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대규모 투자 유치 잇달아 성공…자금 조달로 불확실성 해소
SK이노베이션 주가 연초 대비 25% 상승…사업가치 재평가 기대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온의 실적 성장세에 힘입어 주가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회사들의 실질 펀더멘털(수익성)이 높아진 기대감을 수렴하면 SK이노베이션의 추가적인 주가 리레이팅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실제 올해 들어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SK온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연초 이후 25% 상승했다.

최근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1년 만에 10조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고 글로벌 배터리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SK온이 잇달아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연이은 자금 조달로 투자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이 최근 1년 새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약 10조7700억 원에 달한다. 이중 지난해 말부터 이달까지 확보한 금액은 최대 8조1700억 원 규모다. 전날 메리츠증권은 SK온이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등 연이은 자금 조달을 성공시키며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있다며 남은 과제는 사업 역량 보완 여부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온이 지난 8일 싱가포르계 신규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4억 달러(약 53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공시했다. SK온은 지난해 한투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으로부터 1조2000억 원을 유치했고,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도 유상증자를 통해 2조 원을 확보한 바 있다. 또 지난달에는 MBK컨소시엄과 SNB캐피탈로부터 각각 8억 달러, 1억4400만 달러 한도 투자를 유치했다. 여기에 유로본드 발행 1조2000억 원, 현대차와 기아로부터 2조 원도 차입했다.

“SK온, 4Q 흑자전환 예상…수익성 개선 여부 관건”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온의 사업 불확실성과 가치 할인 배경은 투자재원 및 펀더멘털”이라며 “SK온은 연이은 자금 조달로 약 8조 원의 투자재원을 확보해 향후 투자 집행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K온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올해 SK이노베이션의 주가도 연초 대비 상승했다. 노 연구원은 “연초 이후 국내 배터리 3개사의 주가는 각각 LG에너지솔루션 35%, SK이노베이션 25%, 삼성SDI 24% 상승했다”며 “미국 시장 내 한국 배터리 생산기업들의 해외 경쟁기업들 대비 상대적으로 높아진 협상력과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이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SK온은 이번 분기부터 AMPC 반영으로 올해 연간 4201억 원, 내년에는 6429억 원의 혜택이 예상된다”며 “배터리 업계 티어2 그룹에 해당하는 SK온은 티어1 그룹(CATL,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 대비 부족했던 사업 역량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은 SK온(AMPC 제외)의 분기 흑자전환 시점을 올해 4분기로 예상했다. 또한 자동차 고객사들의 전기차(EV) 전략에 타임라인상의 변화가 없다면 오는 2026년까지 SK온의 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27%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온의 사업 가치는 33조 원으로 추정됐다.

SK이노, 지난해 사회적 가치 3조 창출…역대 최고치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온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면서 “기존에는 SK온의 연간 실적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이 회계상 인식될지 여부가 불투명해 그 효과를 반영하지 않았지만, 2분기부터 이연 인식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이 역대 최고 수준의 환경 성과를 냈다고 발표한 점도 주가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일 작년 한 해 동안 3조383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25%(1조6천875억 원) 증가한 수치다.

사회적 가치는 크게 환경 성과, 경제 간접 기여 성과, 사회 성과로 나눠 측정된다. 특히 자원 소비, 환경 오염 등과 관련된 환경 성과는 전년보다 11%(1078억원) 증가한 8519억 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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