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육아휴직 사용률 해마다 증가 추세… 사회적 관념도 개선

[검증 대상]

지난 6월7일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이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한국의 아빠들이 제도적으로는 OECD 국가 최장의 육아휴직 기간을 쓸 수 있도록 되어있지만, 실제 사용률은 극히 적다”며 “아빠의 육아휴직은 그림의 떡인 셈”이라고 브리핑했다.

정말 한국 아빠의 육아휴직은 그림의 떡인 셈일까? 일요서울이 사실 여부를 알아봤다.

[검증 방법]

- 워싱턴통상정보782호_코로나19 이후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 국가별 비교

- 전미경제연구소(NBER) 보고서_경제활동참여율과 합계출산율의 상관관계

- 전미경제연구소(NBER) 보고서_남성 가사노동·양육 분담률과 합계출산율의 상관관계

- OECD 회원국의 2021년 육아휴직 사용자 성별 비율. OECD 보고서

- 통계청 보도자료_2021년 육아휴직통계 결과(잠정)

- 고용노동부 보도자료_2022년 육아휴직·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크게 늘어(여성고용정책과)

- 고용노동부 보도자료_2020년 기준 지역별 일·생활 균형 지수 발표(고용문화개선정책과)

- 고용노동부 보도자료_제6회 일·생활균형 콘퍼런스 개최(고용문화개선정책과)

- 육아휴직통계 Q&A 그림표에 대한 통계청 보도자료 P56~

[검증 내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고령화와 저출산 등으로 생산인구가 지속 감소하는 상황이지만 한국의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줄어들면 2060년까지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워싱턴통상정보 도표_코로나19 이후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 확대 국가
▲워싱턴통상정보 도표_코로나19 이후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 확대 국가

그러한 가운데 워싱턴통상정보의 ‘코로나19 이후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 국가별 비교’에서 한국의 경우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미국, 캐나다, 일본과 함께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 전미경제연구소(NBER) 도표_경제활동참여율과 합계출산율의 상관관계
▲ 전미경제연구소(NBER) 도표_경제활동참여율과 합계출산율의 상관관계

미국의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1980년대에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2000년대에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질수록 출산율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 이유를 전미경제연구소는 일과 육아의 병행가능성에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에게만 양육의 부담을 전가시키지 않고 사회 전체가 양육을 지원해서 여성이 일과 양육을 편하게 병행할 수 있어야 출산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

또한, 지난해 4월 전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출산의 경제학: 새로운 시대’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 등 40여 개국의 ‘남성의 가사 및 자녀 돌봄 정도’와 각국의 출산율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남편의 가사와 육아 돌봄 정도가 높은 국가는 모두 출산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스라엘, 미국, 스웨덴 등의 국가는 남성의 가사와 육아 정도가 높은 편에 속했고, 모두 합계출산율이 1.8명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남성이 가사와 육아에 참여하지 않을수록 출산율은 낮게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가장 출산율이 낮았는데, 체코, 일본, 헝가리 등과 함께 ‘남성의 가사 및 자녀돌봄 정도’가 낮은 쪽에 속했다. 또, 이들 국가는 합계출산율이 1.5명 미만으로 저조했다.

결론적으로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남편들의 가사와 육아에 대한 관여도가 높아져야 한다.

따라서 한국의 아빠들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아내와 가사 및 육아를 분담해 아내의 출산 부담률을 줄여야만 아이 출생률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국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20%대 후반으로 OECD 회원국 중 중하위권에 속하는 만큼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다.

▲OECD 회원국의 2021년 육아휴직 사용자 성별 비율. OECD 보고서 캡처
▲OECD 회원국의 2021년 육아휴직 사용자 성별 비율. OECD 보고서 캡처

OECD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은 룩셈부르크의 경우 53%로 여성을 추월했고 스웨덴, 아이슬란드, 덴마크, 포르투갈, 노르웨이는 육아휴직자의 45% 이상이 남성이었다.

