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선언서 배관 엔지니어부터 철학 교수까지, 분야 망라한 대표발기인 소개 

2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창당발기인대회에서 당 깃발을 흔드는 리허설을 진행 중인 한국의희망 창당준비위원장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 [뉴시스]
2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창당발기인대회에서 당 깃발을 흔드는 리허설을 진행 중인 한국의희망 창당준비위원장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고졸 신화'를 이룩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26일 '한국의희망'의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날 양 의원은 세계 최초 블록체인 플랫폼 정당과 함께 국내 최고 수준의 상설 정치학교를 설립하겠다고 밝히며 한국의희망의 출발을 알렸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현역 의원의 발기인 참여는 이뤄지지 않은 만큼, 신당의 장밋빛 미래를 점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양 의원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한국의희망' 창당발기인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소개된 한국의희망 대표 발기인은 양 의원을 포함해 ▲김성용 CR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이사 ▲강신우 종합기획사 아티잔 대표(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정책보좌관)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김현국 사단법인 세계탐문화연구소 이사장 ▲배관 노동자 윤성길 씨 ▲이수원 위 법률사무소 대표 등이다. 

이어서 ▲탈북자인 이영광 바야흐로 대표 ▲임형규 전 SK그룹 부회장 ▲최대홍 유저오픈 대표(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을지로위원회 정책위원) ▲최명숙 광주 현대병원 원장 ▲황은지 단국대 한국문화기술연구소 연구교수 ▲김용석 성균관대 교수 ▲최연혁 스웨덴 린네 대학 정치학과 교수 등도 대표 발기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양 의원은 창당 선언을 통해 "그 동안 한국 정치를 과(過)대표하고 언론을 도배했던 양당 강성 지지층 대신 시대의 급소를 잡은 우리가 대한민국을 미래로 옮겨 놓을 수 있다"며 "10만 명만 모이면, 단숨에 양당을 위협하는 유력 정당이 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50만, 100만을 넘어 최대 정당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어서 양 의원은 "30여 년 전 한국의 반도체가 일본과 미국을 넘어선다고 했을 때, 모두가 헛된 꿈이라고 했다. 그러나 불가능한 꿈을 꾸고 겁 없이 도전한 덕에 불과 10년여 만에 일본을 따라잡고 미국을 넘어 세계 1위를 제패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양 의원이 밝힌 한국의희망이 추구하는 세 가지 정치는 ▲진영논리와 부패에 빠진 '나쁜 정치'를 '좋은 정치'로 ▲낡고 비효율적인 정치를 과학기술에 기반한 '과학 정치'로 ▲특권을 버리고 국민 삶을 바꾸는 '생활 정치'다. 

구체적으로 양 의원이 새로운 정치를 위해 밝힌 방법은 ▲투명성·불변성·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세계 최초 ‘블록체인 플랫폼’ 정당 운영 ▲북유럽식 정치 학교 설립과 쉐도우캐비넛 교육시스템 도입으로 청년 인재 육성 ▲한국의희망 소속 국회의원의 모든 특권적 지위·혜택·지원 포기 등이다. 

양 의원은 블록체인 정당 운영을 통해 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같은 부패를 원천 차단하고 공천의 공정성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탈중앙화 신원인증 기술인 DID(Decentralized identifier)를 통해 신원인증을 마친 당원이 정당 활동에 실시간으로 참여하고 모든 과정이 기록되고 확인 가능하도록 플랫폼을 설계한다. 

또 양 의원은 이날 정당 차원의 상설 정치학교 설립 계획도 밝혔다. 대표 발기인 중 최연혁 스웨덴 린네 대학 정치학과 교수가 교장을 맡는 '한국의희망 정치학교'는 정책 토론 등의 교육을 통해 정치 신인을 육성한다. 또 육성 과정에서 참가자들의 정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향후 공천의 평가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의희망 정치학교는 9월 2일 1기 학생 선발을 진행할 예정이며, 최 교수는 장기적으로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를 목표로 학생들을 교육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드맵 밝혔지만...현역 의원 참가 無·타겟층 모호한 정당 비전?

한국의희망 창당 발기인 대회서 당 깃발을 흔드는 양향자 무소속 의원 [박철호 기자]

다만 신당 창당의 발기인으로 현역 의원들이 참여하지 않은 점에서 신당의 운명을 결정할 내년 총선의 의석수 확보가 저조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앞서 양 의원은 한국의희망에 관심을 보이는 현역 의원이 5명 가량 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신당에 참여한 의원은 없었다.

아울러 이날 창당 발기인대회에 참여한 현역 의원은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뿐이었으며, 참석할 것이라고 알려진 이상민 민주당 의원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불참했다. 

또 양 의원의 신당은 과학 정치와 실용 정치를 표방했으나. 구체적으로 한국의희망이 대변하는 유권자 층은 누구인지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행사를 마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한국의희망은 누구를 대변하는 정당인가"와 "여성과 장애인 등 소수자들에 대한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등 당의 선명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양 의원은 한국의정당은 특정측만을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또 소수자 정책에 대해서는 관련 법안을 준비할 것이며, 해당 분야를 대표하는 분들을 섭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양 의원은 시·도당을 꾸릴 구역으로 서울·경기·광주·부산·충남이 포함될 것이며, 한국의희망은 전국정당이라고 밝혔다. 

이날 양 의원은 정당의 대표가 된 만큼, 총선을 앞두고 당원이 원한다면 험지 출마를 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향후 한국의희망은 8월경 창당대회를 거쳐 9월 정치학교 1기 인재를 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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