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방송 캐릭터를 진짜라고 여기시면 더 재밌을 거 같아요”

[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10·20대 청소년들은 장래 직업에 대한 원대한 꿈이 있지만, 자신의 진로 설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확신을 얻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일요서울이 미래 전망이 밝은 직업군의 멘토를 만나 그 직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알아봄으로써 청년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고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개그맨을 꿈꾸는 10·20대 청소년들의 멘토로 유민상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2005년 KBS 공채 20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유민상은 초등학교 때부터 반에서 재밌는 아이, 웃기는 아이로 통해서 막연하게 개그맨이 되는 꿈을 갖게 됐다.

20대 중반 때까지 개그맨 데뷔를 막연히 꿈으로만 간직하던 어느 날 유민상은 그래도 한 번쯤은 꿈에 도전해 봐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에 결국 개그맨 공채에 도전했다.

도전했더니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연이 잘 닿아서 개그맨이 된 그는 개그콘서트를 시작으로 현재는 여러 방송을 통해 재미있는 모습을 선보이며 많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 기발한 아이디어로 코미디를 훌륭하게 소화하시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이디어는 어떤 면에 착안해서 창출하시는 건가요.
▲보통 다른 개그맨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생활하면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최근에 유행하는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면서 패러디물을 떠올리기도 하는데, 보통은 생활 속에서 장난치거나 농담하는 가운데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 코미디를 잘하는 개그맨이란 평가를 들으려면 어떤 방식으로 연기해야 할까요.
▲물론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코미디를 잘하는 개그맨들은 아이디어도 좋아야 하고, 본인이 짠 아이디어를 자신 스스로 재미있게 살리는, 소위 말해서 연기력이 좋아야 하는데, 요게 쉽지는 않아서 저도 한참 더 노력해야 되고…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 코미디 유행의 흐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시나요.
▲약간 질문이 어려운데…, 뭐 영화 장르라면 모르겠지만 한국 코미디라는 게 보통 방송용이어서 그 나라에 많이 국한되긴 하지만 예전에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개그콘서트 판권을 사간 적도 있거든요. 지금 우리나라 방송에서는 코미디를 많이 안 하고 있는데, 아시아권에서는 K코미디가 인기가 많은 편이에요. 앞으로 제가 아니더라도 다른 신예 혜성 같은 사람이 등장해서 글로벌하게 성장하지 않을까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 먹방 콘셉트로 많은 인기를 얻고 계시는데 방송 중 재미있는 비하인드스토리나 에피소드를 말씀해 주세요.
▲사실 맛있는 녀석들이 이번에 개편해서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하고 있는데, 중간중간에 정말 맛있는 것도 있고 재밌는 장면도 많아요. 그러나 가끔 방송에 나가기가 조금 애매하다 싶은 것들이 있어요. 원래 그런 것들이 더 재밌잖아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유튜브 버전이 올라오면 많이 봐주시는 것 같아요. 그러나 요즘에는 유튜브 버전이 뜸하고, 또 새로운 멤버가 들어왔기 때문에 본방에만 신경 쓰고 있어서 에피소드가 거의 없어요. 비하인드 스토리라면 옛날 것 중 재미있었던 게 저희는 먹지 않았지만, 식당 메뉴 중에 ‘돼지 신’이 써 있더라고요. 저게 뭔가 해서 물었는데 방송에 나갈 수 없는 의미인 거예요. 그래서 방송에는 못 나갔지만 우리끼리 드립을 치고 놀았던 기억이 있어요. 유튜브 버전은 아마 나왔을 것이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검색해서 찾아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계시는데 주로 어떤 소재로 유튜브를 방영하시나요.
▲제 개인 유튜브로는 제가 게임마니아라서 게임 채널을 하나 갖고 있긴 한데 그게 사실상 제가 게임하다 가끔 영상 하나씩 올리는 식이에요. 그건 그냥 진짜 완전 개인 것이라 관리를 거의 안 하고 있고요, 조만간 유민상 유튜브 채널을 정식으로 오픈할 계획이어서 스탭들과 함께 준비 중인데요. 유월 말쯤에 오픈할 예정이에요. 그때 본격적으로 그동안 못했던 여러 가지 썰들이나 아니면 새로운 이야깃거리들에 대해 푸는 정도의 유튜브를 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 개그맨으로서 극복해야만 하는 애로사항이나 고충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방송을 많이 했으니까 제약이 많이 뒤따랐었지 않습니까? 제약이 있어서 여러모로 웃기는 데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현실과 괴리가 있어서 힘들기도 했어요. 방송 아이디어 회의 때 커트 되는 부분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발상에 제한을 받게 돼 진짜 재미있는 거는 아무래도 TV에 안 나가게 되는 게 아쉽더라고요. 그러나 요즘 유튜브 하는 친구들 보면 제한이 적기 때문인지 재밌는 장면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유튜브 채널을 준비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유민상의 개그 코드를 좀 더 재미있게 즐기려면 어떤 점에 유의해서 시청하는 것이 좋을까요.
▲만약에 제 개그 코드가 마음에 드셔서 ‘난 유민상 재밌어’라는 분들이 계신다면 방송은 방송일 뿐이기 때문에 실생활하고 완전 동일하지는 않지만, 차라리 그냥 그렇게 캐릭터에 빠지시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간혹 TV를 보면 캐릭터상 발바닥이 시커멓게 나온 적도 있고 집구석에 처박혀서 약간 한심한 느낌으로 방송되는데, 50% 정도는 맞긴 하지만 100%는 아니거든요. 그래도 아닌 부분을 제가 일일이 “아니야. 나 아닌 것도 있어”라고 해봐야 재미도 없고 변명 같으니까 “네, 그렇습니다”라면서 넘어가는 만큼 사실은 제가 그렇게 한심한 사람은 아니지만 오히려 캐릭터를 진짜라고 여기시면, 더 재밌을 거 같다고요. 하하~. 네 그 정도 생각해 주시고 한켠에 진짜는 아니니까 오해하시지는 말되 캐릭터를 진짜 실제라고 생각하고 보시면, 더 재미있을 거다 이거죠.