OECD 회원국 중에서 출생아 100명당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이 스웨덴에서는 300명이 넘는데(여러 차례 나눠 사용한 것 포함) 한국은 호주, 오스트리아, 체코, 프랑스 등 8개국과 함께 10명도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현재 남성 육아에 대한 한국의 사회적인 관념이나 분위기는 어떠할까?

고용노동부는 2021년 연말에 전국 17개 시도별 일과 생활의 균형 정도를 보여주는 ‘2020년 기준 지역별 일·생활 균형 지수’를 발표했다. 일·생활 균형 지수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위탁해 일, 생활, 제도 및 지자체 관심도 등 4개 영역, 24개 지표에 대한 실태조사 등을 통해 산출한 점수로 2017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다.

2020년도 영역별 일·생활 균형 수준을 살펴보면, ‘생활 영역’에서는 ‘가사 일을 남녀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견해 비율이 상승(58.7%→62.1%)했고, 평일 여가시간 및 일·여가생활의 균형 정도가 크게 개선되는 등 가사노동 분담에 대한 인식과 일·생활 균형 문화가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도 영역’에서는 여성 및 남성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배우자 출산휴가, 국공립보육시설 설치율 등이 모두 증가하는 등 일·생활 균형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처럼 한국은 일·가정 양립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는 중임에 따라 남성 육아휴직자도 크게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통계청 도표_전체 육아휴직자 수 및 비중
▲통계청 도표_전체 육아휴직자 수 및 비중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대상으로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전년 대비 1.0%(1672명) 증가한 17만3631명이며 이중 엄마는 75.9%이고, 아빠는 2015년 6%였으나 2020년 22.6%에 이어 2021년 24.1%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육아휴직자 수는 13만1087명으로 2021년 11만555명 대비 18.6%(20,532명) 증가한 가운데 여성은 14.3%(1만1688명) 증가했으나 남성은 30.5%(8844명) 증가한 3만7885명이었다. 2022년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육아휴직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8.9%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고용노동부는 “‘3+3 부모육아휴직제’ 신설 및 육아휴직급여 소득대체율 인상(월 통상임금 50% → 80%) 등 제도개선 노력과 함께 자녀 맞돌봄 문화가 확산되면서 남성 육아휴직자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육아휴직통계 Q&A 그림표 [제공 : 서울광역여성새로일하기센터]
▲육아휴직통계 Q&A 그림표 [제공 : 서울광역여성새로일하기센터]

통계청에 따르면 육아휴직통계는 고용보험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자료와 건강보험 납입고지 유예자 자료로 육아휴직자를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 육아휴직 시작 시점과 육아휴직급여 신청 시점 간 최대 2년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기에 시차, 행정자료 입수시기, 통계의 시의성을 고려해 잠·확정 체계(1년 시차)로 공표하고 있다. 그러므로 육아휴직급여 신청 시점과의 시차로 인해 잠정치와 확정치 모두 육아휴직 실태보다 과소하게 집계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군인 등 고용보험이나 건강보험 자료로 파악이 불가한 경우 통계에 포함되지 않아 현실보다 과소하게 집계된다.

이에 한국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실제보다 적은 수치로 산출됐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그러한 점을 감안해 육아휴직통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검증 결과]

한국은 일·가정 양립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는 중임에 따라 남성 육아휴직자도 크게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아빠 육아휴직자는 2015년 6%였으나 2020년 22.6%에 이어 2021년 24.1%로 크게 증가했다. 이어 2022년에는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육아휴직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28.9%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고용노동부는 밝혔다.

이에 한국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20%대 후반으로 OECD 회원국 중 중하위권에 속하는 만큼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긴 하지만,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의 ‘한국 아빠의 육아휴직은 그림의 떡인 셈’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고 남성 육아에 대한 사회적 관념도 개선되는 분위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림의 떡인 셈’이라는 표현은 대체로 사실적이지 않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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