로 정치적 위상이 수직상승할 수 있었다. 다만 공정의 가치를 뒤흔든, 이른바 조국사태의 여파로 정치적으로 몰락했다. 이후 자녀의 입시부정 의혹으로 아내인 정경심 교수의 재판과 구속에 이어 본인마저 사법리스크에 시달리는 있다. 조 전 장관은 본인의 처지에 대해 조선시대로 말하면 저는 형조판서를 하다가 함경도로 유배 간 상황이라고 토로할 정도다.

다만 조국사태로 멸문지화를 당한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의 명예회복은 총선출마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전 장관은 최근 조용한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을 돌면서 저서인 조국의 법고전 산책북콘서트인 저자와의 대화에 참석 중이다. 사실상의 정치행보로 풀이할 수 있다. 북콘서트를 이어가는 도중에 때때로 총선 출마설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조 전 장관은 이에 총선 관련 인터뷰는 하지 않는다또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NCND(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는)라는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박수를 보내며 출마하라고 응원했다. 조 전 장관은 그동안 목에 칼이 걸렸는데 무슨 일을 하겠나. 앞으로 자연인 조국, 인간 조국, 시민 조국으로 살아가겠다며 밝혀왔지만 불출마를 분명한 태도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총선 출마설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민주당이 확정한 22대 총선 공천룰은 “1심 유죄 판결을 받고 재판 중인 후보자를 부적격 처리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돼있다. 2심 재판 중인 조 전 장관 역시 민주당 공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이 어려울 경우 맏딸 조민씨가 대타로 총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조민씨는 SNS를 통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의사로 살고 싶은 꿈을 버리지 않았다. 정치 입문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여야 전략가들은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냐는 속담과 비슷한 이치다. 정치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조 전 장관이 왜 자꾸 언론에 노출하고 그러한 것을 알리느냐, 이는 상당한 간보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출마는 본인이 결정하기 때문에 지금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지만 저는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 전 원장은 더 나아가 조 전 장관의 출마가 어려울 경우 딸 조민 씨가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 역시 얼마 전에는 절대 출마 안 한다고 했다면 지금은 잘 모르겠다고 말이 달라지고 있다누구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정부 고위직에 있는 분한테서 조국 교수가 출마할 가능성이 있고 출마한다면 서울 관악갑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직접 듣기고 했다고 전했다.

지지층 결집! 중도층 외면?조국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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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차기 대권주자가 부족하다. 여권인 국민의힘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준석 전 대표,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은 다수의 후보군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말고는 뚜렷한 인사가 없다. 게다가 이 대표는 크고작은 사법리스크로 너무마 많은 정치적 상처를 입었다. 대선 경선 라이벌이었던 이낙연 전 대표의 경우 정계복귀를 노리고 있지만 친명계가 당을 장악한 마당에 플랜B로서의 구심점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잖다.

내년 총선과 관련해 이른바 조국 역할론이 부상하는 이유다. 물론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를 놓고는 득실이 엇갈린다. 핵심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되지만 중도층 외연확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20대 대선 이후 뿔뿔이 흩어진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 복원을 위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긍정 평가에서부터 총선 캐스팅보트인 중도무당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는 부정 평가까지 극과 극의 전망이 나온다. 박지원 전 원장은 이와 관련, “집토끼를 뭉치게 하는 역할은 굉장히 클 것이지만 산토끼는 산으로 갈지 집으로 올지 고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국 전 장관의 총선출마 긍정론은 그가 가지는 정치적 상품성 때문이다. 조국사태라는 예민한 키워드 탓에 당 안팎의 공개적인 지지 선언은 없지만 윤석열정부의 대항마라는 상징성 탓에 총선 출마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주장이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201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의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의혹 등 검찰의 보이지 않은 손이 민주당을 옥죄는 상황을 고려할 때 최대 피해자인 조 전 장관이 물러서지 말고 전면에 나서 정면승부를 벌이는 게 전체 총선판을 뒤흔들 수 있다는 계산인 셈이다.

더구나 여권이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의 간판으로 내세울 것으로 알려진 한동훈 법무장관에 맞설 최적임자다. 조국사태를 거치며 집안이 풍비박산(風飛雹散)난 만큼 본인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도 총선출마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입시비리 연루 의혹이나 조로남불로 불리는 불공정 논란이 약점이지만 조 전 장관의 정치적 잠재력과 스타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야의 전략가들은 조 전 장관이 최근 총선 불출마를 명확하게 언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총선 출마 결심을 굳혔을 것이라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다.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미래대표인 강훈식 의원은 조 전 장관 부녀가 원할 경우 총선 공천 신청이 가능하며 경쟁에서 이길 경우 출마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반면 부정적 시각도 상당하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내며 원조 친노로 불린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조국 장관이 자기가 잘못한 것보다는 훨씬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본인이 자초한 것도 많다. (총선 출마는)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당선이 가능할지 의문이지만 당선된다 하더라도 민주당은 다른 지역구에서 다 참패다. 과연 이런 일을 할까? 저는 조금 의심스럽다라고 꼬집었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제 상식으로 나온다고 하는 것 자체가 상상이 안 된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출마는 개인 자유고 공천 신청을 하면 당헌 당규에 따라서 결정될 문제라면서도 선거가 개인의 명예회복을 하는 과정은 아니지 않는가. 조 전 장관은 일단 재판에 집중해 본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게 우선시 돼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윤석열·한동훈 대항마 최적카드출마후 차기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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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생물이다. 최종 선택은 조 전 장관의 몫이다. 돌이켜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정치와 거리가 멀었다. 참여정부 이후 정치입문을 거부해왔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095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사실상 정치에 뛰어들어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천신만고 끝에 2017년 대선 재수에 나서 승리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조 전 장관뿐만 아니라 딸 조민씨까지 조국 부녀의 수도권 총선 동시 출마를 압박할 정도다. 정치입문에 부정적이었던 조 전 장관 역시 문 전 대통령이 걸었던 정치행보를 되풀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 전 장관은 현역 정치인은 아니다. 다만 영향력은 그 이상이다. 특히 저자와의 대화인 북콘서트를 명분으로 전국을 순회하는 것은 사실상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치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정치사회적 이슈를 피하지 않으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날을 세우기도 한다. 조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자유를 강조한 것과 관련,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자유를 보는 것 같다“60~70년대 정부에서 유행한 단어가 '자유진영', '공산진영' 등이었는데 윤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는 노동자의 자유가 아니라 기업 경영자, 재벌의 자유인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또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과 관련, “독일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을 때 독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었다주권국가라면 용산 대통령실에 전면적인 감청 방지 시설을 해야 하고 미국 정부에 항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여야 사정에 정통한 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은 대선 이후 사실상 만신창이가 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발생한 권력의 공백을 이재명 대표가 오롯이 채우지 못하고 있다더구나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팬덤의 극단적인 활동 탓에 내부갈등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이 정치에 입문, 총선출마를 선택할 경우 민주당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민주당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없지 않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 조국 전 장관을 총선 간판으로 고려할 것이라면서 조국사태 과정에서 멸문지화를 당한 조국 전 장관이 윤석열정부의 대항마를 자처하면서 한동훈 법무장관과의 정면승부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대권주자로까지 정치적 위상이 수직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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