- 개그맨으로서 성공하려면 어떤 역량과 자질이 필요하며 어떻게 노력해야 할까요.
▲저도 한참 더 잘되고 싶은데 잘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어쨌든 성공하는 게 쉬운 게 아니기에 저도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뭘 하든 기본적으로 인성이 되게 중요한 거 같아요. 저도 완벽하진 않기 때문에, 좋은 사람 되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고 후배들이나 스태프들한테도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보다도 개그맨으로서 성공하려면 항상 시의성 있는 주제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신경 써야 할 거 같아요. 유행과 너무 동떨어져 버리면 “저거 너무 옛날얘기나 한물간 얘기를 하고 있네”라는 식으로 돼 버리니까요. 항상 트렌드를 열심히 따라가야 해요. 그래서 저도 벅찹니다. 저도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인지 이제 슬슬 ‘이게 뭐지’라고 생각되는 게 많아서요. 하하~.

- 코미디뿐만 아니라 드라마에도 출연하시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는데, 연예인으로서 어떤 유형의 동료들과 일할 때 가장 행복하고 즐거우신가요.

▲드라마는 가끔씩 카메오 정도지만 재밌는데요. 어느 분야의 일을 하든 사람 개개인이 다 달라서 특별히 어떤 분야가 좋다는 건 없고요. 그저 밥 잘 사주고 회식 잘 사주는 사람이 있는 곳이 제일 좋죠. 그런 분이 있으면 어떤 작품을 함께하든 어떤 프로그램을 함께하든 즐겁죠.

- 학창시절엔 어떤 학생이었나요. 학창시절 이야기를 말씀해 주세요.
▲저는 초등학교 때 통지표에 항상 주위가 산만하다고 기록됐었어요. 맨날 떠들고 그랬단 얘긴데, 초등학교 3~4학년 때부터 조금씩 깔짝깔짝 웃기기 시작해서 5학년 때쯤 선생님이 끼가 보인다고 인정하셨는지 학예회 연극과에 저를 추천하셨더라고요. 그때 ‘사람들 앞에 나서서 활동하는 게 재밌구나’라는 걸 경험하고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초등학교 때는 항상 주위가 산만하고 웃긴다고 했지만, 수업시간에 떠들면 선생님에게 혼나고 그랬던 친구였습니다.

- 일과를 어떻게 보내시는지 궁금한데요. 하루 루틴이 어떻게 되나요.
▲저는 스케줄이 있는 시간에 맞춰서 일어나고 일해요. 일을 끝낸 후 집에 들어와서는 시간이 남으면 게임을 하고 잡니다. 사실상 이 나이 먹도록 혼자 살다 보니까,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개그맨을 꿈꾸는 1020 청소년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요즘도 개그맨을 꿈꾸는 친구들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개그맨을 사실상 공채로 뽑는 게 없어지다 보니까, 요즘에는 차라리 자신이 끼가 있다고 생각되는 친구들은 개그맨이 되기 이전에 유튜브 채널을 만들 것 같은데, 사실 모르죠. 언제 또 방송사에서 뽑을지. 이게 흐름이라는 게 있거든요. 지금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 또 공개 코미디 아니면 개그의 다른 장르가 생겨서 다시 붐이 불 수도 있으니까요.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은, 지금은 뽑는 데가 없지만 ‘나는 항상 사람 웃기는 게 좋다’는 마음을 놓지 않으시면 반드시 기회는 오니까 기대를 버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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