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장 부진에 2Q 실적 악화…“하반기부터 점차 회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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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장품 시장의 더딘 회복세에 LG생활건강 주가가 연일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26일 LG생활건강은 52주 최저가를 새로 썼으나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0.20% 상승 마감했다. 이날 LG생활건강은 49만4500원에 거래됐다.

황제주로 주목받던 LG생활건강은 지난 2005년부터 17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 오다 지난해 중국 시장의 부진 영향으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한때 100만 원을 넘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직전 거래일인 23일에는 49만3500원 선까지 내려왔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미미한 한 가운데 중국 현지 브랜드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중국 시장 내 국내 브랜드들의 영업환경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증권업계는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중국 수요가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26일 LG생활건강에 대해 화장품 부문에서 면세 채널과 중국 현지의 느린 개선 탓에 2분기 실적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기존 73만 원에서 69만 원으로 4.2%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면세‧중국 채널 부진…목표주가 하향”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고마진 면세 채널과 중국 현지 매출 성장률을 각각 기존 11%, 10%에서 -2%, 7%로 하향 조정했다”며 “화장품 부문에서 면세 채널 매출 기여도는 31%로 이 중 대부분이 중국 따이공(보따리상) 수요로 추정되며, 위안화 약세와 면세 채널 매출 회복이 더딘 만큼 2분기 실적 눈높이 하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면세 매출은 중국 관광객 유입 현황이나 면세점 동향을 참고할 때 5월까지는 기대치 이하를 기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국 화장품 업계 전반에 걸쳐 상반기 대비 하반기 소비 회복은 유효하며, 따이공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하반기 재고 확충 기대감도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1조8366억 원, 영업이익은 18% 줄어든 1778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1%, 18% 감소한 규모다. 면세와 중국 채널 부진 속에 용품과 음료 부문 원가 상승 부담이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LG생활건강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추정했다. 한유정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LG생활건강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3% 줄어든 1조8564억 원, 영업이익은 15.6% 감소한 1828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컨센서스 영업이익 1968억 원, 종전 추정 영업이익 2101억 원을 하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단기 주가 반등 제한적…개선을 위한 변화 확인”

한 연구원은 “5월 중순부터 진행되고 있는 6.18 행사 영향으로 온라인 매출은 전분기 대비 역신장 폭 축소와 백화점 트래픽 정상화로 오프라인 매출 회복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중국 매출은 2021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성장 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실적 기여가 높은 면세 채널 매출이 전년 기저 부담으로 역신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뷰티 실적은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생활용품(HDB) 부문 또한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 3분기 피지오겔, 2021년 3분기 보인카를 인수했던 편입 효과가 사라지고, 위생용품 이익 감소와 뷰티 사업부 공통비 배분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회복에도 불구하고 중국 따이공(보따리상)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국내 면세 채널 구조 상 LG생활건강이 호황기 수준으로 실적을 회복할 가능성은 밝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한 연구원은 “중국 현지에서 선제적 온라인 채널 다각화로 성장 동력을 확보했던 2020~2021년과 달리 해당 채널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며 중소형 플랫폼에서 초과 성과를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단기 주가 반등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관심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한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지난 12일에는 뷰티 대표 브랜드에 신규 라인인 ‘로얄 레지나’를 선보이며 모델 이원화 전략을 택하는 등 개선을 위한 변화가 점차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익 추정치를 하향하나 조정 폭이 크지 않아 투자의견과 목표주가(80만 원)의 변동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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